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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꺼풀 사이로 빠져나가는 저녁처럼

문학의전당 시인선-365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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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8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16쪽 | 176g | 125*204*20mm
ISBN13 9791158966058
ISBN10 1158966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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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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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사람만 보였다

눈부시도록 어여쁜 사람을
까마득한 곳에 남겨두고
천근만근 무거웠다

사람을 깨우기 위해
간지럼을 태우던 손을 잃고
허공을 헤맨다

너무 특별해서

사슴의 눈망울처럼
마음은 더욱 깊어지리라
---「사람을 보내고」중에서

303호 트리플A는 아직 오지 않았다
지친 그늘이 코를 골고
수십 개의 눈들이 번득이더니 앙칼진 울음이 벽을 탄다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난간
비로소 말벌의 비행이 시작되었다
테라스 정수리에 세워진 건축물에 조금씩 금이 간다
트리플A와 늘 어중간했다
쿡쿡 찌르거나 눈빛이 닿았을 때 발톱을 드러내지 않았다
친절하거나 상냥했을 뿐
희미한 불빛이 트리플A의 손바닥에 땀처럼 맺힌다
달리지 않는다고 마음이 없었던 건 아니다
밀물과 썰물의 차이를 고르는 위험한 키질
다시 물길을 지우며 사라졌다 외치는
―네가 좋아
그 뻔뻔한 메아리가 몰려다닌다
그녀의 잔주름이 건조대에서 미역처럼 흐물거린다
기다리는 동안 바다는 여전히 얼굴을 바꿔
리트머스지같이 붉어지다 푸르러지고 돌아눕는다
고백하지 못한 노을이 초경을 치르던 그날처럼 쏟아진다
물기를 날리고 증발하지 못한 트리플A가 지평선으로 줄을 맞춘다
언제나 바라볼 수 있는 거리에서
비밀의 방을 준비한다
새들의 모스부호가 찍히고
트리플A와 나란히 구멍 뚫린 갯벌 위로 신발을 벗고 걷는다
트리플A형은 멸종되지 않으려고 가끔 소주를 마시고
가끔 용감해진다
---「트리플A형의 연애학개론」중에서

종이를 긁는 펜 소리가 귓바퀴를 파고들어요
얼굴은 직사각형의 화면에 숨어 보이지 않아요
낯선 혀들이 파랗게 종이 화분에 돋아나요
남자의 왼쪽에 가방이 입을 열어놓고 있어요
이 나라를 참을 수 없어 떠날 준비를 해요
―청년들아, 분노하라
신문지 활자가 책상 위에서 나를 쳐다보아요
같은 면 지구 반대쪽에서 태극기가 눈물을 삼켜요
청년은 누구를 위해 분노해야 하는 걸까요
우리가 남겨야 할 문장에는 마침표가 없어요
그렇게 믿고 싶어요
얼굴 없는 남자가 노랗게 귀를 막아요
시침 없는 시계가 헐떡이며 분노를 다스려요
---「노란 분노」중에서

늦은 밤 집에 돌아와
목젖을 훑으면
폐부에서부터 그을음이 묻어나왔다

너와의 합선이 남긴 상처였다

사랑, 그 무모함으로
나는 정전되었다
---「정전」중에서

이불 옆에 누운 詩가 태엽을 감는다

잠든 사이 나도 모르게
허벅지 위로 기어 나온 문자벌레가 19금을 펼친다
벗겨진 詩의 허물들이 침대가 휘어지도록 흩어져 있다

식은땀 흘린 얼굴에 환희가 피어오른다
하얗게 구부린 詩 한 줄이
겨드랑이에 구덩이를 파고 살아있음을 알린다

조금 더, 조금만 더
침대 밑에 떨어진 詩의 맛을 본다
싱겁다, 손가락으로 옆구리 찔러 기력을 수혈한다
방안 가득 밤꽃 향이 배인다

‘나는 미쳤다’
‘미쳐서 다행이다’

화냥기 있는 詩를 만나고 싶다
창자 끝에서 쓴물이 올라올 만큼
나의 순결은 이제 갖다 버려야 한다
---「19금 詩의 세계」중에서

다 어디로 간 것일까?
벨소리도 침묵한다
거리에는 이제 자벌레만 꼿꼿이 걸어 다닌다

움직임은 정해진 보도블록만 밟는다
백팩을 메거나 여행용 가방을 들고
영혼을 대여한 행인들 먼 행성으로 가려나 보다

맞은편 은행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피를 저당 잡았을까?
죄수처럼 어깨를 움츠리고 들어간다

통장은 입금에 인색하고 출금만 기억한다
다랑이논처럼 통장을 갈아엎는다
바닥을 드러낸 논바닥은 잔고 없음
맹렬한 기계음만 찍어댄다

카드가 이를 악문다
카드를 많이 긁어 잉크가 말라버리면
손님을 더 이상 구하지 않아도 된다
카드를 많이 긁어 더 이상 긁을 수 없어 막힐 때
누구는 옥상으로 올라갈지도 모른다

지불할 돈이 없는 사람들은
어쩌면 바코드 속에 집을 짓고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손님 구함」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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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유인력 덕에 사람이 허공을 떠돌지 않고 땅에 발을 딛고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은 온갖 잡다한 생각으로 들떠 있기 마련입니다. 들뜬 마음을 살폿 안아 내려앉게 하는 묘책 중 하나가 문학입니다.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마음 가볍게 하기 위해 종교, 철학과 함께 인류의 정신사를 가다듬는 방법으로 문학을 창조했습니다. 시심(詩心)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그러나 시인이란 칭호를 받으려면 참 근사한 그물을 가져야 합니다. 바람은 그물에 걸리지 않지만, 사랑과 용서로 짠 그물에는 바람도 걸려듭니다. 그 그물이 곧 시이고 시인의 혼입니다. 시인 장서영은 바로 그런 그물을 갖고 세상을 다사롭게 하는 시를 짓고, 별을 이고, 달을 품고, 산천을 저으며 곱게 걸어가고 있습니다. 장서영 시인의 첫 시집 『눈꺼풀 사이로 빠져나가는 저녁처럼』 출간을 축하하며 격려 박수를 곱게 보냅니다.
- 김홍신 (소설가)
장서영 시인의 시에 정감과 떨림을 부여하는 것은 에로스적인 감각의 전경화라고 할 수 있다. 이때 자주 등장하는 몸은 기억의 저장소로서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시인은 몸의 결핍을 감각적으로 언어화함으로써 주체와 대상 간의 거리를 좁히는 데 아주 능숙하다. 시인은 “나의 순결은 이제 갖다 버려야 한다”라고 말하지만 그것이야말로 자신이 근본적으로 순결의 편을 지지한다는 뜻이다. 순결의 편에 서야만 “하늘이 너무 맑아 깨뜨릴 뻔한 적이 있다”(「거울」 전문)는 촌철살인의 문장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아프면서도 아름다운 「골목 우화」, 「정전」, 「깨 터는 여자」도 좋고, 하찮은 것들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돋보이는 「돼지감자」도 좋다. 시인이여, 사람이 사는 마을의 골목에서 사람을 바라보는 일을 오래 지속하시기를.
- 안도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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