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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보다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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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9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200쪽 | 284g | 128*205*20mm
ISBN13 9788932042121
ISBN10 8932042128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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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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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사물들은 올바르고 따분하고 그것이 흥미를 끈다. 오늘 도착한 올리브 나무는 서랍에 올려둘 만한 크기의 작은 화분에 심겨 있고 몰랐지만 조화였는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고 멀리서 보면 잘 구분되지도 않았다.
---「강보원, 진부함이 없이는 견디기가 어렵다」중에서

다시, 당신은 언제나 사방으로 열려 있는 선을 본다. 선은 부드럽게 사랑의 표면을 흘러 다니며 테두리를 헝클어뜨린다. 사랑과 함께 미래의 사랑을 향한다.
---「김리윤, 가변 테두리의 사랑」중에서

겨우 날개가 달린다고
천사가 되지는 못할 테지만
검은 날개를 달고도
악마가 될 수 없다면
사람과 공생하는 연습을 시작하자
---「김보나, 윙 스팬Wing Span」중에서

왼쪽으로 가도 오른쪽으로 가도 뒤로 가도 앞으로 가도 만나게 되어 있다 언젠가 만나게 되어 있으므로 미래가 이불 속으로 숨어 들어가는 건 자신이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에 희열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곳이 아닌 곳에서 나는 덜 비겁해질 것만 같다
---「문보영, 지나가기」중에서

좌대가 없어도 작품은 문제없이 관람되듯이 인간은 관이 없어도 자연으로 돌아갑니다. 목수는 아주 쉽게 상상할 수 있었겠지요. 좌대는 작품을 돋보이게 만들 수도 작품의 일부가 될 수도 오히려 더 도드라지는 작품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요.
---「백가경, 사이파이 비문을 위한 간단한 메모」중에서

너는 얌을 쥐고 가네. 꼭 쥔 채 두 얌을 바라보네. 양손에 하나씩 두 얌. 두 얌을 서로 맞대어본다. 두 얌을 양 호주머니에 넣어본다. 다시 꺼내본다. 두 얌. 너는 얌을 쥐고 가네. 두 얌을 네 두 뺨에 오래 문질러보네. 두 얌을 높이 쳐들어본다. 두 얌을 저글링해본다. 너는 잘한다. 잘하네. 던지니 두 얌은 굴러가네. 너는 두 얌을 바라보기만 한다. 풀밭에서 두 얌이 멈출 때까지.
---「안태운, 얌 연습」중에서

너무 멀리 가지는 말아 돌아오기 겁날 수도 있어 (이제부터는 비유를 통해서만 말할 수 있다) 아무렴 다시 시작해보자 이대로 네가 없는 시간보다 더 겁나는 게 있어

어째서 나는 숲속에 있으면서 숲을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숲이든 아니든 네가 봤다는 거 너의 눈에 비친 거
네가 만들어낸 환상 (너의 믿음, 정체가 무엇이든)
---「오은경, 갈림길」중에서

긴 머리를 끈처럼 흔들던 아이가 바닥을 잡아당기고 있다면 그건 온몸이 빨개진 사람을 보고 아무도 빨개지지 않는 오후와 같겠죠 빨개진 몸을 감싸는 일이 그들에게는 고된 것보다 슬퍼하지 않는 것에 가깝잖아요?
---「이린아, 끈」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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