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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려니 숲의 휘파람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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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8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135*200*20mm
ISBN13 9791168611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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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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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좋아해서 시작한 일이었는데 점점 아이를 돌보는 게 노동처럼 버겁기만 했다. 아이의 공격적인 행동에 대해 조심스럽게 조언을 건네면, 절대 자기 아이는 그럴 리가 없다며 오히려 내가 아이를 싫어한다는 것의 다른 표현이 아닐까 의심했다. 그러고는 원장에게 나에 대한 못마땅한 점을 성토하기도 했다. 이후 나는 아이들의 개별적인 행동 문제에 대해서는 일절 입을 닫았다. 어차피 모두 귀한 아이들이었고 나름 다 잘난 자녀들이었으니까.
---「거짓말의 기원」중에서

돌이켜 보면 아버지 때는 그래도 꿈이라도 꿀 수 있었던 괜찮은 시절이었는지 모른다. 사람들은 인정하지 않았지만 아버지는 꿈에 살고 꿈에 죽었다. 스물아홉, 꿈조차 꾸기 어려운 지금의 나. 오늘만큼은 아버지가 나보다는 행복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려니 숲의 휘파람새」중에서

“상상 속의 아줌마인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아줌마를 만났다고 해. 나에게 소개도 시켜 주던데. 어린이집 엄마들을 자주 본 이후부터인 것 같아. 자기가 친구들과 다르다는 걸 알게 된 듯해. 자기 환경에 대한 객관화랄지, 혹시 말이야, 엄마 생각에 헛것을 보는 걸까? 하하, 내가 미친놈이지, 말을 해 놓고도 너무 나갔나 싶군.”
---「끝나지 않은 약속」중에서

약이나 상담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모든 게 안개처럼 뿌옇기만 했다. 나는 내가 누구인지 잘 모르겠다. 오늘의 내가 어떤 어제를 살았던 인간인지. 엉켜 있는 생각의 덤불 속에 여러 개의 내가 웅크리고 앉아 있다.
---「붉은 벽돌집」중에서

운명은 바꿀 수 없다. 그렇다면 그 운명을 말해 줄 이유도 없다. 운명이 아니라, 그저 앞날을 미리 보고 싶은 거라면 그 역시 별 의미가 없다. 상황에 따라, 의미에 따라, 인간의 미래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으니까. 말해 준들 무엇이 바뀔까. 그럼에도 우리는 다양한 해석의 세계를 통해 용기, 희망, 치유의 기쁨을 얻고 싶어 한다. 어떤 길이, 또 다른 길이 있을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여자가 타로를 치는 건 다만 선택지를 좀 더 폭넓게 보여 주기 위한 것일 뿐이었다.
---「타로텔러」중에서

나는 형 옆에 나란히 누웠다. 잠이 든 형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나는 형이 점점 더 좋아졌다. 동시에 부럽기도 했다. 스물두 살, 기타를 배워 보겠다는 꿈을 가진 나에게 여전히 병화 형은 리치나 커트 코베인, 건즈 앤 로지스 같은 실력 있는 뮤지션과 다름없었다.
---「그룹 헤로인」중에서

“사실 자체는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말이야. 사람들이 어떤 사실을 믿느냐는 거지. 어린 데다 모자란 사람 말을 누가 듣기나 한대? 좀 더 크면 연희 너도 알게 될 거야.”
---「우리 동네 현보」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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