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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드리 씨의 이상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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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8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454g | 130*205*30mm
ISBN13 9791160263176
ISBN10 1160263175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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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시 온 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서예요. 사실, 어제 들은 이야기 때문에 혼란스러웠어요.” 앨리스가 고백했다.
“그래서 뜬눈으로 밤을 새웠고요, 당신 때문에.”
“이해해, 네 입장이라면 나도 그랬을 테니까.”
“진실을 말해주세요, 정말로 어제 그 모든 걸 본 거예요?”
“진실? 맙소사, 미래는 대리석에 새겨져 있는 게 아냐. 너의 미래는 너의 선택으로 이뤄지는 거니까.”
--- p.55

친구야, 이제부터 내 말 잘 들어. 브라이튼에서 크리스마스이브를 보낸 뒤로 너는 더 이상 예전의 네가 아니야. 네 안에서 너를 괴롭히는 무언가, 보이지 않는 작은 불씨들이지만 밤에는 불을 일으키는 거야. 그러니까 너도 나처럼 벽장에서 뛰쳐나와. 나는 두려움을 억누르면서 런던 거리를 뛰어다녔어. 벽장 안에 웅크린 채 미쳐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뛰쳐나가는 게 더 견딜 만하더라고.
--- p.102

‘근데 너는 어떻게 이 모든 냄새를 맡을 수 있을까?’ 엄마는 이해하지 못하셨어, 내가 내 삶의 매 순간을 그런 특별한 냄새로 기억해둔다는 걸. 냄새는 나의 언어였고, 나를 둘러싼 세상을 배우는 방법이었다는 걸. 나는 지난 시간들의 냄새를 추적할 수 있어. 수십 개의 냄새를 종류별로 구분할 수 있거든. 나뭇잎을 타고 흘러내리다 이끼와 섞여서, 태양이 숲의 향을 더해주는 순간에 피어나는 비 냄새, 여름의 건초와, 우리가 숨던 헛간의 짚 더미, 네가 나를 밀쳐서 엎어졌던 퇴비 냄새…… 그리고 열여섯 살 내 생일에 네가 선물한 라일락 꽃향기도.
--- p.242

“내 말은 두 분이 특별한 사이냐고 묻는 겁니다.”
“그게 당신과 무슨 상관인데요?”
“어, 방금 그거 대답한 겁니다.”
“아니, 난 대답 안 했어요, 다 아는 것처럼 굴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미스터 가이드!”
“갈구는 거 보니까 내가 예민한 곳을 건드리긴 했나 봐요.”
“나는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것에 대해 갈구고 그러는 사람이 아니에요! 그리고 난 당신을 갈구지 않아요, 그럴 이유가 전혀 없으니까.”
“아무튼 내 질문에 아직 대답 안 했습니다.”
--- pp.258~259

고통스러워하는 어머니를 보면서 깨달은 게 있었거든요. 한 남자가 여자를 사랑한다는 것은, 한 여자의 아름다움을 꺾어버리고 안전한 곳에서 지극한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느끼도록 온실 안에 가둬버리는 것임을. 시간이 흘러 그 아름다움이 시들면 남자들은 다른 꽃을 꺾으러 떠나죠. 그래서 나는 다짐했어요. 어느 날 내가 사랑이라는 걸 하게 된다면, 진정으로 사랑하게 된다면 그 꽃을 절대 꺾지 않고 지켜주겠다고.
--- p.265

가슴속에 각인되어 있는 순간들, 증발해버린 특별한 순간들을 상기시켜 주는 향수, 어떤 장소를 떠오르게 하는 향수예요. 후각적 기억만이 유일하게 절대로 흩어지지 않는다는 거 알아요? 사랑했던 이들의 얼굴은 세월이 흐르면 지워지고 목소리도 잊히지만, 냄새만은 아니에요, 절대로. 미식가인 당신이 어린 시절에 먹던 음식의 향이 기억을 불러일으키면 모든 것이 되살아날 거예요, 사소한 것까지 모두 다.
--- p.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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