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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의 인생 꽃밭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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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9월 2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440g | 115*185*30mm
ISBN13 9791170402176
ISBN10 1170402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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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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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속에는 엽록소가 들어 있는 모양이다. 모든 식물들이 엽록소를 통해 광합성 에너지를 태양으로부터 얻어내듯 나는 태양이 없으면 금방 생명력을 잃어버린다. 실제로 나는 이따금 우울증에 시달릴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대부분 태양빛이 부족한 한겨울에 그런 증세가 심해지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 수 있다. 올해로 청계산에 매일매일 등산한 지 벌써 8년째가 되는데, 그것은 건강상의 이유 때문이기보다는 우울증을 치유하기 위함인 것이다. 한겨울에도 산을 오르고 태양빛을 쬐면 나는 엽록소를 통해 광합성의 자양분을 만들어낸 나무처럼 우울증이 깨끗이 사라져버리고 생생한 삶의 열정을 느끼게 된다.
---「오, 나의 태양!」중에서

나는 이제 조그만 일에 분개하는 사람이기보다 조그만 일에도 나 스스로 친절하고 겸손하고 더욱더 작아져 모래처럼 적은 사람이 되고 싶다. 바람과 먼지와 풀처럼 정말 얼마큼 적은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왜 조그만 일에만 분개하는가」중에서

요즘도 나는 이 세상의 모든 고통에 신음하고 통곡한다. 인간은 존재하는 것 자체로 상처입고, 슬퍼하는데, 작가인 내게 있어 문학은 그 고통에 감응하는 눈물과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쓰는 문학은 어린 날 내가 울던 하소연의 눈물과 같은 것이다.
(…)
작가로서 나의 마지막 소망은 내가 불어넣은 입김에 영성靈性이 깃들기를 바랄 뿐이다. 마치 목각인형 피노키오가 마침내 살아 움직이는 인간이 되듯이.
---「소설가의 마지막 소망」중에서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고은의 시처럼 나는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편지를 때리고, 또 때릴 것이다. 누구라도 좋으니 그대가 되어 내가 때리는 편지에 호되게 맞아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허락된다면 내게도 답장을 때려주기 바란다.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중에서

그대여, 마음껏 서로 껴안으라. 외로운 인생이여, 마음껏 서로 어루만져라. 미지의 낯선 얼굴을, 마음껏 서로 포옹하라. 우리가 참으로 가난하기 때문에 그래야만 우리의 몸과 몸이 부딪치고 영혼과 영혼이 뒤섞인다. 우리의 몸은 담비 털옷도 수달피 털옷도 없는 맨몸의 벌거숭이. 서로 마음껏 키스하라. 키스 속에서 우리의 몸속에 들어 있는 대지와 강을 발견하고 천지를 창조한 신의 숨결을 확인하라.
---「자기 앞의 생」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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