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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8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404쪽 | 506g | 140*202*20mm
ISBN13 9791157413843
ISBN10 1157413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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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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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상한 숲, 길 없는 숲이야! 길인가 하고 가 보면 갑자기 길이 안 보이고, 곧은 길인가 하고 가 보면 어느새 거꾸로 휘어져 있고……. 길이란 게 제멋대로인 그런 숲인걸! 그렇지, 아무리 제멋대로인 길이라고 해도 길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어. 좋아, 그렇다면! 더욱 재미있겠는걸?’ 다물은 점차 이 숲속 길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 p.25

“마고 거인은 아무도 한눈에 만날 수는 없어. 고작 그 손등이나 팔뚝, 발뒤꿈치 같은 것을 간신히 조금씩 알아볼 뿐이지. 하지만 누구나 평생에 한 번, 마고 거인을 만나게 된다면 그 아름다운 모습을 잊지 못하고 가슴에 품고 살아가게 된단다.”
--- p.36

다물은 또래 아이들 가운데서도 퍽 작았다. 볼품없이 대꼬챙이처럼 빼빼 말랐다. 개미같이 잘록한 허리, 야윈 목, 앙상한 어깻죽지, 여치같이 빼쪽하게 마른 팔다리. 뼈마디가 툭툭 보일 정도였다. 거울에 비춰 볼 때마다 다물은 풀이 죽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나뭇가지 위로 멀리 보랏빛 산이 보인다. 산은 소녀의 마음 가까이 다가와 이렇게 일깨웠다. ‘넌 산만큼 클 수는 없어도 마음속에 큰 산을 담을 수는 있어!’
--- p.67

다물은 숲속을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바위 기슭에 붙어서 알록달록 피어난 수많은 꽃, 땅 위로 물결치는 검붉은 나무뿌리들, 관목숲, 덤불숲, 뾰족뾰족 열매 도꼬마리……, 이러한 것들은 어디까지나 이어지고 또 이어졌다. 이 나무 저 나무, 낯익은 나무와 덤불을 살피던 다물은 참으로 놀랐다. 저마다 다른 빛깔을 지닌 녹색의 잔치! 하늘의 별 무리만큼 많았다. 노랑, 연두, 파랑, 초록, 황록, 청록, 백록, 남색……. 아니, 아니! 그보다는……, 노르스름한 녹색, 불그스름한 녹색, 파르스름한 녹색, 거무스름한 녹색, 희끄무레한 녹색, 검붉은 녹색……. 아니, 아니! 맞아! 버들잎 빛, 풀쐐기 빛, 젖은 이끼 빛, 덤불 그늘 빛……. 다물은 온갖 빛깔의 녹색에 이름을 붙여 보며 스스로 놀라워했다. ‘초록은 어떤 물감으로도 만들어 낼 수 없는 빛깔이니까!’
--- p.186

다물은 이 도시의 거짓된 모습을 두 눈으로 낱낱이 보았다. 새소리는 기계로 만든 새가 울며 내는 소리였다. 시들지 않는 꽃에서는 향기가 나지 않았고, 나비 한 마리도 찾아오지 않았다. 죽지 않는 나무는 쇠로 만들어 박아 놓은 뿌리가 없는 나무였다. 숨 쉬지 않으면서 언제까지나 살아 있는 짐승은 유리관 속에 박제된 것이었다. 도시 사람들은 비밀 계산만 하고 바쁘기만 할 뿐 조금도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 pp.253~254

꽃대가 솟듯이, 소년의 마음속에서도 무엇이 쑥 솟았다. 어쩔 수 없이 이 아이가 좋아져 버린 걸 깨달았다. 불같이 화를 내면서 죽을 곳이래도 기어코 와 버린 고집스러운 아이. 고집스러우면서도 그지없이 여리고 따뜻한 아이. 감았다 떴다, 감았다 떴다, 하면서 모든 것이 흥미로운 듯 반짝이는 두 눈. 몹시 엉뚱해서 때론 어디로 가 버릴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아이!
--- p.270

“저길 봐요!” 누군가 외쳤다. “마고예요!” 비록 그 얼굴은 볼 수 없었으나 사람들은 모두 그렇게 알았다. 그 거인은 머리부터 흰 구름옷을 휘감고, 초록빛 우산을 쓰고 있었다. 거인은 한 번 아래를 내려다보더니, 자기의 초록빛 우산을 재미있는 놀이처럼 뱅글뱅글 돌리기 시작했다. 그 우산의 넓이가 자꾸자꾸 넓어지는가 싶더니 거인은 그것을 두 손으로 착 받아 들고는 땅 위로 살며시 내려놓았다. 초록빛 융단은 땅에 닿자마자 보풀보풀 부풀어……, 점차 숲이 되어 펼쳐졌다.
--- p.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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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고의 숲》은 다물이라는 작은 소녀가 숲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마고의 존재를 알게 되고, 숱한 여정과 비현실적 불가사의한 체험을 겪은 뒤 이윽고 세상 끝에서 마고를 만나게 된다는 큰 테두리의 이야기로, 모든 연령의 독자가 읽을 수 있는 판타지이다.
- 이재철 (시인, 아동문학평론가)
《마고의 숲》은 인류 신화 역사를 엮은 작품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상상 고사(古史)의 신화적인 판타지가 장편으로는 처음 쓰였다. 곧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에 버금갈 작업이 되리라 예상해 본다. 한국을 대표하는 장편 판타지 대표작이 될 가능성을 충분히 다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며, 두고두고 한민족 독자들에게 읽히기를 바란다.
- 신세훈 (시인)
장성유의 《마고의 숲》은 ‘본격적이고 독창적인 한국적 환상소설’임이 분명하다. 또한 한국 현대 청소년 문학에서 우리나라 상고사를 바탕으로 쓴, 기념비적인 최초의 장편 판타지이다.
- 이정석 (동시인, 아동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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