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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리스 거리의 마지막 집

니들리스 거리의 마지막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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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9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516쪽 | 760g | 140*210*35mm
ISBN13 9791171251858
ISBN10 117125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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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나는 신문에 실렸다. 헤드라인이 ‘용의자의 집을 수색하다’였다. 그리고 그 사진에서 나는 집 앞에 서 있었다. 경찰은 다른 집도 수색했지만, 그 기사는 마치 수색 대상이 우리 집뿐인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가택수색을 당한 다른 사람들은 얼굴을 가릴 정도로 눈치가 빨랐구나, 그렇게 짐작할 뿐이다. 신문에는 ‘막대아이스크림을 든 소녀’ 사진 옆에 내 사진이 실렸고 그것은 그 자체로 기사가 되었다. 그 사진에는 골목의 이름이 나오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어딘지 알아본 것 같았다. 돌멩이와 벽돌이 창문으로 날아들었다. 아주 많이. 유리창을 새로 갈면 또 다른 돌멩이가 날아왔다. 미칠 것 같았다. 어찌나 많이 날아오는지 나는 다 포기하고 창에 판자를 대었다. 그러자 날아오는 돌도 줄어들었다. 쨍그랑하고 요란하게 깨질 일이 없으면 돌팔매질도 재미가 없으니까. 더 이상 낮에는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 p.12~13

이 사진은 특별한 선물이다. 오직 디를 위한 선물. 그녀는 마음 깊은 곳에서 부글거리는 분노를 느낀다. 경찰이 모든 정보로부터 디를 차단하지 않았다면, 오래전에 그 거리의 이름을 기억해내고 두 사건을 연관 지었을 것이다. 부질없이, 부질없이 버려진 시간. 그 사진에는 비밀이 하나 더 숨겨져 있었다. 디는 눈을 부릅뜨고 용의자의 셔츠를 본다. 얼굴을 가까이 대자 시야가 흐릿해지며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곳, 가슴팍 주머니에 수놓인 글자는 알아볼 수 있다. 신문에 실을 때는 그 부분을 흐릿하게 처리한 것이 분명했다. 디는 이름을 알아볼 수 있다. 에드 아니면 테드. 그리고 성은 배너 아무개.
--- p.116

작업을 다 마칠 즈음 동쪽 하늘이 분홍색으로 물들며 새벽이 찾아온다. 나는 뒤로 물러나 내 작업의 결과물을 음미한다. 암벽 뒤에서 신들이 힘의 덩굴손을 활짝 펼친 채 흥얼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군락을 이루어 자라는 키 큰 하얀 자작나무들이 그곳에 서서 그들을 지켜본다. 너무 피곤하다. 이렇게 집을 새로 찾아줄 때마다 나는 파괴된다. 그러나 이것이 내 의무다. 나는 그들을 돌봐야 한다. 엄마가 그렇게 하라고 확실하게 말했다. 숲이 깨어나고 있다. 새로 시작된 하루, 집과 모든 것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려면 한참을 걸어야 한다. 나는 새들의 노랫가락에 기쁨이 벅차올라 어쩔 줄을 모른다. “너희가 그리워.” 새들에게 말을 건넨다. 그래도 새들은 이곳에 있으면 적어도 학살자로부터 안전하다. 나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노란 기계들을 지나친다. 땅을 마음껏 찢어발기라지. 새 보금자리를 찾은 신들은 이제 안전하다.
--- p.229~230

나는 내가 두려웠다. 나는 파헤쳤던 땅을 내려다보았다. 그 아래에는 한때 스노볼이었던 작은 신이 누워 있었다. “그러면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거예요?” 내가 속삭였다. “어느 날, 머지않은 때에, 아니면 어른이 되었을 때에 그 일을 또 하고 싶어질 거야. 처음에는 저항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에는 그 욕망에 몇 번이고 굴복할 거야. 시간이 흐르면서 너는 생쥐보다 더 큰 사냥감에 굶주리게 되겠지. 아마 개일 거야. 다음으로는 가축, 그다음으로는 사람. 원래 그런 거야. 내가 직접 목격했어. 그 병이 어떻게 진행되건 그건 결국 네 자신이 될 테고 너는 점점 조심성을 잃어가겠지. 그것이 바로 네 실패의 원인이 될 거야. 어느 날, 네가 너무 멀리, 이성의 경계를 너무 멀리 넘어가면 사람들이 너를 찾아낼 거야. 경찰, 법원, 감옥. 너는 그들을 따돌릴 정도로 영리하지 못하잖니. 그들이 네 본모습을 보면, 너를 해치고 가둬둘 거야. 그러면 네가 살아남지 못하리라는 걸 나는 알아. 그러니까 조심해야 해. 절대, 절대 그들에게 네 진짜 모습을 보여줘서는 안 돼.”
--- p.272

제일 먼저 고통이 찾아온다. 우리 몸의 신경이 통증으로 불타오른다. 시커먼 천이 서서히 줄어든다. 로런과 나는 숲의 거친 바닥으로 얼굴부터 떨어진다. 우리의 볼이 질척거리는 나뭇잎과 잔가지들 사이로 세게 파고든다. 우리 몸의 반은 개울 안에, 나머지 반은 개울 밖에 있다. 차가운 물이 우리의 다리 위로 흐른다. 멈춰 서려는 자동차처럼 우리의 심장이 불규칙하게 뛴다. 로런? 내가 말을 건다. 왜 우리가 피를 흘려? 왜 우리는 일어서지 못하는 거야?
--- p.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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