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 학교 다닐 때 수학 내신성적 9등급이었던 내 머릿속에서도 숫자들이 조합을 해내고 있었다. 34 더하기 34는 68, 68 나누기 3은 22…. 대장 아주머니가 많이 가져간다 해도 이 아주머니들 하루 일당은 20만 원이 넘는 것 같았다. 전문적인 기술도 없고, 특별한 도구나 장비도 없이 그저 인건비로만 남는다면? 그리고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고소득을 올릴 수만 있다면? 이건 소자본 창업으로는 최고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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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우리는 청소를 배워보기로 했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그 당시에 청소를 배울 수 있는 학원은 없었다. 청소를 맡겼던 그때를 되돌아보면 딱히 배울 것이 있을 것 같진 않았지만, 그래도 내가 알지 못하는 여러 가지 기술과 장비, 약품, 도구 사용법들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방법을 쓰든 그들이 일하는 전문적인 방법을 배워야만 했다. 그래서 결국은 다른 청소업체에 취업하는 방법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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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보면 순서가 바뀌긴 했다. 모든 공부와 준비를 마치고 업체를 시작해야 했었지만, 그 당시에 청소를 제대로 가르쳐주는 학원이란 곳은 없었다. 그때부터 나는 어쩌면 청소야말로 배워야 할 지식과 기술이 수두룩한 전문 직업인데 왜 가르쳐주는 학원이 없을까를 늘 아쉬워했던 것 같다. 어쨌든 매일 일을 하면서 현장에서 체감했던 부족한 부분을 이론으로 채우는 식으로 청소 방법을 조금씩 익혀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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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건 이렇게 까칠한 고객을 만족시키면 그들의 영업적인 파급력 또한 기대 이상이라는 점이다. 그렇게 그들은 우리 업체의 팬이 되고, 한번 팬이 되면 주변 사람들에게 소개도 많이 해주고 이사를 갈 때마다 우리 업체에 청소를 의뢰하는 골수팬이 되어 버린다. 아마도 그들과 알고 지내는 주변 사람들도 그 고객의 예민하고 까칠한 부분을 알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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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리 업체를 시작으로 청소시장이 기술적인 면에서나 서비스 면에서도 전문화되어 상향평준화되길 바랐고, 그로 인해 청소를 바라보는 사회적 편견들이 조금씩이라도 완화되어 청소도 그 어떤 분야보다 전문성이 요구되는 전문기술직업이라는 시각이 자리 잡길 바랐다. 지금도 그런 바람이 조금씩 이루어질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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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아주 오랜만에 훈련생으로부터 똑같은 질문을 받았다. “원장님 같이 똑똑하신 분이 왜 청소를 시작하신 거예요?” 나는 그리 똑똑하지 않다. 하지만 그 질문을 한 훈련생에게는 ‘청소를 하기에는’ 똑똑해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청소를 배우고 있음에도 다분히 편견이 묻어나는 그 질문에 나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제가 똑똑한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똑똑하다면, 그래서 이 직업을 알아본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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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라는 직업은 ‘기준’이 참 모호하다. 기술적인 부분이라면 어떤 시공이 잘못되었고, 공산품이라면 불량의 기준이 뚜렷한 법인데, 청소는 그렇지 않다. 어떤 사람에게는 깨끗해보여도 어떤 사람은 한 개의 티끌도 용납하지 않는다. 결국 이 기준은 내가 잡아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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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참 쉽게 판단하고 쉽게 말한다. 상냥한 목소리로 “너무 깨끗하게 잘해주셔서 감사해요”라고 웃으며 말하고 뒤돌아서면 내 귀에 다 들리도록 자기 아이에게 “너도 공부 안 하면 이렇게 힘든 일 하면서 살아야 된다”라고 말한다. 어리고 여자인 데다 청소업을 하는, 그야말로 이름만 사장인 청소하는 여자를 대하는 사람들의 언행에서 묻어나는 멸시와 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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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율이 높은 아파트를 기준으로 1000세대 중 70~80퍼센트의 세대가 2~3개월 안에 모두 입주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이사할 때 꼭 필요한 필수 품목들에 관심이 많다. 또 입주자 카페를 통해서 업체들의 정보에 대해 세세한 부분까지 공유를 하기 때문에, 공동구매에 들어가는 것은 고수익을 낼 수 있는 현장이다. 그렇지만 그만큼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예민해져야 하고 진상고객을 잘못 만나면 한순간에 업체의 이미지가 추락할 수도 있는 현장이라 양날의 칼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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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일을 하는 사람들은 특별한 기술도 없고, 어디 써주는 데도 없고, 능력이 없어서 ‘청소밖에 할 게 없지 않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고, 죽도록 일해 봤자 돈도 많이 못 버는 업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500만 원 이하의 소자본으로 무점포 창업을 한다고 했을 때 한 달에 버는 수입은 현장에서 내가 팀원들과 함께 일을 한다는 전제 하에, 중위소득의 2배에서 많게는 3~5배까지 버는 사람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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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청소에만 국한하지 않고, 청소와 접목해서 시공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품목(줄눈, 코팅, 연마, 새집증후군, 인테리어필름 등)의 기술을 익혀 함께 패키지 상품으로 판매한다면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은 소득을 올릴 수도 있다. TV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청소해서 빌딩을 산 사장님의 이야기가 꿈같은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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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하는 청소업체들의 운영방침을 살펴보면, 작업 시 적당한 인원은 25평 이하 2명 정도, 26평에서 34평은 3명의 팀원이다. 물론 법적으로 정해져 있는 기준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이 정도 인원은 갖추어져야 꼼꼼한 청소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청소에 소요되는 시간은 평형에 맞는 인원이 들어갔다는 전제 하에 5~7시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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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입주자대표회의와 정식적으로 협의된 행사인지를 알아봐야 한다. 사기꾼 기획사인 경우에는 자기들이 정식으로 선정된 기획사라고 거짓말하는 경우도 있다. 보통 정식으로 선정된 기획사는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운영하는 입주민 카페와 밴드에 카테고리를 열어 입주민을 상대로 온라인 홍보를 할 수 있게 해주는데, 이게 안 된다고 말하면 그 기획사는 정식 기획사가 아니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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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학원의 핵심은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기술교육과 상황별 고객응대법, 사후관리요령 그리고 제대로 갖춰진 실습장과 가장 중요한 교육비였다. 훈련생이 얼마나 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학원을 준비하는 데까지 많은 고민들이 있었다. 그래서 진입장벽을 낮추는 돌파구로 ‘국비지원학원’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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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료한 훈련생들은 하나 같이 이렇게 말한다. “청소 분야가 이렇게 다양하게 나눠지고, 이렇게 공부해야 할 부분이 많은지 전혀 몰랐다”고. 앞으로는 학원에서 교육을 받은 훈련생들뿐 아니라 대다수의 사람들도 청소업 또한 제대로 된 학원에서 올바른 기술을 습득해야 하는 ‘전문직’으로 인정하는 인식의 변화도 함께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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