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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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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2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192쪽 | 404g | 150*210*20mm
ISBN13 9788984017214
ISBN10 8984017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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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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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동생을 쫓아낸 나쁜 형

“흥부, 너 이 집에서 나가거라!”
놀부가 먼 산을 보며 툭 던지듯 말했다. 그러고 나서 흥부를 곁눈질로 흘겨보았다.
“뭐라고 하셨습니까? 형님, 뭐 심부름 시킬 거라도 있습니까?”
흥부는 무릎걸음으로 놀부 곁으로 다가앉으며 물었다. 놀부는 흥부가 다가온 만큼 물러앉으며 혀를 쯧쯧 찼다.
“어찌 말귀가 그리 어두우냐? 너는 네 가족을 데리고 나가서 살라는 말이다.”
“갑자기 왜 이러십니까? 제가 뭘 잘못했습니까?”
“그럼, 다 잘못했지. 특히, 형제라 하는 건 어려서는 같이 살되, 제 가족을 갖은 뒤에는 저마다 생활하는 게 떳떳한 법이다. 그런데 넌 이 형님께 더부살이할 궁리만 하고 있으니 고약하지. 냉큼 나가거라!”
흥부는 처음에는 놀부가 섭섭한 일이 있어서 일부러 그러는 줄 알았다. 그런데 듣고 보니, 쫓아낼 요령(要領: 적당히 해 넘기는 잔꾀.)이었다. 깜짝 놀란 흥부가 울면서 말했다.
“형제는 손발과 같지 않습니까? 우리 단 두인데, 우리 형제 따로 살면 화목하지 못함이니, 다시 생각해 주세요, 형님.”
여러 말 할 것 없다. 너만 착한 척하지 마라. 나 열받는다.”
놀부는 표독스런(慓毒스런: 표독스럽다. 사납고 독살스러운 데가 있다.) 눈길로 난간해(難艱해: 난간하다. 간난하다. 몹시 힘들고 고생스럽다.) 어쩔 줄 모르는 흥부를 노려보았다.
본디 아우에게 딴살림을 차리게 하면, 집을 한 칸 지어 주고 논밭도 좀 떼어 줘야 하는 것이 도리였다. 그러나 놀부는 집은커녕 맨손으로 내쫓을 작정이었다. 그런데 흥부의 착한 말을 들으니, 더 부아(부아: 노엽거나 분한 마음.)가 치밀었다. 눈을 부릅뜨고 두 팔을 내저으며 소리쳤다.
“이놈, 흥부야. 잘살아도 네 팔자[八字: 사람의 한평생의 운수. 사주팔자에서 유래한 말로, 사람이 태어난 해와 달과 날과 시간을 간지(干支)로 나타내면 여덟 글자가 되는데, 이 속에 일생의 운명이 정해져 있다고 본다.]이고 못 살아도 네 팔자이다. 그런데 넌 어찌 허구한 이 형을 뜯어먹고 살려 하느냐? 잔말 말고 어서 꺼져라!”
이제 가까이 다가갈 엄두(엄두: 감히 무엇을 하려는 마음을 먹음. 또는 그 마음.)가 나지 않자, 흥부는 뜰로 내려서서 놀부를 쳐다보며 통사정했다.
“집도 없이 나가서, 저희 내외와 올망졸망한 아이들은 어디서 살라는 말씀입니까?”
“너는 그 생각부터 뜯어고쳐라. 식구가 많으니, 모두 달려들어 일하면 집 한 채쯤이야 며칠 안에 지을 수 있는데 엉정벙정하는(엉정벙정하는: 엉정벙정하다. 쓸데없는 것들을 너절하게 벌여 놓다.) 게냐?”
“땡전 한 푼 없이 나가서 뭘 먹고, 어떻게 살라고 이러십니까?”
“아버지가 널 막내라고 응석받이로 길러서 탈이야. 세상 물정을 몰라도 너무 몰라. 식구가 많으니, 모두 나가서 한 냥씩 동냥을 해도 열 냥은 금방이다. 입에 풀칠할 걱정이라니 뻔뻔하구나. 이번 기회에 네 놈의 그런 못된 버르장머리를 고쳐 주겠다. 그러니 허튼 수작 부리지 마라.”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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