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세계의 빈곤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식량보급 체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보건, 교육, 성평등 분야에서 달성했던 성과가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봉쇄정책으로 인해 여성과 소녀에 대한 폭력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위생에 대한 중요성이 확대되었으나 가정 내에서 손 씻기처럼 물에 대한 기본적인 접근조차 하기 어려운 계층이 여전히 존재한다. 또한 의료시설에서 저렴하고 신뢰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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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지역이 코로나19로 많은 피해를 입은 요인으로는 우선 중남미 국가의 재정적인 취약성을 들 수 있다. 즉, 정부는 긴급 대응 정책에 충분한 재정적인 투자를 실행하기 어려웠는데, 이는 비공식 부문의 노동자 비율이 높다는 것과도 관련되어 있다. 정부는 비공식 부문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조세를 부과하기가 어려운데, 이는 정부의 취약한 재정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었다. 또한 거버넌스의 취약성을 들 수 있다. 한 예로, 봉쇄정책을 비교적 이른 시기에 추진했던 칠레에서는 기본적인 식량 지원이 실제 저소득층의 가정에 배분되기까지 약 50일이 소요되었고, 브라질에서는 64일이 걸렸다. 비교적 정책이 신속하게 실행되었다고 알려진 콜롬비아의 경우 9일이 소요되었다.
--- p.70-71
이처럼 코로나19는 교육의 형태와 과정에서 전반적인 변화를 가져왔으며, 이는 경제적·사회적 측면에서 국가와 계층 간 격차를 확대하는 요인이 되었다. 즉, 원격교육이 가능한지 여부는 국가와 지역, 계층에 따라 다를 뿐 아니라 원격교육을 받을 수 있는 컴퓨터와 인터넷 등의 인프라를 보유했는지 여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이러한 이유로 원격교육은 저소득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 p.99
중남미 국가인 멕시코, 브라질, 콜롬비아, 쿠바 등은 지금까지 국제개발협력의 영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되는 OECD DAC의 수원국 리스트에 속했으나, 이제는 신흥 공여국으로서의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이처럼 중남미 국가들은 개발도상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협력 형태인 남남협력과 개발도상국-전통 공여국-중소득국이 행위주체로 참여하는 삼각협력과 같은 새로운 지원방식을 활성화하고 있다. 이는 국제개발협력에서 기존 ‘공여국’과 ‘수원국’이라는 이분법적인 개념을 넘어선 형태이다.
--- p.172
이처럼 국제사회에서 특히 중남미를 주로 지원해 왔던 공여국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자국의 경제가 영향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원을 지속할 전망이다. 또한 중남미 국가들은 비록 중소득국이지만 코로나19의 영향을 크게 받았기 때문에 이들 국가에 대한 지원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의료보건, 경제회복과 관련된 분야에 대해서는 지원이 확대될 수 있다.
--- p.182-183
코로나19 이후 중남미 국가들은 도시 내 취약계층의 경제적 자주권 보호, 공공교통 수단에서의 안전한 이동, 효율적인 에너지 활용에 중점을 두었다. 중남미 국가들은 이처럼 경제의 재활성화와 환경적인 지속가능성을 조화시키고자 하고 있다. 특히, 보건, 교육, 경제 부문에서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디지털 활용을 가속화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도시의 다양한 영역에서 디지털의 활용을 지원하고 젠더, 환경과 같이 범주류적인 정책과의 연계성 모색을 통해 도시지역에 초점을 두고 이러한 취약성을 줄일 수 있는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 p.195
일본과 독일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한국도 삼각협력에서 주요한 중남미 행위주체인 칠레, 멕시코, 브라질 등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하거나 지역기금을 조성함으로써 중남미 지역의 삼각협력을 활성화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한국은 중미 지역에 중점 협력국을 지정하고 있지 않으며 이러한 이유로 경제적·사회적 개발 상황이 좋지 못한 중미 국가에 대한 지원이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따라서 중미 국가를 지원할 때 SICA 같은 지역기구와의 협력체계를 기반으로 양자 차원에서 중남미 국가 간 이루어지고 있는 남남협력과 삼각협력의 지원 형태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 p.203-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