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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 그리는 마음

: 그림으로 쓴 우리 동네 이야기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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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에세이 top2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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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7월 31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816g | 200*203*30mm
ISBN13 9791189534431
ISBN10 1189534436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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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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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동이 트기도 전에 인왕산에서 들려오는 “야호!” 소리에 이어 아침 공기를 깨는 군인들의 점호 소리에 잠을 깼다. “일어나, 밥 먹고 학교 가야지!” 하며 아이들을 깨우는 옆집 아주머니의 목소리도 들려왔다. 얼마 후에는 등교하는 어린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와 발걸음 소리가 동네 골목을 가득 채웠다. 해가 중천에 떠오르면 짐 실은 소달구지 지나가는 소리가 동네를 진동하고, 정오를 알리는 사이렌이 우렁차게 울렸다. 그리고 장사치들이 골목골목 외치는 소리와 흥정하는 여인들의 목소리로 이어졌다. 잠시 낮잠을 자도 될 만큼 적막감이 흐르다가, 어느새 학생들이 하교하는 발걸음 소리로 다시 소란스러워지면서 동네는 어린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어 활기를 되찾았다. 저녁 시간이 되면 집마다 엄마들이 대문을 열고 아이들을 찾는 목소리가 마치 합창이라도 하듯 온 동네에 울렸다. 저녁 시간이 지나 사방이 어두워지면 일을 마치고 퇴근하는 이들의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고, 온 동네에 어둠이 깔리면 한잔 걸치고 비틀거리며 내뿜는 아저씨들의 유행가 자락이 어지럽게 들려왔다. “찹쌀떡 메밀묵”을 외치는 소리가 지나가고 밤이 깊어져 모두 잠들었을 시간이 되면 이 골목 저 골목에서 야경꾼의 딱딱이 소리가 울려왔다. 자정에 통행금지 사이렌이 울리면서 서촌은 다시 어둠과 적막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런 삶의 소음은 서촌에서 더는 들을 수 없고 다만 우리 기억 속에만 남아있을 뿐이다. 그 대신에 이제는 관광객의 발걸음 소리와 카메라 셔터 소리가 가득하다.
---「프롤로그」중에서

길거리 사방에 많은 이들이 차 밑에 누워있는 광경을 그때는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사람들이 자동차 밑에 누워있을까? 나중에 그 이유를 알게 되었는데, 당시에는 자동차가 고장이 잦아서 차를 길거리에 세워놓고 차 밑에 들어가 수리해야 했다고 한다. 저녁이 되어 어두워지면 전깃불을 켜서 사방을 대낮처럼 밝히는 것을 보고도 놀랐다. 금촌에서 남포 호롱불만 보았던 나는 전깃불이 정말 마술 같아서, 어머니에게 “집에 갈 때 천장에 달린 전등을 꼭 떼어 갖고 가자.”라고 조르기도 했다.
--- pp.44~46

고등학교 입학시험을 며칠 남긴 1968년 1월 21일, 서의호와 강치홍이 우리 집에 놀러 와 저녁을 먹고 나서 내 방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무언가 폭발하는 것 같은 큰 소음에 놀라 그 창을 열고 내다보았다. 이미 해가 져서 어둑해진 가운데 세검정 가는 길의 과학수사연구소 부근에서 번쩍이는 불꽃이 보였고 폭음도 계속 들렸다. 그러더니 야광탄이 터지는지 북악산 전체가 대낮처럼 밝아졌다가 어두워지기를 반복하였다. 이것이 소위 김신조 등 북한의 무장 공비 일당 31명이 청와대 습격을 시도하여 벌어진 1. 21 사태였다.
--- p.139

어떤 날은 동네 아이들이 두 패로 나뉘어 전쟁 놀이를 했다.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인왕산에서 적당한 거리에 있는 두 개 바위를 각 패거리의 진지로 지정하고, 일정 시간 동안 솔방울 탄약을 비축한다. 그리고 합의된 시작 시각에 맞춰서 소위 진지 탈환전을 벌이는 것이다. 탈환전은 실전처럼 치열하다. 전방을 향하여 솔방울을 던지고, 집에서 들고 온 냄비 뚜껑을 방패 삼아 상대의 솔방울 세례를 피한다. 그러다 갑자기 바위 뒤에서 “와!” 하는 소리와 함께 솔방울이 날아오면 “야, 포위당했다. 도망가자!”라며 바위를 뛰어내려 다른 바위로 기어 올라갔다. 그렇게 놀던 것이 며칠 전의 일인 것처럼 기억에 생생하다.
--- p.171

