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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피어서 말하고 잎은 지면서 말한다

걷는사람 시인선-093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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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0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108쪽 | 142g | 125*200*20mm
ISBN13 9791193412022
ISBN10 119341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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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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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점,
점으로 박혀 있는 벌레에게
잎사귀는
완벽한 한 세상

한 점,
점은 구멍이 되어
점점
잎사귀는 벌레 속으로
점점
벌레는 잎사귀 속으로

속절없이 녹음 우거지는
한여름 한낮
벌레도 잎사귀도 간데없고
맴맴
허공만 맴맴
---「허공은 힘이 세다」중에서

다들
말이면 다냐고 할 때
말이면 다라고 했다
누구도
말로는 다 못 한다고 할 때
말로는 뭘 못 해, 라고 했다
그들이
말을 타고 담장을 뛰어넘는
마술을 선보이자
다 같이
오리발을 내밀고 아수라장이 되었다
순식간에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고
늪에 빠진 말은 허우적거리고
---「마장마술」중에서

꽃은 피어서 말하고 잎은 지면서 말한다
나는
너무 많은 말을 해 왔다
---「꽃은 피어서 말하고-얼룩말」중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삶은 우연의 연속이라지만
어쩌다 거대한 빙벽을 마주하고 섰는가
그리하여,

인디언의 말로 어떤 말을 하고 싶은가
(중략)

곰들의 마을 연어들의 고향 다람쥐들의 천국
나는 어디로도 가지 못하던 나를 만나 침묵의 노래를 듣는다
흘러내리며 스스로를 껴안으며
더 단단하게 굳어 가는 촛농 같은 빙하를 보며

(중략)

날이 새지 않는 밤새
불을 피우고 춤을 춘다

삶은 우연의 연속인가 선택인가
사위지 않는 불길 앞에서
흘러내리며 껴안으며
굳게 서 있는 빙벽
---「빙벽-알래스카에서」중에서

어느 날 나팔꽃 덩굴이 가시도 아랑곳없이 장미를 감고 오르더니 꽃을 피운다 철 지난 장미도 나팔꽃 덩굴 따라 키를 늘리며 담벼락 위로 몇 송이 꽃을 피우는 것이었다 장미 사이에 핀 나팔꽃인지 나팔꽃 사이에 핀 장미꽃인지 누가 누구에게 매달린 것인지 의지하고 있는 것인지 둘은 어떤 사이인지를 생각하며 담장 너머 수척해진 해바라기도 갸웃하는 가을도 끝 무렵 날은 곶감 말리기 좋다는 상강이었다
---「상강」중에서

대숲을 바라보다가
손가락 마디 사이 반짝이는 반지를 본다
마디가 거두고 있었구나
주름의 다른 이름
늘이거나 늘어나는 공간
버젓이 밖에 숨긴
구분은 어떻게 짓는 것인가
마디마다 주름진
너와 내가 한뿌리
같고도 다른
다르고도 같은 것이라고
여기서 쉬어 간다고
여기서 단단해지려고
주먹을 쥐게 하려고
마디마다 저마다
넘기는 책의 페이지 같은 것
---「소쇄원에서 1」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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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에 한두 번씩 고찬규 시인을 만난 것이 벌써 여러 해 되었다. 인정과 선의를 지키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간다는 안도감이 시인을 만나면 잔잔히 밀려온다. 근래 시인의 일상과 작품이 자못 궁금했는데 이번 시집에서 조금 엿볼 수 있게 되었다. 벌레와 잎사귀 너머 허공을 보고 있었던 거다(「허공은 힘이 세다」). 돌과 돌이 만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던 거다(「돌」). 그런데 그것들을 바라보는 마음은 그리 평온한 것 같지 않다. ‘말[言]’과 ‘말[馬]’ 사이, 그는 세상이 이렇게밖에 굴러가지 않는 것에 대해 치미는 분노와 치욕을 풀어 놓는다. ‘얼룩말’ 시편에 드러나듯이 우리 사회의 갈등과 충돌 양상에 그는 얼굴이 붉어졌다, 일그러졌다 한다. 오랜만에 만나서 보여 주었던 미소가 전부는 아니었던 거다. 강물에 빠진 토마토를 생각하는 밤에(「토마토를 위한 변명」) 그의 마음도 꽤 뒤척였을 것이다. “먹고 마시고 쓰다 말고 목울대가 뜨거울 때가 있다”(「미투 유투 우분투」)는 고백에서 보이는 부끄러움은 어른의 것이다. 생각을 이어 가며 정상성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어른들이 제대로 하고 있는지 되물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에서 진정한 어른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 바로 위기가 아닐까. 그 위기에 맞서 시인은 노래 아닌 노래를, 말 없는 말을 상상한다. 거대한 빙벽을 마주하고 서서 “나는 어디로도 가지 못하던 나를 만나 침묵의 노래를 듣는다”(「빙벽」)고 했다. 진정 사람을 움직이는 말은 요란하거나 교묘하지 않다. 시인은 고요와 침묵 안에서 자신을 내려놓고 아직 말해지지 않은 새로운 말을 발견하고자 한다. 자신을 다른 이들과 연결시키는 말, 사람을 살리고 함께 숨 쉬는 말을 찾고 싶었던 것 같다. 영혼 없이 ‘말’ 달리는 세계에서 침묵의 진언을 찾는 일이 시인의 몫만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우리는 이 시기를 함께 건너고 있는 것이 아닐까.
- 이근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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