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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수많은 근처들

시인동네 시인선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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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9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96쪽 | 272g | 125*204*20mm
ISBN13 9791158966140
ISBN10 1158966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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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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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닌 것들
여기저기 내몰리며 바람구멍 숭숭한데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가을이 간다
여름 내내 취우(驟雨) 맞으며
아무것에 대해 떠올리다
응그린 얼굴로 주저앉은
바보여뀌를 생각한다

아무것도 아닌 것을 일으켜 세우고 함께
가득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가고
편안해지는 즈음
세상은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해
아무렇지 않게 여기고
조금씩 너그러워지거나
무관심해지고 있는 것을 안다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닌 모든 것들이
늦은 비에 젖고 있다
한때는 제법 아무것인 척했지만
그때마다 버려져 서성이는 저녁이
쇄골에 고여 드는 희한한 소문들이
반짝 보였을 뿐
그대로 편안하고 아무렇지 않게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남아 있다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중에서

이 층 교무실 창가에서 보았다
하늘이 자꾸 내려앉고
왜 저리 은사시 잎들이
소리 없이 지는지

시월 그믐날 이감(移監) 간다는 소식 전해준
네 어머니 편에
사식비 얼마 보낸다
송구골대 너머 먼 아치골
희끗희끗 파꽃이 지면
우리는 다시
겨울날 준비를 하며
눈물보다 단단한 칼날을 품는다

두 눈 부릅뜨고
지켜서야 할 땅
너와 내가 발목 묶어
불알 덜렁이며 달린 운동장에는
먼 길
낮달이 혼자 간다
---「편지」중에서

오광장 횡단보도 건너다
초록 불 휘발되어 가는 아스팔트 가생이 뛰어가다가
솜 타는 집 둘째 경호를 봤다
언제 날 잡아
밥 한 그릇 하잔다
이렇듯 반갑고 서러우면
한 공기 밥 마주 보며 먹자고 하는구나
밥 한 그릇 못 챙겨 먹던 그늘이
아직도 사람 사이에 흉터처럼 걸쳐 있구나
맞다, 따순 이밥 한 그릇의 감동
숱하게 곯고 살아온 우리에게는
잊지 못할 인사가 되었구나
그래
마주 앉아 밥 한 그릇 비우는 일들로
이렇듯 해는 지고 다시 오는 것이구나
그러느라고 저리 머리 벗겨지고
끝없이 바쁘구나
---「밥 한 그릇」중에서

오랫동안 근처에 머물며
근처를 많이도 베껴 썼다
어중간한 시간을 펼쳐놓고 가까이 다가가지도
멀어지지도 않고 그 부근에 얼쩡이고 있다
어머니 근처에는 다시 어머니가 있고
겨울 근처에는 시린 북벽(北壁)과
대학사 투명 유리 모서리가 있다
나도 누군가의 희미한 근처로 머물러 있는 걸까
근처에 독한 에스프레소와 순정한 사랑이 있고
근처의 근처들 늘 거기 그렇게 편하다
때로는 단추로 잠겨져 있기도 하고
푸른 화살표가 가르치는 안쪽에 서 있기도 하는 것인데
나의 수많은 근처들
연두를 뒤집어쓰고
또 다른 근처로 남겨지고 있다
---「근처」중에서

미안하다
너에게 묻지 않고 명함을 파고
너인 척한 시간들에 대해 사과한다
조심성 없이 부속들을 팽개치고 방치하고
발효된 약물로 마구 건드린
북풍한설 속 너를 걷게 하고
간신히 가동되는 너를
땡볕 아래 오래 페달을 밟게 한
죄 크다
너는 있고 나는 없는
너를 방기(放棄)하고 비운 시간 많았다
너 혼자 갈 수 있는 곳이 늘고
너는 가 있는데 나는 빠져나온
비굴한 시간들
참으로 송구하다
---「몸에게 1」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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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수 시백(詩伯)의 시는 고금동서는 물론이요, 우주에까지 보폭이 걸쳐 있다. 그 발걸음은 울울총총한 땅의 역사와 민중의 애환, 그리고 그들 삶의 장소들을 누비고 톺아본다. 그렇게 시인은, 의연한 발걸음의 내력들을 적어가면서도 관념의 아상에 빠지지 않고, 어쩌면 단아하다고 할 정도로 정제된 형식에 나무처럼 울울하고 별처럼 총총한 이미지들을 찬란하게 생성해놓는다. 아울러 그 이미지들의 사유화(思惟化)를 통해 시적 진정성에 도달하는 품이 가히 일품이다. 한데 그 장구한 발걸음이 마침내 도달한 곳은 “아무것도 아닌 것을 일으켜 세우고/함께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가”(「아무것도 아닌 것이 대하여」)는 세계이다. 그것은 혜능의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이나 마조의 ‘평상심(平常心)’이나 조주의 ‘무(無)’가 지향하는 선정의 미니멀리즘에 다름 아니니, 그 맵찬 통찰과 허허로움이 부럽다.
- 고재종 (시인)
김만수 시인은 시력 근 사십 년 동안 열 권의 시집을 펴낸 바 있다. 시선집 『나의 수많은 근처들』은 그 속에서 시인이 직접 백여 수를 추려 엮은 것이다. 따라서 그가 시를 쓰는 마음이 어떠한 것인지 일목요연하게 드러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놀라운 점은 그의 시에 ‘슬픔’이라는 낱말이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까닭은 그의 시선이 내면의 아픔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아픔에 항상 꽂혀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시인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근처들”의 아픔을 “따뜻한 별 싸라기들 만지작거리”(「일월동」)듯 선제적으로 위무하는 데 전념한 결과이다. 이것이 그가 시를 쓰는 우직한 마음의 요체요, 일관된 시령의 본령임을 이 시선집은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 안상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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