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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의 완벽한 휴가

고3의 완벽한 휴가

VivaVivo(비바비보)-22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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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2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360g | 152*210*20mm
ISBN13 9788958075011
ISBN10 895807501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A. J. 베츠 (A. J. Betts)
호주 퀸즐랜드 북단에서 어린 시절을 용과 왕, 머나먼 이국땅이 나오는 이야기책에 빠져서 보냈다. 로알드 달, 수 타운젠드, 더글러스 애덤스 등 좋아하는 작가의 책은 몇 번이고 다시 읽었다. 문턱이 닳도록 드나든 동네 도서관은 최고의 보물창고였다. 재미난 시와 이야기 짓기에 재능을 발견한 것도 이 시절이다. 열두 살 때 처음으로 쓴 「학교에서 보낸 또 하루」라는 시가 어린이 잡지 창간호에 실리기도 했다. 교육학을 전공한 뒤 브리즈번에서 몇 년간 아이들을 가르치다, 배낭 하나와 카메라 하나를 챙겨 들고 돌연 기나긴 세계 유람을 떠났다. 호주로 돌아와서도, 여행은 계속되었다. 자동차로 호주 전국을 일주한 뒤 퍼스에 자리를 잡고 첫 번째 소설 『ShutterSpeed』를 냈다. 『고3의 완벽한 휴가』는 베츠의 두 번째 소설이다. 소설 외에도 여행 칼럼과 스포츠 기사를 비롯해 다양한 글쓰기를 하고 있다. 오늘도 퍼스의 바닷가에서 살며 사진을 찍고, 고래를 구경하고, 머핀을 굽고, 주말이면 자전거를 타러 나간다. 물론 여전히 시도 쓴다.
역자 : 서소울
동국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영어월간지 기자 생활을 거쳐,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모든 일의 발단은, 고양이』,『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피터팬』,『경쟁의 역설』,『뷰티풀 보이』,『아버지의 오래된 숲』 등이 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수전이 머리를 창문에 기댄다. “지금 한창 바쁜 때라는 거 알잖아.”
“그럼 내 시험은요? 그건 아무것도 아니에요? 1년 내내 열심히 준비해 왔는데, 재수 없는 머핀 때문에 이제 말짱 꽝이 될 판인 나는요?”
“올리버, 그 재수 없는 머핀 덕분에 이만큼 먹고살고 있는 거잖아.”
올리버는 관자놀이가 빠르게 뛰고 있지만 멈출 수가 없다.
“그래서 우리보다 머핀이 더 중요한 거네요. 그래서 나는 공부해야 할 시간에 애를 보고요. 빌어먹을, 피곤해 죽겠다고요! 엄마는 아침에 머핀 굽고, 배달하고, 다시 굽고, 배달하고, 그러다 오후에 잠깐 눈이라도 붙이지. 난 언제 자냐고? 눈에 불을 켜고 공부해도 모자랄 판에 피곤해 미치겠다고! 여기다 난 과외도 안 받아!”
“우리 형편 몰라서 그래?” 일말의 죄책감도, 망설임도 없이 반문한다. “엄만 싱글맘이야, 올리버. 그게 얼마나 힘든 건지 아니?”
“세상에 싱글맘이 엄마 혼자예요? 아버지였으면 이러지 않았을 거예요.”
--- p.24

지난 7년 동안 올리버는 생활인으로서의 아버지 모습을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어쩌다 한 번씩 퍼스로 자식들을 만나러 온 아버지가 이토록 먼 곳에 있는, 간이 부엌과 손때 낀 토스터기밖에 없는 오두막집으로 돌아가는 줄은 정말 몰랐다. 연민인지 슬픔인지 올리버는 먹먹해졌다.
--- p.88

“여긴 도시의 허세나 포장이 없어. 그냥 살아가는 게 다야. 노인들은 나를 보면 늘 반가워해. 커피가 맛있다고 좋아하고, 어딜 가면 간다고 좋아해. 퍼스에 정말로 행복해 보이는 얼굴을 하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나이를 먹으면 행복해지는 거예요?”
“행복해진다기보다 그렇게 될지 말지 선택하게 되는 거겠지. 여기저기 쑤시고 아프다고 끙끙거리고 푸념할 수도 있어. 실제로 그런 사람도 많고. 그런데 여기 사는 대부분의 노인들은 ‘지랄염병, 뭔 대수야, 이렇게 살아 있음 됐지.’ 해 버려. 그러곤 세상에서 제일 운 좋은 사람인 양 하루하루를 보내는 거지.”
짐은 술잔을 휘휘 돌리며 방금 자신이 한 말을 곰곰이 반추했다. “올, 인생은 한 번뿐이야.”
“알아요. 그래서 망치고 싶지 않은 거예요.”
짐이 훅 웃음을 터뜨렸다. “그럴 일은 없어, 우리 모두. 나라면 돈을 쫓진 않을 거야.”
--- p.155-156

“요리 잘하네.”
“그렇게 어려운 거 아냐.”
“어렵지 않을지 몰라도 네가 만든 머핀을 먹으면서 지금 할머니들은 행복해하고 있어. 그것도 중요한 거야.”
올리버는 어깨를 들썩거리기만 했다. 에마의 말에 이제 토 같은 거 달 엄두가 나지 않는 데다, 그런다고 진실은 변치 않는다. 머핀은 그저 머핀일 뿐이다.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다. 엄마가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지금껏 봐 왔다. 꼭두새벽부터 밀가루를 뒤집어쓰고 머핀 한 개당 50센트를 벌기 위해 거래처 비위를 맞추려고 애쓴다. 그렇게 동전이 쌓이면 종류별로 분류하고 담아서 은행에 가져간다. 올리버는 그것으로 성에 차지 않는다. 적어도 올리버는 그렇다. 친구들 부모님처럼 어엿한 커리어를 갖고 싶다.

--- p.216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대입시험을 앞두고 올리버의 세계는 흔들리기 시작한다. 원하는 대학에 가고 꿈의 직업을 갖기 위해서는 평균 80%를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혼 후 머핀 사업을 시작한 엄마는 이제 막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어 올리버를 챙겨 줄 여력이 없고, 어린 두 동생의 뒤치다꺼리는 여전히 올리버의 몫이다. 올리버는 밀가루 안개에 뒤덮인 집과 과외 한번 받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를 생각할 때마다 폭발하기 직전이다. 시험까지 딱 일주일. 그동안 공부만 할 수 있다면! 하고 간절히 바란다.

그런 그에게 해변가에 위치한 조그만 마을에서 지낼 수 있는 꿈만 같은 길이 열렸다! 레저센터에서 관리인으로 살아가는 아빠에게 가 있게 된 것이다. 호젓한 곳에서 공부만 하면 된다는 기대감에 아빠와 어색한 합숙을 시작하지만 그곳은 낯설기만 하다. 사람들은 잘나가는 삶을 동경하지도 않고, 멋들어진 자신의 인생계획을 대견해하지도 않는다. 올리버는 당연시했던 생각과 행동들이 하나도 먹히지 않고, 오히려 ‘유별난 고3’ 취급까지 받는 것에 화가 난다. 그러나 아프면 아픈 대로, 못하면 못하는 대로 주어진 상황에서 행복을 선택하는 사람들, 커피 한잔의 즐거움을 알고, 세상에서 가장 운 좋은 사람인 양 살아가는 그곳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자신의 세계가 점점 확장되어 가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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