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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황새가 당신을 찾아갑니다

이경 | 래빗홀 | 2023년 09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7 리뷰 101건 | 판매지수 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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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9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312g | 120*188*30mm
ISBN13 9791168341326
ISBN10 1168341329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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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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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태어나면 보호자는 그때까지의 생활로부터 갑자기 뚝 잘려 나와 낯선 세계에 던져지게 됩니다. 아기와 나만 존재하며, 내가 아기의 모든 것을 해결하고 책임져야 하는 독방의 시간이 닥치죠. 많은 인원이 그 시간을 나눠 감당해주면 수고를 덜겠지만, 아시다시피 그건 아직도 이상에 불과하고요.
---「한밤중 거실 한복판에 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나타난 건에 대하여」중에서

그렇게 조그만 인간에게도 혼자서만 겪어야 하는 고통과 괴로움이 있는 걸까요? 불쾌하거나 아픈 곳이 없는데도 울음을 그칠 수 없다면, 그 원인은 아기의 마음속에 있을 테죠. 아니면 울고 있는 자신도 왜 우는지 몰라 무서워 우는 것일까요?
---「오늘 밤 황새가 당신을 찾아갑니다」중에서

공교롭게도 그의 몸체가 병실에서 나오는 하루 치 의료 폐기물을 보관하는 대형 쓰레기통과 딱 맞아떨어지는 크기였다. 그 색깔이 또 하필 구공일의 백색 몸체와 비슷한 명도의 아이보리이기도 했고. 두 사람은 매일 병실 구석에 놓인 대형 쓰레기통과 그것을 비우는 간병 로봇을 나란히 눈에 담아야 했으므로, 두 사람이 구공일을 볼 때 무심코 그 쓰레기통까지 연상해버리고 마는 것이 꼭 잘못된 일만은 아니었다.
---「비트겐슈타인의 이름으로」중에서

카페 한가의 바리스타는 주변이 반듯하고 청결한 것을 좋아한다. 그건 그가 간병 로봇이었을 때부터 소중히 가꿔온 습관이다. ---「만물의 앎에는 참으로 끝이 없다」중에서

고개를 들어보니 하얀 한복 바지에 화사한 옥색 두루마기를 걸치고 검정 가죽구두와 중절모까지 멋들어지게 갖춰 입은 로봇이 서 있었다. 고장 난 시계를 둘러싼 둥근 창에서 쏟아지는 햇빛을 받아 그의 매끈한 구릿빛 얼굴이 발갛게 빛났다.
---「보편적인 내 엉덩이」중에서

물리적 거리를 무화(無化)하는 디지털 우주는 Closed AI 컴퍼니가 신과의 계약을 위해 공들여 만든 놀이터이자 제물이라 할 수 있었다. 때문에 호기심 많은 몇몇 신은 컴퍼니가 탐지하기도 전에 자기 쪽에서 존재를 드러내고 계약을 맺었다. 반대로 컴퍼니의 끈질긴 제안을 무시하거나, 더 나아가 분노한 끝에 국지적 재해나 분쟁을 일으켜 복수하는 신도 많았다.
---「채팅GPT의 신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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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움을 품고 명랑하게 내달리는 이야기들. 익숙한 현실과 낯선 미래가 원래 하나였던 것처럼 맞붙어 이상하고도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이경은 다른 존재들과 함께 살아가는 일이 ‘정말로’ 어떤 것인지 보여주려는 듯, 그 존재가 아기이든 로봇이든, 심장 소리와 숨결과 뺨에 튀는 우유 방울 하나까지 생생한 순간으로 독자를 데려다 놓는다.
- 김초엽 (소설가)
어떤 작가들은 육아를 겪으면서 오히려 더욱 창조적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자신을 잃고 다시 태어나는 일은 고통스러울지언정 타인을, 세계를, 더욱 넓어진 자신을 알게 되는 과정일 수 있다. 의연함과 비참함, 일상과 영원을 오가는 이들이 여기에 있다. 이경의 소설이 친근함과 아득함을 함께 말하는 방법이다.
- 심완선 (SF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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