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George W. Bush)가 ‘아동낙오방지법(No Child Left Behind: NCLB)’을 발표했을 때, 그가 뜻한 의도는 모든 아이가 학교에서 똑같이 좋은 출발을 하도록 보장해 주는 일련의 실행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이후에 그에 대한 평가를 제도화하려는 데에 있었다. 여기에는 부유층과 빈곤층 사이의 소득 차이를 메우는 것이 학교에 달려 있다는 이제는 익숙한 전제가 내포되어 있었다. 이것이 할 수 있는 가장 유익한 형식에서라면, 많은 아이들의 삶이 확연하게 달라질 수 있도록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만약 ‘아동낙오방지법’이 모든 아이가 읽는 법을 배우고 어떤 아이도 낙오되지 않을 만큼 환멸을 느끼지 않도록 보장했더라면 굉장히 훌륭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동낙오방지법’은 그렇게 진행되지는 않았다.
---「32~33쪽/ 1. 돈을 따라 가는 길」중에서
비록 그는 경마에 한 번 참여해 봤고 기수로서 실패했지만 그래서 그 삶을 뒤로하고 그만두었다고 한다. 그 대신 그는 현재 결혼한 후에 런던의 택시 기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아주 어려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한다. 택시 기사로 일하면 중간 계급의 소득을 올려주는데 그것으로 괜찮은 수준의 생활을 할 수 있다. 런던의 택시 기사는 전형적으로 아이들을 대학에 보내고, 책을 읽고, 여행하고, 극장에 간다. 나는 학생들에게 연작의 다음 회에서 토니 부부는 세 명의 아이를 갖게 되고, 택시 기사로서 일을 보강하려고 몇몇 동업자와 펍을 사들인다고 말해 주었다. … 학생들은 토니의 이야기에 정말 슬퍼했다. 한 학생은 “토니는 꿈을 포기해야 했어요”. 다른 학생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고 또 다른 아이는 말한다. “확실한 건 토니의 사회 계급이 그의 꿈을 숨 막히게 했다는 점이에요.” 이게 나를 뒤집어지게 한다. 나는 표면 바로 아래서 부글거리는 중요한 무언의 전제를 감지하고 묻는다. “왜, 택시 기사보다 기수가 되는 게 더 높은 포부죠?” 순간 그들은 놀란 것처럼 보였다. 어떻게 그 당연한 걸 의심할 수 있지 하는 표정이다. 하지만 그때 한 젊은이가 서두르며 “주위를 통틀어 최고의 기수가 될 수 있다고 하지, 하지만 최고의 택시 기사라고 하는 걸 들어봤나요?” 이 간단한 문장은 2014년의 젊은이들이 자신의 미래를 어떻게 여기는지에 대한 중요한 실마리다.
---「55~56쪽/ 2. 어떻게 돈이 교육을 망가뜨리나」중에서
부유해지는 나라에 사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더 행복해지지 않는다는 상식적 생각에 반하는 발견은 무엇을 설명하는 것일까? 연구는 중산층이 물질적 부에 점점 접근할수록 일, 종교적 가치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의사 결정에 대한 감정적 스트레스가 더욱 커진다는 것을 보여줬다. … 예를 들어, 한 시나리오에서 돈을 잘 버는 지루하고 어려운 일을 하고 싶은지, 아니면 보수가 적어도 흥미롭고 만족스러운 일을 하고 싶은지 응답해야 했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연구자는 덧붙여 학생들이 내린 선택에 대해 느끼는 갈등의 정도를 평가했다. 자료에 따르면, 학생이 재물에 더 많은 가치를 둘수록, 중요한 인생의 결정을 내릴 때, 심각한 수준의 스트레스를 느낄 가능성이 더 높았다. 다시 말하면, 당신이 부에 신경을 더 많이 쓸수록 인생에서 벌어지는 진퇴양난의 상황을 조정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는 거다.
---「93쪽/ 3. 부자에게나 빈자에게나 돈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중에서
아기는 무언가를 알고 싶어 하는 엄청난 욕구를 가지고 태어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욕구는 점점 약해진다. 적절한 지원과 안내가 없으면 대부분 4세에서 18세 사이에 지식에 대한 욕구는 빠르게 줄어든다. 이 나라의 대다수 학생이 학교생활을 지루하게 느끼고 집중하지 못하는 것은 바로 이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물론 역설적인 점은 호기심이 학습에 가장 강한 효과를 내는 요소라는 것이다. 사람의 학습을 돕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다. 실제로 알고 싶은 것을 배우려고 달려드는 사람을 보라. 그 누구도 그를 막을 수 없다. 연구에 따르면 누가 이혼을 하는지, 손전등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개미가 무엇을 먹는지, 워터게이트 사건의 책임자가 누구인지 등 호기심을 자극하면 알게 된 내용을 더 깊이 이해하고 더 오래 기억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 호기심을 제대로 쓰지 않고 감미료쯤으로 취급한다.
---「123쪽/ 4. 학교를 풍요롭게 하는 법, 행복」중에서
1954년 학교 간 인종 분리가 헌법에 불일치하다는 ‘브라운 대 교육위원회’ 사건에 대한 연방법원의 판결 직후, 많은 교실이 혼란에 빠졌다. 역설적으로, 주로 백인 학교로 보내진 수많은 유색인종 아이가 인종이 분리되어 있고 대개 조건이 열악한 학교에 다녔을 때보다 훨씬 더 큰 학업 문제와 개인 문제를 겪었다. … 그래서 심리학자들은 아이가 태도를 바꾸고 함께 공부하게 만드는 데 매우 적절한 다소 교묘한 계획을 고안했다. 아이들을 직소 퍼즐 방식으로 끼워 넣었다. 백인, 라티노, 흑인 아이들이 시험을 보거나 학업 단원을 마치기 위한 준비를 하면서 함께 공부하도록 한 것이다. … 심리학자는 인지부조화 이론을 바탕으로 이 계획을 고안했다. … 심리학자는 백인 아이가 성공하기 위해 의지하는 흑인이나 라틴계 아이를 천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 충분히 확실하게 학업 성과뿐 아니라 자아 존중감이 향상되고 몇 달 안에 인종 간의 긴장이 극적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것이 다른 인종의 아이들이 잘 지낼 수 있게 해준 매우 깊은 고민이 만들어낸 노력의 한 예다.
---「161~162쪽/ 5. 행복한 학교를 위한 청사진」중에서
교사를 내 연구실로 오게 해서 아홉 살 아이의 학습 활동을 수행하게 하는 연구를 한 적이 있다. 일부 교사에게는 함께 공부하는 학생이 수업이 끝날 때까지 제공된 학습지를 완성하게 만들 것을 권장하고 다른 교사에게는 대신에 학생과 함께 학습 주제를 탐구할 것을 요구했다. 이 간단하고도 미묘한 강조점의 대조가 모든 차이를 만든다. 학습지를 완성하라는 지침을 받은 교사는 아이가 너무 많은 질문을 하거나 계획에서 벗어나는 것을 막았다. 한편, 학습 주제를 탐구하라는 말을 들은 교사는 아이에게 질문을 하고 무언가를 시도해 보라고 격려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얻은 교훈은 우리가 학생을 평가하는 방법이 교사의 직무에 영향을 주고, 교육의 과정을 형성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186~187쪽/ 6. 무엇을 측정해야 할까」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