“너희들 그 자두 어디서 따오는 거냐?”
“샀는데요!”
“어디 이리 가져와 봐! 내가 보면 우리 자두인지 아닌지 알 수 있지.”
우리는 갖고 있는 자두 봉투를 그 어른께 보여드렸다. 그분은 봉투에서 자두 하나를 꺼내 들어 차분히 살펴보더니, “야, 이놈들이 거짓말을 하네! 이것은 우리 자두가 틀림없는데 어디 거짓말을 하고 있냐!”라며 노발대발했다. 어머니께서 언젠가 내게 남의 집 과일을 서리하다가 주인에게 들키면 옷을 다 벗겨 나무에 묶어놓는다고 말씀하셨던 것이 떠올랐다. 우리는 순순히 “잘못했습니다.”를 반복하며 용서를 빌었다.
--- pp.191~192

넝마주이, 굴뚝 소제부, 똥퍼 아저씨뿐 아니라 시내버스 안내양도 그 당시 우리 사회의 삶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마주쳤던 분들이다. 1980년대 초에 버스 요금수납 방식을 개선하고 개폐문이 자동화되면서 그 직업도 수명을 다하였다. 1960년대와 1970년대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연약한 어린 소녀들이 콩나물시루 같은 만원 시내버스의 안내양으로 이미 포화 상태인 버스에 손님들을 더 태우고 버스 문에 매달린 채 “오라이!”를 외치며, 문가에 서 있는 손님들을 뱃심으로 밀쳐 버스 안으로 밀어 넣었다.
--- pp.241~242

일주일 후인 4월 26일 이승만 대통령이 마침내 대통령직에서 하야하겠다는 발표를 하였고, 한 달 후인 5월 29일 하와이로 망명하게 되었다. 대한민국의 제1공화국이 문을 닫는 그 역사적 순간이 여덟 살 어린이였던 내 머릿속에는 다만 ‘파괴된 파출소 출입문’으로 남아있다. 얼마 후, 교실의 칠판 위 정중앙에 걸려 있던 이승만 대통령의 사진도 떼어졌다. 경무대는 청와대로 이름이 바뀌었다.
--- p.247

그래도 분이 안 풀리면 그 친구에게 “오늘 수업 끝나고 아리랑 골목에서 만나자.”라고 결투를 제안했다. 어떤 경우는 당사자들이 여전히 분을 못 참고 씩씩거리는 것을 보고, 주변의 친구들이 ‘아리랑 골목에서의 결투’를 주선하여 양측에 통보하기도 하였다. 이야기를 듣고도 정해진 시간에 안 나타나면 자동으로 결투를 포기한 패배자가 되었다. 결투 시간은 대부분 수업을 마친 직후의 시간으로 정해졌다.
--- p.259

서대문형무소에 도착하여 푸른 수의로 갈아입고, 플라스틱 밥그릇과 젓가락 한 짝을 받아 들고 간수를 따라갔다. 감방들이 늘어선 건물(4舍) 1층으로 들어갔다. 하루 이틀 사이에 방을 두 번 옮겼는데 두 번째 방에서 대학 친구인 이원희와 우연히 통방을 하게 되었다. 그는 나보다 먼저 들어와 있었다. 어느 날 저녁, 그가 「희망」이라는 시를 몇 개의 감방 벽을 넘어 낭송해 주었다. 시 낭송을 마치고는 “어때, 희망치고는 무척 암담한 희망이지?”라며 혼잣말처럼 이야기했다.
--- p.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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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 그리는 마음』에서 지은이는 아름다운 기억을 소상히 그린다. 지은이가 ‘마음으로 서촌을 그리는 것’은 어딘가로 떠났다가도 다시 돌아와 머물며 살아 온 장소의 소중함을 느껴서다. 그러나 그것은 길이 있고, 골목이 남았고, 우물이 있던 자취가 있었기에 가능한 기억이다. 건축은 사람이 생활하는 본거지를 구축하는 것인데, 이 생활의 본거지가 바로 ‘장소’다. 내가 건축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정광헌의 글과 그림이 책으로 나오기를 바란 것은, 바로 그 중심에 집이 있고 집이 놓인 장소와 그곳에 얽힌 사람들이 있다는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을 소상하고 따뜻하게 그렸기 때문이다. 이 책을 쓰고 그린 이는 정광헌인데, 그것은 내 이야기였다.
- 김광현 (서울대 건축학과 명예교수)
언제나 그렇듯 오랜 친구를 만나는 건 항상 반갑고 즐겁다. 지난번 네가 보여준 일기장을 보다가 우연히 ‘1965. 7. 29(목) 비 후에 개임’이라고 적힌 날짜에 눈길이 갔다. 내가 친구 윤택이와 비가 마구 내리던 날 너의 집을 찾아가서 언짢았던 마음을 풀었던 대목이 나오더라. 까마득히 먼 과거를 소환해 우리의 우정을 다시 돌아보게 해준, 얼마나 리얼하고 소중한 기록이던지! 60여 년 전 인왕산에 올라 파란 하늘의 구름을 함께 보면서, 우리 가슴을 가득 채우는 무언가를 느끼며 꿈에 부풀었던 그 시절을 다시 느끼게 해준 친구. 너의 첫 책 출간을 축하한다!
- 이수만 (뮤직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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