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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우리말을 모른다 (문법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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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88쪽 | 586g | 140*210*25mm
ISBN13 9788954799522
ISBN10 8954799523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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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1부. 말법을 알아야 우리말 달인이 될 수 있다

보조개는 패이지 않는다 / 하늘은 개이지 않는다 / 살을 에고, 살이 에이는 / 설레이는 마음은 없다 / 곰팽이는 정말 싫어 / ‘애기’도 없고, ‘애비?에미’도 없다 / 빨갱이는 되는데, 노랭이는 왜 안 돼? / 머리끄뎅이는 잡는 게 아니다 / 뒷쪽 마당엔 마굿간이 없다 / 윗옷을 벗으니 웃통이 드러났다 / 수캐와 수고양이의 싸움 / 깨끗이 쓸고 꼼꼼히 닦자 / 돈에 급급하는 사람은 되지 말자 / 걸맞은 자리에 알맞은 사람이 되자 / ‘맞어 맞어’… 맞기는 뭐가 맞아! / 부끄러운 ‘자랑스런’ / 졸립지 마라 / 성냥 개피로는 막을 수 없는 추위 / ‘어서 오십시요’는 아첨하는 말 / 할아버지의 말씀은 계시지 않는다 / 높인다고 다 존대는 아니다 / 초생달은 뜨지 않는다 / 금슬 좋은 부부는 없다 / 승낙하도록 허락해 주세요 / 세상에 ‘녹슬은 기찻길’은 없다 / 땀에 절은 유니폼도 없다 / ‘알다’는 앎, ‘살다’는 삶, 그러면 ‘만들다’는? / 정말 뗄래야 뗄 수 없다 / 몸을 추슬르는 일은 부질없다 / 길다란 줄 뒤에는 서지 마라 / 양성은 양성끼리, 음성은 음성끼리, 그러나… / 헤롱헤롱거리지 마라 / 새는 푸드득 날지 않는다 / 아동바동하지 말고, 오도방정도 떨지 마라 / 넹큼 고치슈! 닁큼 닐리리로 고치슈! / 일을 서둔 것은 서툴렀기 때문이다 / 게 섯거라, 당신이라면 서겠소? / ‘유관순 열사’를 류관순으로는 못 쓴다 / 선동열? 선동렬? / 북한도 한글맞춤법을 따라야 한다 / 연록은 있어도 연록색은 없다 / 연육교는 건너지 못한다 / 쥐어 준 돈은 못 받는다 / 산성비에 머리가 벗겨지지는 않는다 /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 달라고? 에이~ 바보! / 라면과 몸은 불지 않는다 / ‘-습니다’도 모르던 대통령 / 있슴은 없고, 있음만 있다 / ‘선동열 있음에’는 틀린 말 / 바람을 피지 마라 / 우리말 좀 안다고 으시대지 맙시다 / 뚝배기에 담긴 곱빼기 / 선배 등쌀에 찌푸려지는 후배의 눈살 / 반말짓거리는 하지 마라 / 물은 물이요, 산은 산이오 / 산이에요? 뫼예요? / 그리고 나서 할 것은 별로 없다 / 우리를 자유케 하는 것은 없다 / 진실된 마음도 없다 / 삼가하지 말고, 서슴치도 마라 / 하렸다? 하렷다! / 너네도 없고, 지네도 없다 / 나를 잡아 잡수? 뭘 잡숴! / ‘놀자구려’ 했더니 ‘살 만하구먼’ 하대 / 같은 듯 다른 숟가락과 젓가락 / 팔힘 센 사람은 없다 / 개구진 아이는 없다 / ‘7부 바지’는 못 입는다? / 끄들리며 살지 말자 / ‘비러먹다’와 ‘빌어먹다’는 달라야 한다 / 대빵 크고, 딥다 힘들다 / 존망과 존폐는 위협받지 않는다 / 진위 여부를 물으면 헷갈린다 / 누구에게도 생사여탈권은 없다 / 남을 놀래키지 마라 / 태풍은 절대 비켜 가지 않는다 / 까칠한 사람을 싫어하는 까슬까슬한 국어사전 / 굳은살은 배기지도 박히지도 않는다 / 화는 삭이고, 김치는 삭히고 / ‘하’는 되, ‘해’는 돼 / ‘않다’는 ‘-지’하고만 논다 / 금방 왔는데, 벌써 간대 / 날개와 가시는 돋히지 않는다 / 깜박이 켜고 끼어들어도 소용없다 / 함박 웃지 말고 함빡 웃으세요 / 품사를 알면 우리말 공부가 쉬워진다 / ‘알아야 면장을 한다’의 면장은 무엇? / ‘따라지’는 있어도 ‘싸가지’는 없다 / 명량해전에 나팔은 없었다 / ‘탄신일’은 안 돼도 ‘석가탄신일’은 되는 까닭은? / 여지껏 안 된 일은 앞으로도 안 된다 / 아무도 모르는 표준어 ‘괴까다롭다’ / 윗사람에게 ‘수고하다’는 삼가세요 / 사람에게 쓰는 말과 동물에게 쓰는 말은 다르다

