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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나비

오나비

: 자영업자와 길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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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9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246쪽 | 312g | 125*190*20mm
ISBN13 9791193093139
ISBN10 1193093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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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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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이 느끼는 감정이나 내가 겪고 있는 감정이 겹치는 부분이 있었다. 오나비는 바깥 세계였고, 나는 늙어가는 현실 세계였다. 양면의 현실이 맞물려 녀석의 본능을 누구보다 이해할 수 있었다. 깊은 생각에는 사람과 고양이의 관계가 아닌 이성과 맞물린 자연 현상이 함축되어 있었다. 녀석이 하루빨리 제 자리를 찾아 나가길 바랐다. 마지막 가을비가 주르륵 내리던 날 오나비의 외출이 상상외로 길어졌다. 함께 생활하면서 처음 나타난 현상이었다. 그동안의 짧은 외출이 길고양이들과의 교두보를 확장해 나갔을 수 있었다. 어쩌면 본연의 자리에 거의 안착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 직전에 사라진 녀석이 해거름이 되었지만 나타나지 않았다.
--- p.185

컴컴한 계단 밑에서 가녀린 신음을 느꼈다. 소음이 차단된 지하실 계단이 아니었다면 감조차 잡을 수 없는 기척이었다. 흐릿했던 두 발짝 계단 밑에 오나비가 널브러져 있었다. 오나비 앞으로 다가선 동철이는 빳빳하게 굳어지기 시작했다. 녀석은 계단 한편에 사지四肢를 늘어트린 채로 내팽개쳐져 있었다. 온 전신에는 노폐물이 휘감겨 고약한 악취만 진동했다. 눈알이 감겨 있었고 네 발을 완전히 늘어트려 놓은 상태에서 마지막 숨을 토해내는 듯한 몰골이었다.
---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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