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독서교육과 관련해 많은 고민을 겪고 있는 부모님들을 위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스스로 책을 읽지 않는 아이, 책만 많이 읽어 주면 자연스레 한글에 관심을 가진다는 이야기와 다르게 학교에 들어갈 때가 다 되어 가도 글 읽기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아이, “책 읽어 줄게”라고 하면 도망가는 아이, 너무 편독이 심한 아이 등 유아부터 초등 저학년 사이의 아이를 기르는 부모님들을 위한 이야기지요. 부모가 포기하지 않으면 아주 조금씩이라도 나아갈 수 있는 독서교육 방법, 쉽지는 않지만 지치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는 독서교육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이미 책육아가 즐거운 분들도 제가 이 책에서 제안하는 방법을 활용한다면, 아이의 문해력을 더 튼튼하게 키울 수 있을 것입니다.
---pp.9-10 「프롤로그 : 독서교육 전문가 엄마도 실패하는 책육아」 중에서
부모의 표현이 아이에게 영향을 준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겁니다. 독서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일 텐데요. 독서 활동을 할 때 아이들에게 “어렵지”, “힘들지”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는 것은 무의식적으로 독서를 힘들고 어려운 활동이라고 느끼게 하는 데 영향을 줍니다. 독자로서의 자아 효능감이 독서 동기를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거든요. 기본적으로 아이들의 마음에 ‘나는 끝까지 읽을 수 있어!’라는 믿음을 심어 주는 것이 필요하고, 이는 부모의 격려와 약간의 기술을 통해 키워 줄 수 있습니다. 아이가 어릴수록 주어지는 과제도 비교적 쉽기 때문에, 조금 더 수월하게 자아 효능감을 높여 줄 수 있어요.
---p.42 「1장 : 매일 책육아에 실패합니다」 중에서
부모와 책을 읽으며, 아이들은 단어의 뜻부터 세부적인 인물의 행동이나 배경 그림과 관련된 다양한 질문을 수없이 하지요. 이때, 대부분의 부모들은 너무 많은 질문 때문에 독서의 흐름이 끊길까 봐 걱정하기도 합니다. 수많은 질문이 책 읽기 시간을 풍성하게 만든다고 생각하지는 않지요. 어른의 생각이 일부는 맞습니다. 이야기의 흐름이 끊어지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그런데 영유아기의 책 읽기는 흐름이 끊기는 것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고, 내용 이해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끝까지 읽었으니 제대로 다 읽었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부모의 착각이지요.
---p.93 「2장 : 독해력 키우기, 어렵지 않아요」 중에서
3장에 쓴 내용들은 모두 ‘좋은 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입니다. 그래도 저에게 좋은 책이란 무엇인지 한마디로 말해 보라고 하면, 저는 ‘할 말이 많은 책’이라고 말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하고 싶은 말이 많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그것은 바로, 독자에게 많은 생각을 하도록 이끌어 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서 많은 말을 끌어내는 책의 대표적 특징은 ‘아이의 시선으로 쓴 책’이라는 것입니다. 대체로 너무 교훈적이지 않고, 이해하기에 너무 어렵지 않은 책이지요. 반대로, 할 말이 잘 생각나지 않는다고 하는 책은 ‘어른의 시선으로 아이들을 바라보고 쓴 책’입니다. 이런 책들은 과하게 교훈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책들을 읽으면, 아이가 스스로 생각해서 하고 싶은 말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어른이 원하는 답, 책에서 강조하는 답을 말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pp.155-156 「3장 : 무엇을 읽어야 할까?」 중에서
학교에서, 특히 국어 시간에 가장 많이 하는 것은 ‘생각 말하기’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와 책을 읽고 생각을 말하는 연습을 충분히 하면 좋습니다. 생각을 잘 말한다는 것은 큰 목소리로 유창하게 말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아요. 내성적인 아이들에게는 그러한 말하기가 매우 부담이 되기 때문에, 발표하듯이 연습을 강요하면 오히려 말문을 닫기도 합니다.
국어 시간에 자기 생각을 잘 말하는 아이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독서 능력 중에서도 ‘추론 능력’이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도대체 추론이란 무엇이며, 왜 추론 능력이 중요할까요?
---pp.169-170 「4장 : 함께 읽기, 어떻게 할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