2부. 버려야 할 일본말 찌꺼기, 품어야 할 일본식 우리말

‘민비 시해’는 역적이나 쓰는 말 / 우리나라는 해방된 게 아니다 / 을사오적이 만든 말 ‘한일합방’ / 식민지배 세월은 36년이 아니다 / 이조백자는 멋이 없다 / 기라성 같은 사람은 없다 / 피해자를 두 번 울리는 ‘종군위안부’ / 정말 다른 일본과 한국의 ‘18’ / 우리나라에는 없는 ‘고수부지’ / 윤중로에는 사쿠라꽃이 핀다 / 군대 속 일본어 잔재들 / 야지 놓지 마라 / 넘쳐나는 일본식 외래어 표기 / 그 밖에 버려야 할 일본말 찌꺼기

3부. 띄어쓰기가 발라야 문장의 의미가 통한다

‘커녕’은 무조건 붙여라 / 시간이 흐른 ‘지’는 띄어 쓴다 / 붙여 쓰는 ‘만’과 띄어 쓰는 ‘만’ / ‘-어(-아)하다’는 붙여 쓴다 / ‘내가 먹을걸’과 ‘내게 먹을 걸 다오’의 차이 / 삼촌 댁에서 삼촌댁을 뵈었다 / ‘도로상’이든 ‘인터넷상’이든 무조건 붙여라 / ‘띄어쓰기’만 붙여 쓰는 이유 / ‘노래하다’는 붙이고, ‘음악 하다’는 띄고 / 꼭 붙여 써야 하는 ‘-ㄹ라치면’ ‘-ㄹ망정’ ‘-ㄹ뿐더러’ ‘-ㄹ수록’ / 다른 말로 바꿀 수 있는 ‘데’는 띄어 쓴다 / 정말 어려운 ‘잘하다’의 띄어쓰기 / ‘못생겼다’는 붙이고 ‘못 먹는다’는 띈다 / 죽 끓듯 하는 ‘듯’의 띄어쓰기 / 일이 ‘안 돼’ 얼굴이 ‘안돼’ 보인다 / ‘적’으로 대신할 수 있는 ‘바’ / 마침표 뒤의 ‘이 외’는 띄어 쓴다 / 이틀간 오간 서울~부산 간 / 첫사랑은 붙이고, 첫 대면은 띈다 / ‘있다’와 ‘없다’의 띄어쓰기 / 오늘따라 너 따라 가고 싶다 / ‘및’과 ‘등’은 무조건 띈다 / 하늘 같은 부모님의 주옥같은 말씀 / 너같이 나와 같이 갈 친구가 필요해 / 바뀔 것이 분명한 ‘받다’의 띄어쓰기

