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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친절한 거짓말

: 총리가 된 하녀의 특별한 선택

리뷰 총점9.5 리뷰 25건 | 판매지수 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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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9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544쪽 | 618g | 128*197*35mm
ISBN13 9791171210053
ISBN10 1171210051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인증번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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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총리는 거대한 성곽도시인 프래스토를 지배한다. 공장 굴뚝이 빽빽한 숲을 이루고 길거리는 온통 검댕으로 그을린 도시다. 하지만 그의 왕국은 프래스토만이 아니다. 그보다 훨씬 넓다. 도시의 고대 성곽 너머, 퍼르카강 유역 전역은 물론, 아팔리아의 모든 절벽과 숲, 습지와 농장까지 모두 이 최고 통치자가 지배하는 지역이다. 상원의원들은 허리를 굽히지는 않았지만 넓디넓은 소파에 앉아 있는 왜소한 여인을 향한 존경심을 숙인 어깨로 보여주었다. 몸집은 작아도 총리는 두려움과 존경을 동시에 받았다. 어쨌든 의원들 역시 기상예보국 사람들이 도착했는지 간절히 알고 싶은 눈치였다. 의원 하나가 감히 초조한 마음을 드러냈다. “비상사태를 선언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총리님?”
---「제1장 - 날씨가 좋거나 나쁘거나」중에서

티모르는 글로리아와 한참 눈이 마주쳤다. 창백하고 푸른 그 눈빛 앞에서 글로리아는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 마치 압정처럼 그 자리에 꽂아두는 듯한 시선이었다. 게다가 그 눈빛은 글로리아에게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너무나 분명하게 알리고 있었다.
“베일을 쓰고, ‘네가’ 여기 잠깐 앉아야겠다.”
“안 돼요! 아니요, 못해요! 저는 아직 열다섯 살이라고요.”
“그래, 그래서 몸집이 작잖아. 딱 총리처럼.”
“제게는 총리님처럼 보이는 구석이 하나도 없는걸요! 제 머리카락을 보세요. 총리님 머리카락보다 훨씬 두껍다고요!”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야!”
“제 머리카락은요?”
“그… 속임수를 쓰자.”
“뭐라고요?”
“네가 ‘행세’를 하는 거야. 흉내만 내면 된다. 총리가 된 척을 해보는 거야…. 목소리는 충분히 따라 할 수 있어.”
---「제3장 - 확실히 좋은 날」중에서

하인즈는 홀로 남겨졌다. 강아지 시절 강제로 엄마와 떨어져야 했을 때 하인즈는 일주일을 울었다. 하지만 클렘을 만나며 치유되었다. 지금 하인즈는 지붕에 앉아 갈색 물결 저 먼 곳을 내다보고 있다. 바람이 아무리 불어와도 클렘의 냄새는 실려오지 않았다. 구조대가 올 것이라는 확신 또한 찾아오지 않았다. 유일한 친구인 그 소년을 다시 찾는 것 말고 다른 선택을 할 수가 없었다. 외로운 감정과 추위 때문에 계획을 세우기가 점점 더 어려워졌지만 머지않아 마음속에 잠들어 있던 기지가 다시 살아나 올바른 순서로 일을 해나갈 것이다. 본능은 어떻게든 클렘에게로 이끌 것이다. 꼭 그래야만 한다.
---「제6장 - 지붕 위의 밤」중에서

“어떻게 됐어요? 총리님이 잘못된 안경을 썼다고 증언하셨어요?” 글로리아가 물었지만 티모르는 그 어떤 것도 설명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했다. 보고서를 보여주는 것도, 아내의 거짓말에 대해 변명하는 것도, 아니면 결백한 기상학자들을 구하는 것도, 그 어느 것도 하지 못했다. 〈더 보이스〉에 착오가 있었던 것이 분명해 보였다. “재판은 ‘어제’ 열렸다더구나.” 심지어 재소자들을 법정에 세우지도 않았다. 그들은 죄를 인정할 때만 감옥에서 나올 수 있었고 그들을 변호해주는 사람 또한 아무도 없었다. 그들이 자리에 없을 때 선고가 내려졌고 결국 그들은 15년 중노동형을 받았다.
(…)
15년이라니! 그 긴 시간을 보내는 최선의 방안은 잠을 자는 것뿐이다. 하지만 교도관이 그들을 깨울 게 뻔했고 선고받은 ‘중노동’도 해야 하니. 지금 글로리아만큼이나 그 날씨 담당자들도 잠들기 어려울 것이다. 총리님의 모자와 옷은 문 뒤의 고리에 고요하고 오싹하게 걸려 있었다. “무언가를 할 결심이 섰다면, ‘당신’은 분명히 해낼 수 있어요.” 글로리아는 문에 걸려 있는 그 인물에게 말했다.
---「제16장 - 판결의 날」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제조 공장을 다섯 개나 가진 성곽도시 프래스토는 위기에 처했다. 두 달 동안 내린 비로 산업의 주축인 공장이 침수되어 도시 사람 대부분이 보수도 없이 밤낮으로 물을 퍼내는 중이고, 수위가 높아진 강물은 성벽을 부술 듯이 거칠다. 혼란과 불안 속에서 진짜 총리가 시찰을 핑계로 도망치자 그 남편 티모르는 도시의 혼란을 막기 위해 하녀 글로리아를 총리로 분장시킨다. 처음에는 들킬까 봐 떨기만 했던 글로리아는 진짜 총리에게는 없던, 자신만의 따뜻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그러나 누군가 가짜뉴스와 정보 조작으로 상황을 글로리아의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이끌고, 프래스토 사람들의 왜곡된 분노와 공포는 차곡차곡 쌓여만 간다. 한편, 프래스토 북쪽에서는 홍수 때문에 가족과 헤어진 개 하인즈가 험난한 여정을 시작한다. 자연의 일부인 동물에게도 가혹한 나날, 하인즈는 사람에게 상처받기도 하고 위로받기도 하며 강을 따라 남쪽으로 나아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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