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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 벼리의 별

단비청소년문학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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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9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188쪽 | 316g | 150*210*12mm
ISBN13 9788963013190
ISBN10 8963013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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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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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혼자가 되었다. 어머니의 말대로 어떻게든 살아내려 했으나 쉬운 일이 아니었다. 혈혈단신인 내게 세상은 버거웠다. 들은 것 없는 가벼운 봇짐을 들고 있으니 그저 막막할 뿐이었다.
--- p.29

노비인 어머니는 자유롭지 않았다. 어머니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양인이 된 내가 잘 살아내는 것, 내 밥벌이를 하는 것. 어머니는 그것이면 된다고 했다. 잘 살아내는 게 무언지 모르지만, 그 대신 밥벌이는 근근이 하고 있었다. 그것으로 얼마간의 돈을 모아 어머니에게 드리는 것이 유일한 기쁨이었다.
--- p.33

출세라니, 천민이었던 나에게는 언감생심이었다. 먹고 살기 위해 학당에 들어온 후 배움이든 일이든 그저 주어진 대로만 했다. 그런데 솔깃했다. 마음먹기에 따라 잘 먹고 잘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생겼다. 지금껏 감히 상상조차 하지 않던 일이었다. 내 눈으로 보고 들은 역관의 이야기가 마음에 소용돌이를 일으켜 가슴이 두근거렸다.
--- pp.49~50

통변가가 되기로 마음먹고 나니 조금 전과는 다른 기분이었다. 커다란 돈주머니 속에 밑천이 차곡차곡 쌓이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모은 단어로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하며 통변할 날을 그려 보니 두근두근했다.
--- pp.68~69

공들인 보람이 느껴지는, 고대하던 말이었다. 잉글리시를 배우는 사람들이 이 자전으로 공부한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해졌다. 그것은 단순히 돈을 버는 것으로는 가질 수 없는 그 이상의 감정이었다.
--- p.140

어머니의 면천을 청하던 날 아기씨의 눈빛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이제는 면천에 대한 희망을 버려야 했다. 그런데 쉽지 않았다. 그러려면 시간이 필요했다.
--- p.148

미리견에 가겠냐는 그녀의 말이 실없어 눈이 휘둥그레졌다. 한양 땅을 벗어난 적조차 없는 내게 터무니없는 소리였다. 하지만 상상은 환술 같았다. 배를 타고, 짙은 하늘 같다던 바다를 누리며 미리견이라는 땅에 발을 딛게 해 주었다.
--- p.151

삼 년 전, 처음 김 대감 댁을 나올 때는 두렵기만 했는데, 조선을 떠나는 지금은 두려우면서도 설렜다. 그것만으로도 한 뼘 자란 느낌이었다.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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