4부. 외래어표기법, 아는 만큼 바르게 쓸 수 있다

표기 규정을 배우되 규정의 노예는 되지 말자 / 어르신은 ‘노털’이 아니다 / 받침으로는 7가지만 쓴다 / 된소리는 가급적 쓰지 않는다 / 모음도 단순화한다 / 비슷한 소릿값의 자음이 겹치는 것을 싫어한다 / 일본어에서는 어두에 거센소리를 못 쓴다 / 중국어 표기에서는 신해혁명이 중요하다 / ‘R’은 ‘알’도 되고 ‘아르’도 된다 / 복수를 나타내는 ‘S’는 ‘스’로 적는다 / 자주 틀리는 외래어 모음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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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랑을 받는 대상’이라는 의미로 우리가 흔히 ‘아이돌(idol)’이라고 쓰는 말의 바른 외래어 표기는 ‘아이들’입니다. 이 단어의 발음기호가 ['aIdl]이거든요. 이 때문에 2000년대 초반까지도 적잖은 언론이 ‘아이들’로 썼습니다. 저 역시 그때는 ‘아이돌’이 아니라 ‘아이들’로 써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너나없이 ‘아이돌’로 쓰므로 국립국어원도 ‘아이돌’을 묵인(?)하고 있습니다.
외래어 표기에는 이런 것이 참 많습니다. 사람들이 실제 사용하는 것과 표기 규정 사이에 괴리가 심한 말들이요. 뒤에 가서 외래어표기법을 설명하면서 좀 더 자세히 얘기하겠지만, 실생활에서 외래어표기법대로 쓰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릅니다. 표기법에 맞게 쓰는 일이 되레 소통을 방해할 수 있거든요. 따라서 외래어표기법은 규정을 정확히 따를 때와 그렇지 않고 ‘소통’에 더 신경 써야 할 때를 구분해 적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p.25

이 ‘풋나기’가 ‘이 모음 역행동화’를 인정받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풋나기’가 아니라 ‘풋내기’가 바른말이라는 얘기죠. 새내기, 서울내기, 여간내기, 신출내기 등에 두루 쓰이는 ‘-내기’는 원래 ‘나다’에서 온 말이니 ‘나기’로 쓰는 것이 합당합니다. 오래전부터 그렇게 써 오기도 했고요.그런데 사람들이 하도 ‘-나기’를 ‘-내기’로 소리 내는 바람에 1988년 표준어규정을 정하면서 아예 ‘-나기’ 꼴을 버리고 ‘-내기’ 따위로만 쓰도록 했습니다.
--- p.32

자, 다음의 네 낱말을 여러분이 한번 소리 내 보세요.
‘머리기름’ ‘머리기사’ ‘머리그림’ ‘머리글’!
이들 말 중에서 뒷소리의 ㄱ이 ㄲ으로 소리 나는 말에 사이시옷을 넣어야 하는데, 어느 말에 사이시옷이 들어갈 것 같은가요? 모르시겠죠? 사실 저도 처음에는 몰랐습니다. 자주 틀리고 나서 국어사전을 뒤진 뒤에 겨우 알았습니다. 정답은 [머리끼름] [머리-기사] [머리끄림] [머리-글]입니다. ‘머릿기름’과 ‘머릿그림’에만 사이시옷을 받쳐 적습니다.
--- p.40

‘웃옷’과 ‘윗옷’은 둘 다 맞는 표기이지만 의미가 다릅니다. 어느 말이 틀린 것이 아니라, 의미에 따라 구분해 써야 하는 말인 거죠. ‘윗옷’은 아래옷(치마·바지)에 대립되는 상의(上衣)를 나타낼 때, ‘웃옷’은 위에나 거죽에 입는 겉옷을 뜻할 때 쓴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와이셔츠는 ‘윗옷’이고, 바바리코트는 ‘웃옷’입니다.
자, 지금까지 한 얘기를 정리하면 ▲‘윗’과 ‘웃’이 헷갈리는 말 가운데 대부분은 ‘윗’으로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쓰는, ‘웃’이 붙는 말은 웃돈·웃어른·웃거름·웃통 등 몇 개에 불과하며 ▲된소리나 거센소리 앞에서는 ‘위’(위치마, 위팔, 위턱, 위쪽)로 적는다는 겁니다. 아시겠죠?
--- p.51

