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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 낙타풀에 관한 이차방정식

현대시학 시인선-126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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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8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52쪽 | 216g | 125*188*20mm
ISBN13 9791192079875
ISBN10 1192079876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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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풀의 꽃은 해학일 뿐이다

온몸에 가시를 두르고 이슬에 기대어
상인들이 지나가는 무디 옆을 지킨다

먹고 먹히는 관계가 바뀐다 해도
과연 바뀌는 것이 있을까

목숨이라는 공통분모는 신비일 뿐이고
피의 기억은 생존의 방식을 택한 것이다

헝클어진 낯선 문자를 바라보며
빨라지거나 잦아들기도 하는 거친 숨

끝나지 않는 사랑을 멀리 보내고
가시라도 씹지 않으면 건널 수 없는 먼 길

스스로 하늘을 닮으려고 선택한 순례의 길

모두에게 아픈 건
길을 잃을까 하는 두려움이다

시간은 천천히 식어가는 태양에 머물고
입안 가득 가시를 삼킨다
---「낙타풀에 관한 이차방정식」중에서

새로운 세상이란
길 끝에서 다시 길을 여는 것이다

가시가 마음 구석구석에 바늘처럼 꽂힌다

당신에게만 고통이었을까
격랑의 바다는 누구도 쉽게 건널 수 없다

작은 것들은 눈을 감아버린 시간에 매몰되고
가시나무는 목숨을 얹어둔 한 줄기 빛과 같아서

소외는 저 혼자 멀어지는 먼 섬이다

단 한 번의 울음을 위해
길고 날카로운 가시 걸치고 먼 바다를 건넜나

세상은 고요한 천상의 노래에 귀를 기울이고
고통과 맞바꾼 노래를 부른다

아프다는 건
진실을 말해도 진실은 알 수 없다는 것

정신을 차려보면 꼭 두렵지도 않은 것은
뒤따라 걸어가야 할 길이 열려있고

햇빛 환한 길을 믿기 때문이다
---「가시나무 십자가」중에서

뿌리에 묻어둔 봄을 꺼내 햇볕 아래 펼치는 푸른 것들

어느 계절에 피어도 꽃은 꽃이어서
눈 속에 피는 매화를 괴이거나 늦가을 국화를 흠모하거나
사랑의 눈길은 같을 테지만
당신에게서 핀 소금꽃만큼 눈부신 꽃이 다시 있으랴

바위틈에 뿌리내린
물망초 산송바리 노랑제비꽃 보다
더 오래 목마르고 더 오래 바람을 견딘
소금꽃 흐드러진
당신의 등보다 더 눈부신 꽃밭이 다시 있으랴

봄 들판에 엎드린 등짝에
땡볕 아래 망치를 치켜드는 공사판 팔뚝에
펄펄 끓는 용광로 앞에서 이글거리는 얼굴에도
온몸에 활짝 피는 소금꽃

세상 어디라도 꽃은 피겠지만
당신이 피워내는 소금꽃의 질량을
차마 가늠할 수 없으니, 다만

눈물겨운 축복을 건넬 뿐이다
---「소금꽃」중에서

붉은 감나무 이파리 서넛
묵은 소식처럼 떨어지는 마당으로
아버지를 불러내어
다져둔 기록을 고쳐 쓰고 싶다

딱지치기 구슬치기 사방치기 소리는 말고
코피보다 웃음이 먼저 터지던 해거름도 말고
밟아도 흔들어도 제자리를 지키던 미련한 시간을
다시 쓰고 싶다

다져질수록 품이 넓어지던 마당은
산처럼 쌓이는 가을 곡식을 기꺼이 받아 안고
어린 신부가 눈물로 작별하던
햇살 좋은 아침도 그윽하게 바라보며
마당가에 쭈그리고 앉아 있던 아버지
빈 곰방대를 댓돌 위에 털어내던 헛기침을 듣는다

돌담 너머 먼 데를 바라보던 아버지의 등에는
지금도 검불 수북할런지
---「아버지의 등」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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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구부정한 “아버지의 등”을 열고 우리는 왔다. “다져질수록 품이 넓어지던 마당”이었던 아버지의 산 같던, 들판 같던, 그 등이 구부정하게 될 때까지 놀이터처럼 밟고 뛰고 구르며 왔다. 이제 아버지가 되어 돌아보는 아버지. 시인은 “다시 쓰고 싶다”고 간절히 아뢴다. “산처럼 쌓이는” 것들이 “가을 곡식” 뿐이었겠는가? “빈 곰방대를 댓돌 위에 털어내던 헛기침”이 사실은 아버지의 눈물 없는 속울음에 다름 아니다. 아프리카 탕가니카호에 사는 시클리드라는 물고기는 수정란을 입에 넣은 채 새끼가 깨어나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 천적으로부터 보호한다. 하물며 사람에 있어서이랴!

그의 시에서 일관되게 보여지는 것은 스스로 감내 해야 하는 삶의 무게에 대한 위로이다. 그러나 단순한 위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고 낙타, 소금꽃, 가시 등의 시적 상관물을 화자로 등장시키고 시인 자신은 한발짝 물러서서 관망하고 있다. 이는 산다는 일이 누군가의 설득이나 권유로 견뎌낼 만큼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시가 제3의 시선을 유지하는 것 또한 이런 까닭이다. 그의 시는 독자에게 공감을 요구하거나 시인의 정의를 내세우지 않는다. 다만 스스로 “그러했던” 기억을 불러내어 펼쳐 보이면서 독자의 생각을 넌지시 물어볼 뿐이다. 뜨겁고 어려운 목숨들을 향해 “눈물겨운 축복을 건넬 뿐”이라는 그는 ‘시’ 라는 면죄부를 세상 쪽으로 펼쳐두고 걸어가는 구도자이다.
- 박미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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