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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善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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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대의 경험만큼 중요한 좌절의 경험
주인공 민서는 책 읽기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조용한 아이다. 말썽도 부리지 않고 특별히 눈에 띄지 않아, 아이들 사이에서는‘샌님’으로 불린다. 반면 말솜씨도 좋고 개그맨처럼 웃기는 반장 성모는 늘 주목을 받고 인기도 많다. 민서도 다른 아이들처럼 성모와 어울리고 싶어 하지만 끼지 못한다. 그저 먼발치에서 곁눈질할 뿐이다. 민서도 제 나름대로 노력을 했다. 학급 회의 때 성모 의견에 언제나 손들어 줬고, 성모가 준비물을 안 챙겨 왔을 때 빌려 주기도 했다. 편 가르기 때도 민서는 언제나 성모 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민서는 성모의 생일 파티에 초대받지 못했다. 초대받지 못한 아이의 마음에는 서운함 이상의 것이 생긴다. 자신은 ‘초대받지 못한 존재’라는 부끄러움과 그걸 견디려 애쓰는 힘겨움까지. 초대를 한 아이 뿐만 아니라 초대받은 모든 아이들에게 자신이 거절당했다는 마음이 생기게 된다. 『초대받은 아이들』이 차별화된 작품인 이유는, 초대받지 못한 민서가 생일 파티 현장으로 용기 있게 걸어가 스스로 좌절의 상황을 극복한다는 점에 있다. 어울림에 미숙하지만 자신만의 친구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민서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서툴더라도 각자의 개성과 노력으로 상처를 극복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누구나 겪는 외로움, 잘 다스리는 방법 찾기 좋아하는 친구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자신을 책망하며 지내는 민서가 외로움을 달래는 창구는 바로 그림이다. 민서는 친해지고 싶은 친구의 모습을 관찰하여 그림 공책에 그려 넣는다. 당사자에게 직접 전달하지 못한 애정 어린 마음이 그림 공책에 차곡차곡 쌓인다. 친구가 없어 외로운 민서는 그림을 통해 그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다. 성모의 생일 파티에서 민서는 드디어 준비한 그림 선물을 당사자에게 건네고, 성모와 친구들은 민서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민서는 성모와 어울릴 수 있음에 설레어 하는 한편, 생일 파티에 빈손으로 왔다는 기영이가 자꾸만 신경 쓰인다. 사실 기영이는 빈손이 아니었다. 민서만이 그 사실을 알아채고, 무리에 섞이는 대신 걸음을 늦추어 기영이와 나란히 걷는다. 두 아이의 마음이 통한 것 같지만, 민서는 기영이에게 친해지자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앞으로는 그림 공책에 기영이만 그릴 것이라고 다짐한다. 외로움을 다스리고 친구에게 다가가는 민서만의 방식인 것이다. 황선미 작가는 작품을 통해 혼자서도 잘 지낼 수 있음을 표현한 동시에, 성모와 같이 남을 잘 웃기고 모두의 관심을 끄는 아이도 사실은 외톨이일 수 있다고 말한다. 혼자가 될까 봐 큰 소리를 내고 관심을 끌려고 애쓸지도 모른다고. 성모와 같은 아이도 외롭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이것 또한 외로움을 다스리는 성모만의 방식일 테다. 『초대받은 아이들』을 다 읽고 나면, 어울림을 처음 배워가는 초등학교 아이들의 서툰 인간 관계 속에서 진정한 친구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게 된다. 이명애 작가의 따뜻하고 섬세한 일러스트 민서는 집요한 관찰력으로 좋아하는 친구의 모습을 그린다. 일러스트를 맡은 이명애 작가는 그런 민서의 시선을 좇아, 성모 및 초대받은 아이들의 역동적이고 활발한 동작과 표정을 생생하게 살렸다. 반면 초대받지 못한 민서는 소극적인 자세와 울적하고 시무룩한 표정으로 그려 냈다. 그리하여 초대받은 아이들과 민서 간의 희비가 더욱 극명하게 비추어 지고, 독자가 민서의 외로운 마음에 더 깊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한다. 물론 좌절을 극복한 민서의 개운한 심리 또한 아름다운 장면으로 묘사되어 있어, 이야기를 더 실감나게 상상하며 읽을 수 있도록 도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