우리가 흔히 말하고 자주 듣는 말인데, 막상 그것을 글자로 적으려면 어떻게 써야 할지 헷갈리는 말이 적지 않습니다. 흔히 ‘게 섯거라’로 쓰는 말도 그중 하나입니다. 이 표현은 신문에서 기사 제목으로도 자주 쓰이는데, “쿠팡 게 섯거라… 큐텐, 위메프 전격 인수” 등처럼 잘못 쓰는 일이 흔합니다. 또 이를 ‘계 섯거라’나 ‘개 섯거라’로 쓰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게 섯거라’ ‘계 섯거라’ ‘개 섯거라’는 모두 바른말이 아닙니다.
우선 ‘게’ ‘계’ ‘개’ 중에서는 ‘게’만 바르게 적은 겁니다. ‘게’가 ‘거기’의 준말이거든요. 그리고 ‘섯거라’는 ‘섰거라’로 써야 합니다. 이때의 ‘섰거라’는 ‘서 있거라’가 줄어든 형태입니다. (…)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무엇을 주면서 하는 말”인 ‘옜소’도 똑같습니다. ‘예(‘여기’의 준말) 있소’의 준말이므로 ‘옛소’로 쓰지 말고 반드시 ‘옜소’로 적어야 합니다.
어때요? 머릿속에 뭔가 찡~ 하고 흐르는 게 있죠? 우리말 공부는 이렇게 해야 합니다. 단어 하나하나를 외우면 괜히 머리만 아픕니다. 그보다는 말의 원리를 찾고, 한글맞춤법과 표준어규정을 만든 개념을 파악해 그것을 깨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 p.108-110

“물에 젖어서 부피가 커지다”라거나 “분량이나 수효가 많아지다”라는 뜻의 말은 ‘불다’가 아니라 ‘붇다’입니다. 그런데 ‘붇다’를 비롯해 ‘묻다’ ‘듣다’ ‘걷다’ 등처럼 어간 말음에 ‘ㄷ’ 받침이 있는 말은 활용할 때 특이한 형태를 띱니다. 모음으로 시작되는 어미 앞에서 ‘ㄷ’이 ‘ㄹ’로 변하는 것이죠. “그에게 물었다(묻다)” “그런 소리를 들으니(듣다) 기분이 나쁘다” “그 길을 걸은(걷다) 적 있다” 따위처럼 쓰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저 앞에서 예로 든 “몸이 많이 불었다” “체중이 불어 걱정이다” 등의 ‘불었다’와 ‘불어’는 바른말입니다. ‘불은 몸’으로 쓸 수도 있고요.
하지만 자음 앞에서는 ‘ㄷ’이 ‘ㄹ’로 바뀌지 않습니다. “묻지 않았다” “듣고 있다” “2시간 걷자니 다리가 아프다” 등처럼 ‘ㄷ’ 받침이 그대로 쓰입니다. 따라서 “몸이 불고 있어요” “체중이 불지 않아요” 따위처럼 쓰지 못합니다. “몸이 붇고 있어요” “체중이 붇지 않아요”로 써야 하죠. ‘묻고 있어요’를 ‘물고 있어요’로, ‘듣지 않아요’를 ‘들지 않아요’로 쓸 수는 없잖아요.
--- p.135-136

이때의 ‘우’는 “일부 동사 어간 뒤에 붙어 사동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입니다. 여기서 사동접미사가 어쩌고저쩌고하면 머리만 아플 테니까 그냥 건너뛰고, 이것 하나만 알아 두세요. ‘피다’ 앞에는 목적어가 오지 못하지만, ‘피우다’ 앞에는 꼭 목적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러면 ‘바람을’ 뒤에는 ‘피고’와 ‘피우고’ 중 뭐가 와야 할까요? 그렇죠! 당연히 ‘피우고’가 와야 합니다. ‘담배를’ 뒤에도 마찬가지고요. 따라서 “바람(을) 피다 걸렸다”나 “담배(를) 한 대 피고 올게”의 ‘피다’ ‘피고’는 ‘피우다’ ‘피우고’로 써야 합니다. 특히 ‘바람피우다’는 그 자체로 하나의 동사이므로, 동사적 용법으로 사용할 때는 ‘바람 피우고’처럼 띄어 쓰지 말고 ‘바람피우고’로 붙여 써야 합니다.
--- p.144

