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달러와 동일한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코인이 발달하며 변동성이 많아 외면받았던 암호화폐 시장에 더 적극적인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는 기초가 되었다. 이러한 기초는 명목화폐 기준으로 수익률이 어느 정도인지 측정하기가 편리해졌을 뿐만 아니라, 암호화폐 변동성이 아닌 달러 기반의 금융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그래서 암호화폐에 투자할 의향이 없는 고액 자산가, 사모펀드, 헤지펀드들이 스테이블코인을 들고 디파이 시장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다. 여기에 대출 서비스가 등장함으로써 달러 예치자들이 이자수익을 올릴 수도 있고,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대출을 통한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는 수단이 제공되었다. 또, 언제든 자유롭게 자산을 교환할 수 있는 탈중앙 거래소가 등장하며, 암호화폐들이 서로 손쉽게 필요에 따라 교환이 이루어질 수 있는 장이 섰다. 바야흐로 블록체인 위에 금융시장이 열린 것이다.
--- p.19, 「프롤로그」중에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점에 상관없이 가격이 고정되어있는 암호화폐가 등장하게 되었는데 이것을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이라고 한다. 암호화폐의 가격을 고정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가장 확실하고 단순한 방법은 바로 현물 화폐와 1:1로 교환하는 것이다. 현물 화폐 1달러를 입금할 때 1달러의 가치를 가지는 암호화폐를 발행하고, 이 암호화폐를 다시 반환할 때 현물 화폐 1달러를 돌려받으면 시점에 상관없이 1달러의 가치를 가지게 된다. 이런 아이디어를 가지고 출시된 최초의 스테이블코인이 바로 ‘USDT(테더)’이다.
--- p.25, 「머니 레고의 시작, 스테이블코인」중에서
블록체인 기술과 스마트 컨트랙트 덕분에 새로운 토큰을 만들고, 이를 배분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랜딩 프로토콜들이 각 프로토콜의 사용자인 예금자와 대출자에게 프로토콜 사용을 독려하기 위해 자체 코인을 만들어 나누어 주게 되었다. 이를 ‘리워드 코인’이라 하고 한국에서는 리워드 코인을 채굴에 빗대어 ‘곡괭이’라고도 부른다. 여러 랜딩 프로토콜들이 예치자 뿐만 아니라 대출자에게도 역시 리워드 코인을 분배하게 되면서 대출받았음에도 수익을 내는 마이너스 금리 상황이 발생하였다.
--- p.54, 「디파이 예금과 대출, 랜딩 프로토콜」중에서
암호화폐를 거래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중앙화된 거래소를 사용한다. 최근에는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비교적 믿고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지만, 초기에는 해킹에 대한 보안 문제 및 사기 거래 등으로 거래소의 신뢰도가 낮았다. 그리고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은 암호화폐 거래를 위해서는 다른 거래소를 찾거나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생겼다. 이런 문제점과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초기 탈중앙화 거래소DEX, Decentralized EXchange가 등장하였다.
--- p.82, 「블록체인 거래소, DEX」중에서
디파이에서 이자 농사Yield Farming는 보유한 암호화폐를 다양하게 활용하여 수익을 극대화하는 모든 행위를 말한다. 많은 디파이 프로토콜들이 수익율을 표시할 때 달러 등의 명목화폐 기준으로 보여주지만, 기본적으로 디파이에서의 수익은 투자한 암호화폐의 수량 증가 내지는 추가로 받는 리워드 코인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자 농사를 짓는 동안 수익이 발생하였어도 해당 암호화폐 자체의 가치가 내려간다면, 명목화폐 기준으로는 자산이 줄어들 수도 있다. 반대로 가치가 상승하면 자산이 큰 폭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 이자 농사를 하려는 사람은 보유한 암호화폐를 예치하거나, 유동성을 공급하여 이자나 수수료 수익으로 투자 원금을 늘려나가거나 리워드 코인을 받을 수 있다. 이때 농사꾼은 수익의 극대화를 위해 여러 디파이 프로토콜을 비교해 보고, 이율이 가장 높거나 많은 리워드 토큰을 주는 프로토콜을 찾게 될 것이다.
--- p.114~115, 「이자 농사 짓기」중에서
또, 도지코인을 따라한 ‘진도지 코인’과 오징어 게임의 인기를 이용해 만든 ‘스퀴드 코인’처럼 다른 유명세에 기대어 자체 토큰을 발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 상장에 어려움이 없는 DEX의 특성을 활용하여 손쉽게 상장하고, 가격을 끌어올린 후 운영자들이 백서에 나오지 않은 코인 물량을 추가로 대량 발행하여 일시에 매도하고 수익을 챙겨 사라지는 ‘펌프 앤 덤프’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또 예치한 금액에 대해 이자를 지급하다가 출금하면 인출자의 지갑이 아닌 다른 지갑으로 출금되도록 스마트 컨트랙트를 만들기도 한다. 누구나 코인을 쉽게 만들어 낼 수 있고, DEX에서는 거의 무료로 상장할 수 있으며 별도의 감사나 조사도 받지 않기 때문에 이런 러그풀은 디파이에서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으므로 늘 주의해야 한다.
--- p.147~148, 「디파이 리스크 관리하기」중에서
지금까지 디파이 생태계의 근간이 되는 주요 서비스들에 대해 알아보았다. 또한 이러한 서비스들을 활용하는데 꼭 기억하고 있어야 할 위험요인들에 대해서도 살펴보았다. 위험요인들을 별도의 챕터로 분리하여 다룬 것은 시작하기도 전에 겁을 줘서 디파이를 활용한 투자를 경고하고, 활동을 포기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다. 무법자들이 활개를 치고 다닌다고 해서 다파이 시장을 미국의 개척기를 빗대어 ‘The Wild West’ 라고 부르기도 한다. 여기에는 크나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동시에 엄청난 기회가 함께 있다는 뜻이 포함된 것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디파이는 시장의 요구에 맞도록 점차 다양한 서비스들이 등장하며 확장하고, 현재의 리스크 들은 보완해 나갈 방법들이 나타나 안정화도 이룰 것이다.
--- p.162~163, 「에필로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