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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천 개미의 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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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8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246쪽 | 152*225*20mm
ISBN13 9791167523501
ISBN10 1167523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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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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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어린 개미 한 마리가 떠내려가는 떡갈나무 잎에 올라탄다. 나뭇잎은 승선자가 있고부터 온전히 배가 되었다. 그러고 보니 개미가 마치 선장처럼 보인다. 우쭐해진 기분에 개미는 세상 구경도 할 겸 기나긴 남대천 유랑(流浪)길에 나섰다.

때로는 나비와 잠자리도 내려앉는다. 이처럼 개미와 잠자리와 나비가 번갈아 가며 선장이 된다. 개미는 살기 위해서 나뭇잎 배를 탔지만, 나비와 잠자리는 여유와 유흥을 위해서다. 서로 천적이 될 수도 있지만, 한배를 타기도 한다. 잠자리와 나비는 잠시 쉬었다가 날아가고 개미는 남는다. 개미도 무임 승선했지만, 유흥에 빠져 끝까지 버티면 안 된다. 떠내려가다가 산기슭에 잠시 멈출 때 배에서 탈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바다에 이르기까지 너무 험난한 여정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 pp.23~24

어릴 때 새매를 길렀다. 경쟁이라도 하듯 친구들 대부분이 그랬다. 놀잇감을 찾기 어려운 그때 자연 동물을 기르는 것이 일상화되었다. 시골 마을에는 소, 닭, 개, 토끼 등 식용을 제외하고도 집집마다 무엇인가 기르고 있었다. 새매를 기르는 가정이 많았고 대부분 어린이의 놀잇감이 된다. 요즘으로 말하면 도마뱀, 자라, 뱀 등 애완동물을 기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내가 사는 마을에서는 새매를 많이 길렀다. 높은 나뭇가지에 둥지를 틀고 사는 새를 어떻게 붙잡아 오는지 궁금했다. 나무에서 어미가 떨어트린 건지, 돌팔매질로 둥지를 떨어트리거나 나무를 베어서 새끼를 가져오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입이 길고 붉은 호반새나 노란 꾀꼬리 집을 부수다가 머리를 쪼여 본 적은 있다. 아랫마을에서는 부엉이도 기른다기에 일부러 구경하기도 했다. 부엉이는 털이 길고 몸집이 둥글다. 머리 모양은 윤곽이 있고 큰 눈을 가진 사람 얼굴을 닮았다는 생각에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부엉이는 웅크리고 있는 곰처럼 몸집이 크게 느껴졌다.
--- p.53

혼수상태인 어머님을 뵙던 중 주변 사람들로부터 기막힌 소식을 들었다. 어머니께선 살모사에 물리고도 그놈을 산 채로 붙잡아 왔다는 것이다. 이유는 한 가지다. 그 당시 시골에서 독이 있는 뱀은 돈이 되었기 때문이다. 나도 시골에 살면서 한때 뱀을 잡으러 다닌 적이 있다. 운이 좋아 두세 마리만 잡아도 하루 일당은 버는 셈이었다. 어머니는 버섯을 찾아다니던 중 살모사에게 물렸거나, 아니면 살모사를 발견하고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생포하려다가 물린 것일 수도 있다. 어쨌거나 살모사에 물려 혼미한 상태에서도 끝내 그놈을 붙잡아 왔고 옆집 뒷마당 단지에 보관하고 있다고 했다. 나는 즉시 달려가 그 살모사를 단지에서 꺼냈다. 몸이 가늘지만 40㎝는 되어 보였고 연한 회색에 붉고 노란 반점 등 다양한 무늬를 지녔다. 삼각 모양의 머리로 보아 살모사가 분명했다.
--- pp.71~72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소통은 한다. 출퇴근 등 각자의 시간대에 잠깐 마주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몇 년간 마스크 쓴 상태에서는 말 걸기도 어색했다. 좁은 엘리베이터 공간은 잘 아는 사람 빼고는 침묵이 흐른다. 그러나 계단에서 만나면 다르다. 어르신들이나 몸이 불편한 분들의 노고가 만만치 않다. 계단을 이용하자니 큰 장애물을 만난 듯 난감한 것이다. 특히 높은 층에 사는 어르신들은 더욱 그렇다. 거꾸로 내려오시는 어르신들과도 만난다. 다리가 아프고, 힘들다는 둥 한두 마디 불만을 듣다 보면 대화의 문이 열린다. 엘리베이터 안의 몇십 초에서 계단의 몇 분으로 시간 개념이 바뀐 것이다. 계단에서는 앞서 가라는 말을 하기 전에는 추월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말을 주고받게 된다. 편할 때는 소통이 어렵다. 바꿔 말하면 힘들기에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이다. 무엇이든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 p.108

저녁 7시 무렵부터 민원 전화가 걸려 오기 시작했다. 깜깜한 밤중에 물벼락을 맞은 것이다. 주민들은 집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올 수도 없고, 주변 상황 파악이 되지 않는 지경이었다. 집에 물이 들어오고, 마을회관으로, 친척 집으로, 이층집은 위층으로 대피하고 어떤 가족은 산으로 대피하여 구조 요청이 접수되었다. 고작 민원 신청만 받아 놓을 뿐이었다. 119 구조대, 한전 등 어느 부처에서도 현장 방문 대처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도로가 물바다가 되어 길이 끊겼기 때문이다. 사무실 모든 전화가 밤새도록 통화 중이고 단 몇 초도 쉴 틈이 없었다. 전화를 끝내고 수화기를 내려놓으면 3초 내로 전화가 걸려 오고 모든 전화가 통화 중이었다. 새벽에 날이 새면서 군청사 뒷담이 무너진 줄 알았다. 사무실 문밖으로 나갈 수도 없고 나간 적도 없던 것이다.
--- p.171

여백은 한편으로 여유이고 미덕이다. 예전에는 밥을 차려 주면 먹다가 조금 남겼다. 특히 친척 집이나 이웃집에 가서는 더 그랬다. 아니, 그게 당연한 것으로 알았다. 남긴 밥은 버리지 못했다. 사람이 먹든지 가축이 먹든지 철저히 재활용되는 것이다. 아버지께서 감을 딸 때도 그랬다. 나무에 올라 광주리를 걸어 놓고 감을 따면서 윗부분 몇 개는 남겨 두었다. 장대가 짧아서 그런 줄 알았다. 여쭤봤더니 까치밥이라 한다. 산짐승 들짐승과도 공생해야 하는 지혜를 자연스럽게 일깨워 준 것이다. 그때는 배불리 먹을 수 없는 양심이 있었고, 사람이든 동물이든 함께 살아남기 위한 배려이기도 했다. 일상의 하나하나에서 이처럼 검소한 생활 습관이 몸에 배어 있었다. 이것도 여백의 미덕이라고 해야 할까.
--- pp.20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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