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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과 새와 소년에 대해

별과 새와 소년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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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8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268g | 128*188*12mm
ISBN13 9791191824285
ISBN10 1191824284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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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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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본을 하나 준비하는 거야. 색은 상관없어. 적당한 길이로 자르기만 하면 돼. 그 리본을 나무에 매어놓는 거지. 그런 다음 소원을 비는 거야. 큰 소리로, 또박또박.
--- p.13

고백하게 해주세요, 좋아하게 해주세요, 제발 부탁드릴게요. 아닌 척하고 싶었지만 희미는 내심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다. 그토록 오랜 시간 알고 지냈음에도 그 소년에게는 여전히 비밀스러운 면모가 있었다.
--- p.16

희미는 순간 마음 깊은 곳에 물방울 하나가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그 파문은 작지 않았다. 고백하지 못한 감정이 가득 차올라 있었으므로. 이미 손쓸 수 없이 넘쳐 흐르기 직전이었다.
--- p.19

민진은 그날 희미를 보면서 감탄하고 말았다. 준후에게 소리를 지르며 엉엉 울던 희미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민진이 희미 앞에서 평소답지 않게 예민하게 굴었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을까? 희미는 의도하지 않았을지 몰라도 그의 솔직함은 민진을 안절부절못하게 만들었다.
--- p.43

소녀들이 묶어놓은 리본들은 하나둘 떨어지는 잎들을 대신해 나무를 지켜주었다. 바람에 맞서 더불어 반짝이며 온기를 보태주었다. 그 리본들은 각기 다른 소원을 담고 있었지만 비는 행위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었다. 기원하는 마음이란 그랬다. 빛이자 온기였다.
--- p.107

민진은 새가 좋았다. 탐조가 좋았다. 새를 관찰할 때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 특히 그랬다. 민진은 발소리를 죽이고 걷는 법과 인내심을 가지고 조금씩 천천히 다가가는 법을 익혔다. 침묵에 익숙해졌다.
--- p.126

“사람 마음을 멋대로 바꿀 수는 없으니까, 그건 옳지 않은 일이잖아요. 그런 건 제대로 된 소원일 수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러니까 제가 정말로 소망하는 건요, 준후를 원래 모습으로 되돌리는 거예요. 잊지 않는 거예요. 상처 입은 일까지 계속 기억하는 거예요.”
---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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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쓴 소설에 넋이 스민다면, 소설의 문장들이 언혼이 된다면, 있으라고 쓰는 것만으로 그 자리에 존재하도록 만드는 마법이 이루어진다면, 독자가 소설에 흠뻑 빠져 그것이 진짜이기를 바란다면, 기원하는 마음이 더해진다면, 뒷이야기를 소망하듯 그려본다면…… 그렇다면 소설 자체도 현실에서 존재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그러한 환상이 세상에 현실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어떻게 단언할 수 있을까.
- 김이삭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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