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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것을 새롭게 보는 방식

문학의전당 시인선-367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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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40쪽 | 202g | 125*204*20mm
ISBN13 9791158966089
ISBN10 1158966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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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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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겨 다니는 자는 집을 짓는다
사람도 새도 집을 짓고
하루가 끝나면 거기로 돌아가 쉰다
너구리나 두더지처럼 동굴을 파서 잠자는 동물도 있다
물고기는 한적한 수초나 물때 낀 돌 틈에
하루를 쉴 거처를 정한다
그러나 풀잎은
스스로의 몸을 다른 이의 집으로 내어 주면서도
정작 자신의 집을 짓지는 못한다
풀벌레의 집은 있는데 풀잎의 집은 없다
서서 일하고 서서 쉬는
풀잎은 참, 서럽다
바람에 시달리고 가뭄에 목마를 때
피해 가거나 찾아갈 방도가 없고
시든 노구를 누일 집이 없다
하늘 아래 바람 부는 대로
구름이 흐르는 대로
그저 선 채로 죽어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가난에 붙들려 발 묶인 이들은
풀잎의 신세다
잠시의 숙소조차 없는
선 자리에서 마른 몸이 무너져야 하는
풀잎은 집이 없다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는
노숙보다 헐벗은
집 없는 집이 풀잎의 집이다
---「풀잎의 집」중에서

오래 보아 무덤덤해질 때가 있다
관계가 그렇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어
모를 때가 있다
사람이 그렇다

있는 게 없는 게 아닌데
생각하지 않는다고 잊는 게 아닌데
불안해질 때가 있다

눈으로만 보니 그렇다
저 깊은 아래 우물물을 퍼 올리듯
마음을 끌어 올려 읽어보자
새롭게
---「익숙한 것을 새롭게 보는 방식 2」중에서

그늘 깊어 새를 들인 나무는 새소리에 젖는다, 숲의 배꼽마당에 새벽마다 빗물처럼 고이는 새소리, 푸른 물이 든 새소리는 나이테 파문 사이로 스며들어 켜켜한 목질 속에 자신의 무덤을 만든다, 굳어야 울림이 되는 소리, 하늘 아래 숨을 쉬며 하늘빛이 된 소리는 죽고 깎여서 마침내 악기가 된다, 떨림이 길고 맑은 소리나무의 품에 깃들어 나무가 된 새들이 후대에 자신을 남기는 방법, 편년체의 악보는 가장 푸른 나뭇잎으로 그린다, 통 통 통, 장구통이 되는 오동나무에 아침마다 새들이 모여든다, 안개를 헤치고 나무베개를 든 무령왕비가 긴 잠에서 깨어나 왕릉 밖으로 걸어 나온다
---「소리나무」중에서

팽이가 돈다

운동은 회전이고
살아서 도는 것은 기울기를 가졌음을 안다

경사면의 저쪽은 미끄러지고
이쪽은 급전직하, 떨어지기 쉬운 형국의 허공

머리 위의 몽고반점이 원을 그리며 돈다
태양이 움직인 거리가 붉은 반나절이다

파스텔톤의 안개를 허리에 두른
산복도로
골목길 담벼락 안의 혼곤한 가세가 아직
수면 중이다

기울기가 누우면 떠날 때가 된 것이다

미끄러지거나 떨어질, 생, 명, 하나
팽이 위에서 서쪽을 향해 누워 있다
한때 푸르던 크레용 부스러기 따라 눕는다

지구가 돈다
---「팽이의 기울기」중에서

다시,

날개는 땅 위의 발소리가 아니어서
하늘을 날 수 있고
지느러미는 두려움의 단위가 아니어서
바다를 건널 수 있고

보리누름에 혼자 냉골에 누웠다
아팠다
날개도 지느러미도 없어
많이 아팠다

마음엔 마음이 약이다

겨우내 잿빛이던 산벚나무도
여린 눈, 뜬다

---「다시 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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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숙의 시는 발상과 상상력이 활달하고 발랄하면서도 섬세하고 첨예한 감성과 정치(精緻)한 언어 감각으로 참신하고 세련된 서정을 펼쳐 보인다. 낯설게 하기와 감정이입, 환상과 비약을 통해 빚어지는 풍경들은 은유의 옷을 입으면서 다채롭게 변주되고 내면화되는 매력을 발산한다. 시인의 감각과 감성이 거시적으로 열릴 때도 미시적인 현상들까지 거시적으로 그려지고, 거시적인 현상들마저 미시적인 모습으로 환치되는 특유의 발상과 상상력은 각별하게 돋보인다. 간결하게 정제된 일련의 시편들도 시적 묘미가 투명하게 반짝일 뿐 아니라 세상 이치와 삶의 예지가 녹아든 잠언들을 떠올려 또 다르게 눈길을 끈다. 자연현상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내면으로 시선을 돌리고, 심상(心象) 풍경을 자연이나 사물에 투영하거나 투사하는가 하면,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는 삶의 파토스에서 자유롭지 않으면서도 순응과 관용, 상생(相生)의 미덕을 보여주는 시편들도 간과할 수 없게 한다.
- 이태수 (시인)
이 시집은 가히 존재론적이다. ‘집 속의 집’과 ‘집 밖의 집’을 소환하여 ‘안과 밖이 하나이다’라는 불이론(不二論)으로 귀결시키는 논리 구조가 곧 존재의 본질적 해명이기 때문이다. 세상은 집이며 우주 내의 모든 존재는 그 자신이 집이면서 동시에 집에서 나와 집으로 간다는 통찰이 여기에 있다. 이러한 통찰은 시 「집에 간다」 뿐만이 아니라 수록된 시의 전편에 걸쳐서 기저를 이루고 있다. 그 가운데 허공의 심연도 언뜻언뜻 보인다. 철학을 전공하지 않았으면서도 철학적 사유에 능숙한 김인숙은 오성(悟性)이 잘 발달한 시인이다. 그것을 메마른 철학이 아니라 윤습한 시로 잘도 녹여내는 감성과 탁월한 시작(詩作) 재능 또한 갖추고 있다. 한국 시단에서 독보적 일가를 이룰 것이라 믿는다.
- 김주완 (시인·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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