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 바다는 때로는 파랗고, 때로는 남빛이고, 때로는 하얗고 또 때로는 화산암 지대처럼 검어요? 다 똑같은 물인데 왜 언제나 똑같은 색깔이 아니에요?” 알레시가 물었다. “그건 하느님의 뜻이란다. 그 덕분에 뱃사람들이 두려움 없이 바다로 나가야 할 때와 나가지 말아야 할 때를 알 수 있잖니.” 할아버지가 대답했다. --- p.186
“저는 참새가 아니에요. 저것들처럼 동물이 아니라고요! 저는 목줄에 묶인 개처럼 살고 싶지 않아요. 알피오의 당나귀나, 쉴새없이 수차 바퀴를 돌리는 노새처럼 살고 싶지 않아요. 저는 초라한 방에서 굶어 죽고 싶지도 않고 상어에게 잡아먹히고 싶지도 않다고요.” --- p.233
“아니에요! 아니에요! 어머니가 원하지 않으면 떠나지 않겠어요.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그런 말씀 마세요. 좋아요, 모스카의 당나귀처럼 계속해서 일하겠어요. 더이상 마차를 끌 수 없을 때는 구덩이 속에 내던져질 당나귀처럼요. 이제 만족하세요? 그렇게 울지 마세요! 할아버지가 평생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시잖아요? 지금 저렇게 늙으셨는데도 늪에서 빠져나오려고 아직도 똑같이 고생하고 있어요! 우리 운명이 그래요!” --- p.236~237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느토니가 원하는 것은 이것이었다. 배나 집이 도대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또다시 흉어가 닥치고, 콜레라가 퍼지고, 혹은 다른 재난이 닥쳐 집과 배를 잃게 된다면, 예전과 마찬가지로 개미처럼 일을 해야 했다. (……) 느토니는 알고 싶었다. 도대체 왜 이 세상에는 날 때부터 행운을 이고 태어나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인생을 즐기는 사람과,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평생 이를 악물고 마차를 끌어야 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