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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등박문

이등박문

나카무라 기쿠오 저 / 강창일 역 | 중심 | 2000년 04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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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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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0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77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95040430
ISBN10 899504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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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초안 기초를 위행 나쓰시마에서 보낸 약 1년간은 남자들끼리 생활하였는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의론하였고 밥을 먹으면서도,심지어 밤 11시, 12시까지도 의론을 계속하였다. 육지와 떨어져 있는 섬에서 이토공, 이노우에, 나중에는 가네코도 왔는데, 우리 네 사람은 자고 있어도, 일어나 있어도 붓을 잡고 있지 않으면 다른 사람과 의견을 나누는 것 뿐인 아주 이상한 생활을 했다. 이토공이 조목조목 들어서 쓴 것을 나와 이노우에가 이것 저것 공격했다.

그러면 이토공은 초조해 하며 언변을 쏟아 놓았는데, 때때로 우리 쪽의 의논이 타당하더라도 이토공은 말이 막히면 '이 엉터리 놈들' 이라고 큰 소리로 꾸짖었다. 그러나 엉터리 놈이라고 야단을 치면 의론은 이미 우리 쪽이 이긴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노우에는 '아무 쓸모 없는 놈' 이라고 꾸지람을 듣기도 했다. 엉터리 놈이니, 쓸모 없는 놈이니 하며 화를 내는 날은 바로 잠자리에 드셨는데, 다음날 아침 일어나 우리에게 다가와서는 '어제의 문제는 쓸모없는 놈의 이의를 받아 들여 볼까'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철회하곤 했다
--- p.124-125
이토는 임 아는 바대로 하얼빈 역에서 극적인 최후를 맞이했다. 어쨌든 애석하게 죽는 편이 정치가로서 사후의 생명이 길다. 또한 일본에서는 비극의 주인공에게 동정하는 분위기가 있다.

69년에 걸친 이토의 생애는 확실히 입신양명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러나 그것보다도 비장한 최후를 맞았다는 것이 이토의 생애를 더욱더 빛나게 했다. 만일 이토가 다이쇼 시대까지 살아 있었다면 시대의 풍조는 물론이거니와 연령의 문제도 있어서, 정치적으로 곤란한 상황에 빠졌을지도 모른다. 또 이토가 다른 민족에 의해 암살당했다는 것도 일본의 정치가로서는 이례적인 일에 속한다.

오쿠나 시게노부는 이토가 암살당한 후 '태양'기자의 질문에 답하기를 "이토는 우리들보다 두 살 연하이다. 연령에서 보더라도 아직 죽을 시기는 아니다. 더군다나 일본이라는 나라는 아직도 이토에게 기대할 것이 많기 때문에 아무리 생각해 봐도 유감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어차피 죽을 거라면 다다미 위에서 죽느니 차라리 드넓은 만주벌판에서 자객의 손에 죽는 것이 오히려 영예롭다고 생각한다. 비스마르크의 만년은 어떠했는가. 참으로 비참하지 않았는가. 우리들은 비스마르크의 만년에 비해 이토는 실로 영광스러운 죽음을 맞이했다고 생각하며 그나마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다"고 말했다.
--- p.7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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