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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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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8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346g | 134*200*16mm
ISBN13 9791165347758
ISBN10 116534775X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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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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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에게 여동생이 있다고 했지. 그 여동생을 전쟁에서 보호하려면 어떻게 해야겠나?”
최대희 소령의 입에서 등장한 여동생이라는 말에 지원의 곧은 일자 눈썹이 움찔했다. 켈로 부대에 속한 탓에 중공군 점령지역에 있던 여동생을 구출해 올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뒤를 봐준 것이 최대희 소령이었다. 지원은 침을 꼴깍 삼키고 답했다.
“……이 전쟁이 끝나야 합니다.”
“잘 알고 있군. 이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정보라는 거, 너무나 잘 알고 있지 않나? 의심받지 않는 첩보원, 얼마나 효율적인가?”
--- pp.18~19

“전쟁이 효율적인 건 좋지만, 소중하지 않은 목숨은 없습니다. 군인들을 효율로 따지지 마세요. 최대희 소령.”
“그 말마따나 소중하지 않은 목숨이 없으니, 모두의 죽음은 평등합니다. 누가 죽던 그건 어쩔 수 없는 운명이 아닙니까? 어쨌든 우리는 이 전쟁에서 이기는 것이 목표입니다. 군인들의 희생은 유감스럽지만, 대의를 위한 희생은 전쟁에서 필수 조건이죠. 고우인 소령은 마음 약하게 굴지 마세요. 전쟁 중입니다.”
“마음이 약한 게 아니라 인간적인 겁니다. 최대희 소령은 종종 헷갈리시더라고요. 전쟁을 핑계 삼아 인간성을 버리진 마십시오. 그런 건 승리가 아니라 학살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 pp.21~22

“제가 기지에 처음 도착했을 때, 언니가 혼자 숙소 안에 있었잖아요. 그래서 저 언니랑 친해져야지 했죠! 언니는 제가 돌아오면 항상 숙소에 앉아 있을 것 같거든요.”
--- p.29

“……네가 위험해.”
사실 현호가 훈련장에 끌고 왔다는 건, 아주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뜻이었다. 홍주도 현호의 신중함을 알기에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다음엔 위험한 임무가 주어질 예정인가 싶던 찰나에 이어진 현호의 뒷말은 예상하지 못했다.
“네가 의심받고 있어.”
--- p.43

래빗의 삶은 늘 의심받는 삶이었다. 그렇지만 대체 왜 내가 의심받게 된 거지. 한 번도 실수는 없었는데.
“……이유가 뭔데?”
홍주는 늘 최선을 다했고, 사지에서 끝내 살아 돌아와 정보를 전달했다. 래빗들 사이의 크로스체크에서도 끝까지 살아남은 것이 홍주가 아닌가. 단 한 번도, 홍주의 정보는 다른 래빗들과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의심이라니. 적군 기지에 갔을 때 어떻게 살아 돌아왔는데, 자신의 진술이 어떤 래빗들을 사라지게 만들기도 했는데. 홍주는 현호에게 당장 그 이유를 들어야 했다. 군에서 자신을 의심하는 이유라도 알아야 했다. 그리고 현호에게 돌아온 말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이유였다.
“……네가 매번 살아 돌아왔잖아.”
순간 홍주는 뒤통수를 맞은 듯했다.
--- p.45

“내가 원하는 것은 승리가 아니에요. 그저 이 전쟁이 끝날 수 있게 하는 것이죠. 뭐, 전쟁이 끝나길 바라는 마음은 동무들도 같겠죠?”
--- p.71

“너무 좋았어. 너 대단하다.”
“어디가 제일 좋았어?”
“춘향이가 옥중에서 이 도령을 그리워하는 장면.”
“왜?”
“그렇게 올곧게 기다리는 마음이 예뻐서.”
“그게 뭐가 예뻐. 미련한 거 아니고?”
“흔하지 않은 거잖아. 그래서 더 귀하지.”
--- p.174

군번도 없고, 명단도 지워졌다. 첩보 작전에 참여한 모든 이들은 그렇게 지워졌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첩보는 그 이름처럼, 몰래 이뤄져야 했던 일인 만큼 아무 증거도 남지 않아야 했다. 이제 누구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홍주가 캐비닛에 새긴 바를 정 자의 이름을 모두 잊어버린 것처럼.
--- p.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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