‘뚝배기’와 ‘곱빼기’가 ‘-배기’와 ‘빼기’로 표기가 달라지는 것도 된소리 규정과 관련이 있습니다. ‘뚝배기’는 ‘뚝’과 ‘배기’로 나누어지지 않는 ‘한 단어’로 보고, ‘곱빼기’는 ‘곱+빼기’ 꼴로 보는 거죠.
우리말에서 ‘뚝’은 “울음을 뚝 그쳐라” “물이 뚝 끊겼다” 등처럼 부사로는 홀로 쓰이지만, 명사로는 홀로 쓰이지 않습니다. 흔히 ‘강둑’ 따위를 얘기하면서 쓰는 ‘뚝’은 ‘둑’을 잘못 쓴 말입니다. 즉 ‘뚝배기’는 한 단어이므로, 저 앞에서 말한 1단계 ②의 규정에 따라 ‘뚝배기’로 적습니다.
하지만 ‘곱빼기’는 다릅니다. 우선 ‘곱’은 여러분도 다 알다시피 홀로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거기에 “‘그런 특성이 있는 사람이나 물건’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또는 “‘비하’의 뜻을 나타내는 접미사”로 쓰이는 ‘-빼기’가 붙어서 만들어진 말이 ‘곱빼기’입니다. ‘곱빼기’와 같은 유형의 말로는 ‘밥빼기’와 ‘악착빼기’도 있습니다. 이들 말도 앞말의 받침이 ‘ㄱ’과 ‘ㅂ’이지만 한 형태소의 말이 아니므로 각각의 형태소를 밝혀 ‘밥빼기’와 ‘악착빼기’로 적는 것입니다.
--- p.150

형태소란 “뜻을 가진 가장 작은 말의 단위”입니다. 여기서 “뜻을 가졌다”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오빠에서 ‘오’나 ‘빠’는 무슨 뜻이죠? 뜻이 없죠. 그러니까 이때의 ‘오’와 ‘빠’는 형태소가 아닙니다. ‘오빠’가 형태소인 겁니다.잔뜩, 글썽, 움찔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잔과 뜩, 글과 썽, 움과 찔로 나뉠 수 있나요? 그럴 수는 없죠. 그러니까 잔뜩, 글썽, 움찔 등은 그 말 자체가 한 형태소입니다.
--- p.151

흔히들 “반말을 하는 일”을 ‘반말하는 짓’으로 생각하고, 그런 ‘반말짓’에다 ‘-거리’를 붙여 ‘반말짓거리’로 쓰는 듯한데, 이는 바른말이 아닙니다. ‘욕지거리’처럼 ‘반말지거리’로 써야 합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을 비롯한 모든 국어사전에도 “반말로 함부로 지껄이는 일. 또는 그런 말투”를 뜻하는 말로 ‘반말지거리’가 올라 있습니다. 아울러 “반말하는 짓”을 뜻하는 말은 ‘반말짓’이 아니라 ‘반말질’입니다. 여기서 ‘-질’은 “(일부 명사 뒤에 붙어) ‘그런 일’ 또는 ‘그런 행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랍니다. 주먹질, 싸움질, 뒷걸음질 등에 붙어 있는 ‘-질’이 모두 그런 ‘-질’이죠.
--- p.154

