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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미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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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최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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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무시한 호랑이에 지혜와 용기로 맞선 오누이 이야기
옛날 옛날, 깊은 산골 오두막집에서 홀어머니가 어린 오누이를 키우고 살고 있었다. 하루는 어머니가 건넛마을 잔칫집에 일을 다녀오는데 집채만 한 호랑이가 나타났다. “어흥!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호랑이는 고개마다 나타나 떡을 다 빼앗고, 어머니가 입고 있던 저고리와 치마를 차례차례 빼앗은 다음, 어머니마저 덥석 잡아먹었다. 그러고선 어머니 행세를 하고 오누이를 찾아갔다. 오누이는 어머니의 목소리와 손이 이상하다고 여겼지만, 종일 일하느라 목이 쉬고 손이 텄다는 호랑이의 말에 벌컥 문을 열어 줬다. 그제야 오누이는 호랑이라는 걸 눈치채고 꾀를 내어 버드나무 위로 도망쳤다. 호랑이도 뒤늦게 오누이를 바짝 뒤쫓아 왔다. 꼼짝없이 호랑이 밥이 되게 생긴 오누이는 두 손 모아 하늘에 빌었다. 그러자 하늘에서 굵고 튼튼한 금빛 줄과 은빛 줄이 스으윽 내려왔다. 오누이는 두 동아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 오빠는 달이 되고 누이는 해가 되었다. 한편, 씨근덕거리다가 하늘에 거꾸로 빈 호랑이는 썩은 줄을 타고 올라가다 줄이 끊어져 떨어져 죽고 만다. 호랑이는 옛날 조상들이 살던 시대에 힘없는 백성들을 괴롭히고 온갖 것들을 다 빼앗았던 권력자들을 상징한다. 힘없고 가난한 백성인 오누이는 호랑이에게 나약하게 당하지만은 않는다. 호랑이와 오누이의 기 싸움은 으스스하게 시작되지만 점차 아슬아슬하고 박진감 넘치게 전개된다. 오누이는 침착하게 꾀를 내어 똥 마렵다고 둘러대고 버드나무 위로 도망치는가 하면, 어떻게 나무 위에 올라갔냐는 호랑이의 물음에 참기름을 바르고 올라오면 된다고 알려 준다. 지혜와 용기로 어려움에 맞선 오누이를 하늘도 도와주지만 호랑이는 하늘도 벌한다. 무시무시한 호랑이의 우스꽝스러운 행동과 오누이를 따라 하다가 썩은 동아줄에서 떨어져 죽는 모습은 통쾌하기까지 하다. 어떤 위기에 처하더라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벗어날 수 있다는 조상들의 삶의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위기 속에서도 용감하고 다정하게 누이를 챙기는 오빠와 너무 순진한 나머지 실수도 하지만 오빠를 믿고 따르는 누이, 무시무시한 듯하지만 사실은 어리석고 우스꽝스러운 호랑이 캐릭터가 다양한 의성어와 의태어, 리듬감 있는 언어를 통해 입체적으로 살아나 이야기에 맛깔스러움을 더해 준다. ■ 옛이야기의 맛과 멋을 더하는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그림 액자처럼 틀에 담아낸 그림은 무대의 극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느낌을 전해 준다. 풍부한 표현력과 감성이 돋보이는 그림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최정인 작가는 이 작품에서도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그림을 통해 으스스한 이야기를 한결 부드럽게 표현했다. 어머니 앞에 나타난 무시무시한 호랑이가 겁을 주고 어머니를 잡아먹는 장면은 구체적인 묘사를 생략하고, 원경 속에 아득한 풍경과 까마귀, 토끼 같은 동물들의 움직임을 담았다. 청색과 주황색의 차가운 대비는 분위기와 상황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또한 호랑이와 오누이가 기 싸움을 하는 장면은 인물의 표정과 행동이 강조되어 긴장감을 돋운다. 깜깜한 밤 버드나무를 배경으로 호랑이와 오누이가 대치하는 장면은 긴박하게 전개되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를 전해 준다. 이처럼 다양한 구성으로 이루어진 그림을 보며 맛깔스러운 이야기를 듣다 보면 옛이야기의 맛과 멋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