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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진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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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진술서

: 나를 바로 세우는 이별의 기술

김원 | 파람북 | 2023년 01월 2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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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1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242g | 128*188*20mm
ISBN13 9791192265964
ISBN10 1192265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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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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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재판 이혼은 수재가 났을 때 떠내려가는 가재도구 중에서 반드시 건져야 할 것을 재빨리 골라내는 선택과도 닮아있다. 놓치면 안 될 것을 신속히 챙겨서 빠져나와야 한다. 버릴 것을 버리고 택할 것을 택하되, 절대 뒤를 돌아봐서는 안 된다. 무사히 마른 땅을 밟을 때까지는 유념해두자.
--- p.30

결혼은 종신계약이라 법적으로 해지할 방법은 사망과 이혼뿐이다.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가 안 되는 시대, 평균수명이 늘어나 “오래오래”가 “죽음이 갈라놓는 날까지”를 의미하지 않게 된 이 시대에는, 각자도생의 지혜가 필요하다. 누구에게나 통용될 기준이 존재하기 어려운 세상이다. 더는 같이 살지 못하겠다고 결심했던 이유가 바로 당신의 이혼사유다.
--- pp.34~35

물론 상당한 세월이 흐른 후 이미 관성이 되어버린 뒤에야 드러나는 일이다. 그래서 뼈아프다. 그저 약간의 덧칠 정도라 여기며 합리화에 골몰했으나, 전체 그림이 망가져버리고 나서야 충격에 휩싸인다.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 결국 자신이 완전히 막다른 골목에 들어섰고 뒤로 물러날 수도 나아갈 수도 없는 벽과 마주했음을 깨달았다면, ‘벽을 타는 법’에 대해서도 고민해봐야 한다.
--- p.39

무엇보다 가정 내 갈등 ‘수습’에 대한 인식부터 바꾸는 게 좋다. 내 정리는 내게 맞는 방식으로 내 손으로 한다. 남들도 다 그렇게 산다는, 그렇게 모두에게 고루 통하는 길이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거야말로 허상이다. 집 정리도 내 손으로 해야 직성이 풀리거늘, 인륜지대사를 어찌 남의 손에 맡길 수 있겠는가.
--- p.71

어느 쪽이 더 괴로울 것 같은가? 결혼을 유지하는 쪽과 이혼하는 쪽! 제대로 저울에 달아보라. 어느 쪽도 결코 가볍지 않겠지만 더 무거운 쪽은 분명히 있다. 이 차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내가 가진 패를 정확히 알고 끝까지 활용해보는 것 또한 실생 활에서의 담대함이다. 처음부터 좋은 여건은 아니었을지라도 점차 나아지는 쪽으로 흐름을 이끌어가면 된다.
--- p.92

최후통지와도 같은 말은 굳이 서로 얼굴을 보면서 상대방의 감정을 있는 대로 자극하며 건네지 않기를 바란다. 상대를 격분하게 하는 것은 위험하다. 나 또한 격분해 전혀 다른 인격으로 돌변할 수 있다. 만에 하나의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극단적인 감정의 수렁에 빠져 판단력을 상실하고 ‘너 죽고 나 죽자’가 되는 것도 사실 삽시간에 벌어지는 일이다.
--- p.128

따지고 보면 법원도 일종의 관공서다. 민원인으로서 필요한 서비스를 청하고 받는 곳이다. ‘내가 어쩌다 법원에 드나들게 됐나?’ 이런 생각은 몸에도 마음에도 해로우며 시대착오적이다. 관공서는 활용하라고 있는 곳이다.
--- p.134

탐닉이라 해도 좋을 열정이 차라리 외로움보다 낫다고 여기는 시절이 있다. 마음을 도저히 가누지 못하는 경우라면, 누구라도 만나 체온을 나누려 들지 말고 이 외로움이 진짜 외로움인지 근본 원인부터 헤아려야 한다.
---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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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언어는 귀하다. 그러나 이별의 언어는 더욱 귀하다. 아름다운 사랑은 쉽지 않지만, 아름다운 이별은 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 이별할 땐 사랑을 잃고 화나 슬픔, 절망에 빠져 있지만, 이별할 때도 아니, 이별할 때야말로 사랑으로 해야 한다. 그러나 가장 힘든 이별 중 하나인 이혼 중에 이것이 가능할까? 불가능할 것이다. 처음 당한 교통사고처럼 당혹스럽기만 할 것이다. 『결혼진술서』의 저자는 얼마나 당혹스러웠고 어떻게 헤쳐 나왔는지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결혼진술서’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솔직하고 꼼꼼하게 때로 냉철하게 써 내려간 이 책은, 당신에게 좋은 안내서와 힌트가 되어줄 것이다. 우리가 누군가와 헤어지려면 그동안의 자기 자신과 먼저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담담히 알려줄 것이다. 상대방을 냉철히 바라볼 것, 그러나 그전에 자기 자신을 냉철하게 객관화하는 생각문장을 통해, 먼저 자기 자신과 아름답게 이별하는 방법을 제시해줄 것이다.
- 이만교 (소설가, 『결혼은 미친 짓이다』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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