띄어쓰기가 어려운 것은 한글맞춤법으로 정해 놓은 규정이 아주 미흡한 데다 관용으로 처리되는 낱말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똑같은 낱말이 문장에서의 역할이나 의미에 따라 붙기도 하고 떨어지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나는 찌그러진 달보다 둥근 달이 더 좋아”라고 할 때는 ‘둥근’과 ‘달’을 띄어 써야 맞지만, “산 너머로 둥근달이 떠올랐다”라고 할 때에는 ‘둥근’과 ‘달’을 붙여 쓸 수도 있습니다. 국어사전에 “음력 보름을 전후해 둥그렇게 된 달”이라는 의미로 ‘둥근달’이 표제어로 올라 있기 때문이죠. 이때의 ‘둥근달’은 ‘찐빵’처럼 그 상태로 명사입니다.
--- p.293

‘커녕’이라는 글자를 쓸 때는 무조건 앞말과 붙여 써야 합니다. 이유는 물을 것도 없습니다. 어떤 경우든 붙여 쓰면 그게 제대로 쓴 거니까요. ‘사랑은 커녕’처럼 ‘커녕’ 앞에 ‘은’이나 ‘는’이 오면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띄어 쓰는데, 실제는 ‘은커녕’ ‘는커녕’이 하나의 말(조사)이랍니다.
--- p.300

할지 말지, 주울지 버릴지 등처럼 ‘-지’ 앞에 ‘ㄹ’ 있으면 그것은 무조건 어미라는 소리입니다. ‘-ㄹ지(-을지)’가요. 그러니 무조건 붙여 써야 하죠. 문제는 ‘-ㄴ지(-은지 / -는지)’인데, 이것 역시 하나만 알면 됩니다. 시간의 경과를 나타낼 때는 ‘ㄴ 지’로 띄어 쓰고, 그렇지 않다면 ‘ㄴ지’를 붙여 쓰라는 겁니다. “집을 산 지 5년은 됐다”와 “꽁치를 왜 샀는지 모르겠다”처럼요.
--- p.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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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꼽’이 맞을까, ‘눈곱’이 맞을까?
왜 어떤 말은 표준어가 되고, 어떤 말은 되지 못할까?
원리를 이해하면 쉬워지는 문법 공부의 마법


저자 엄민용은 〈표준국어대사전〉, 중학교 교과서,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실의 설명문 등에서 오류를 찾아내는 작업을 통해 그 공을 인정받아 한국어문상 대상(문화관광부 장관상)을 2회 수상했다. 〈건방진 우리말 달인〉 시리즈에서 그가 “사람들이 널리 쓰는 말을 표준어로 삼았으면 좋겠다.”며 말한 이후, ‘내음’ ‘짜장면’ ‘먹거리’ 등 수많은 말이 복수 표준어로 인정받기도 했다. 마치 예언처럼 들어맞은 그에게 감탄하며 많은 팬도 생겼다. 그가 ‘우달이’로서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단순히 우리말을 잘 알아서만이 아니다. 끊임없이 우리말을 공부하고 최신 정보를 습득하면서, 이를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잘 알려 주기 때문이다.

‘눈꼽’과 ‘눈곱’ 중 어느 말이 맞을까? 저자는 “한 단어 안에서 뚜렷한 까닭 없이 나는 된소리는 다음 음절의 첫소리를 된소리로 적는다”고 규정한 한글맞춤법 제5항으로 이를 설명한다. ‘배꼽’은 둘로 쪼개질 수 없는 ‘한 단어’이고, 그러니 이 규정에 맞춰 ‘배꼽’으로 쓰면 된다. 여기까지는 아주 간단하다. 그렇다면 ‘눈꼽/눈곱’은 어떨까? ‘배꼽’과 ‘눈꼽/눈곱’은 닮은 듯하지만 다른 말이다. 다시 제5항 첫머리의 ‘한 단어(형태소)’에 주목해 보자. ‘형태소’란 “뜻을 가진 가장 작은 말의 단위”를 말한다. 눈곱이 무엇인가? 눈에서 나오는 진득진득한 액이지 않나. ‘눈곱’의 ‘곱’에는 “기름이나 고름 모양의 이물질”이란 의미가 남아 있는 것이다. 그래서 각각의 뜻을 밝혀서 ‘눈곱’으로 써야 한다. 그렇다면 ‘눈쌀/눈살’은 어떨까? 이는 한 형태소의 말이 아니다. 이미 ‘눈’에는 eye의 뜻이 있다. ‘쌀’로 소리 나는 말도 실제는 ‘살’이다. 이렇게 둘 이상의 형태소가 더해진 말은 형태소 각각의 원형을 밝혀 적어야 한다. 그래서 ‘눈쌀’로 소리 날지라도 ‘눈살’로 적어야 한다.

예전에는 틀린 표기로 여겨지던 ‘사랑이 뭐길래’의 ‘-길래’를 비롯해 ‘메꾸다’ ‘남사스럽다’ ‘먹거리’ ‘맨날’ ‘복숭아뼈’ ‘두리뭉실하다’ ‘찌뿌둥하다’ 등은 최근에 표준어의 옷을 입었다. 예전엔 ‘-기에’ ‘메우다’ ‘남우세하다’ ‘먹을거리’ ‘만날’ ‘복사뼈’ ‘두루뭉술하다’ ‘찌뿌드드하다’ 등으로만 쓰도록 했었다. 이들 말은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면서 우리말법의 원칙을 크게 흔드는 말이 아니기에 새롭게 표준어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피곤할 때는 운동을 삼가하고 푹 쉬는 게 좋다” 따위처럼 너나없이 쓰는 ‘삼가하다’는 바른 표현이 아니고, 표준어로 인정받기도 힘들다. 우리말에 ‘삼가하다’라는 동사가 없기 때문이다. ‘삼가하다’의 바른말은 ‘삼가다’이다. 따라서 ‘삼가고’처럼 ‘하’를 빼고 써야 한다.

이렇듯 이 책은 단어 하나하나를 외우게 하기보다 말의 원리를 찾고, 한글맞춤법과 표준어규정을 만든 개념을 파악하게 한다. 맞춤법과 표준어의 원리를 이해하면 쉽게 바른말을 기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잘못된 우리말을 봤을 때도 알아챌 수 있게 된다. 이 밖에도 버려야 할 일본말과 대체할 우리말을 안내하고, 띄어쓰기 요령, 최신 외래어표기법까지 몽땅 담아냈다. 가히 정확하게 표현하는 ‘글쓰기 고수’가 되기 위해 곁에 두고 꼭 읽어야 할 우리말 비법서라 하겠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글을 쓰고 글을 가르치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제게도 정확한 우리말 쓰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그럴 때마다 떠올리는 분이 바로 ‘우리말 달인’ 엄민용 선배입니다. 엄민용 선배의 책은 그의 사람됨처럼 유연하면서 심지가 굳은 버드나무 같습니다. ‘느낌적 느낌’ 따위 요즘 말의 표현을 과감하게 끌어안으면서 반드시 지켜야 할 문법 원칙을 넌지시 일러 줍니다. 정확한 표현력과 문법은 말과 글의 보증서입니다. 진품으로 인정받는 글을 쓰려면 이 책부터 읽는 것이 지혜로운 길입니다.
- 백승권 (글쓰기 강사)
‘우달이’ 엄민용의 문장은 재미있다. 읽을수록 즐겁다. 눈이 밝아지는 느낌을 준다. 헷갈리는 것들도, 엉킨 듯 분간이 쉽지 않은 것들도 그의 문장에선 선명하게 드러난다. 본래 딱딱하고 복잡하고 때로는 지루하게 다가오는 규범이나 문법이 편함과 기쁨을 준다는 건 반전이 아닐 수 없다. 세밀화를 그려 보여 주듯 섬세하고 친절하게 말을 건넨다. 왜 ‘뚝빼기’가 아니고 ‘뚝배기’인지, 왜 ‘곱빼기’인지를 풀어 주는 문장들에선 지식과 함께 지혜도 얻게 해 준다. 우리가 쓰는 말을 어떻게 다듬어 가야 하는지, 일상에서 말이 얼마나 중요한지 언어의 가치도 돌아보게 한다.
- 이경우 (전 한국어문기자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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