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달은 밟아야 한다. 페달을 밟는다는 것은 원형 페달링과는 반대되는 개념이다. 한쪽 페달을 아래쪽으로 밟고 다른 쪽 페달이 올라오면 다시 밟는 동작을 목적지에 도착하거나 지칠 때까지 반복하는 것이다. 의도적으로 원형을 그리듯 페달을 끌어 당길 필요 없이 적당한 기어를 선택한 후 밟아주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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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기어단수가 27단인 자전거가 이목을 끌었다면, 올해는 약간 더 진보한 30단 기어가 장착돼 출시된다. 여기서 다시 프로 레이싱의 영향력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프로 레이싱에서 기어단수는 작은 변화라도 페달링 속도와 효율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언레이서에게는 기어치가 하나 더 늘어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 물론 지형의 변화가 심한 곳에서 기어치가 2~4개 변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그러나 기어치가 하나 더 늘어난다고 해서 언레이서가 타는 자전거에 무슨 변화가 생길까? 기어치를 하나 늘리거나 줄일 상황이 생기면 단지 페달링 속도만 더 줄이거나 늘리면 되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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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로고가 새겨진 자전거전용 저지와 현란한 무늬로 장식된 풀 서스펜션 자전거는 산과 어울리지 않는다. 괴상한 외계 괴물처럼 보이게 하는 의상이나 무늬 때문에 등산객들이 놀라거나 이질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산에서는 현란한 무늬나 광고물이 없는 평범한 자전거를 타고 옷은 가볍게 입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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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자전거에 고정기어와 낮은 기어를 사용했던 초창기 레이싱에서는 페달에 발을 고정하는 것이 유용할 뿐만 아니라 필수사항이었다. 그 당시 레이서는 속도가 시속 18마일에 도달하면 로드러너처럼 페달을 돌려야 했고 발이 페달에서 이탈하기라도 하면 다시 고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토 클립, 스트랩, 클릿이 진화를 거듭했지만 프리휠의 개발로 이러한 불편이 한 순간에 사라졌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토 클립과 스트랩의 인기는 계속되었고 1980년대까지만 해도 토 클립, 스트랩, 클릿을 착용하지 않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마니아로 인정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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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에 흔히 사용하는 점멸등은 차량운전자들의 목표물이 될 수 있다. 미국야구의 전설로 알려진 로베르토 클레멘테(Roberto Clemente)는 볼을 치기 전 볼을 보낼 목표점을 먼저 정했다. 마찬가지로 야간비행 중인 비행기조종사들은 점멸등을 이정표로 삼는다. 너무나도 당연하기 때문에 이 같은 점멸등의 유도기능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자전거에 장착된 점멸등은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자전거를 타고 있는 사람이 바라보는 쪽으로 핸들을 트는 것처럼 차량운전자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두 가지 가정이 있을 수 있다. --- p.77
근육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충격, 압박, 변화가 필요하지만, 원을 그리며 페달을 돌리는 행동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평지에서 자전거를 타면 다리에 하중이 실리지 않기 때문에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데에도 별 효과가 없고 체중부하운동이나 고밀도 강화운동을 할 수 있는 시간만 줄어들 뿐이다. 게다가 더 안 좋은 것은 장시간 격렬하게 자전거를 타면 인체 내 칼슘흡수를 저해하는 코르티솔이라 불리는 호르몬이 분비된다는 사실이다. 이는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자전거를 장시간 타는 사람들의 골밀도가 낮은 이유이며 업힐을 잘 하기 위해 인체가 스스로 경량화하는 매우 위험한 적응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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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음료는 나트륨, 인산염, 마그네슘, 칼슘, 염화나트륨, 중탄산염, 설탕 등의 첨가물이 들어간 비탄산음료로 체력증강을 가장하고 있지만 비만을 초래할 수 있어 본질적으로 건강에 해롭다. 2010년까지는 스포츠음료 대부분에 액상과당이 감미료로 사용되었고 현재도 약간의 전해질과 함께 설탕이 들어있어 운동선수들이 살이 찌는 원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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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구성품 중 유지관리가 가장 까다로운 것이 바로 체인이다. 새 제품을 사서 교체하는 것도 매우 번거롭고 까다롭다. 그래서인지 발명 직후부터 체인을 대체하려는, 과감하지만 처절한 노력이 계속되었다. 그 역사만큼이나 오랜 시간 신뢰성을 인정받았고 심각하게 오염된 상태에서도 높은 효율성을 유지하며 심지어 90%가 손상되어도 70%의 기능을 발휘하는데도 깨끗하고 소음이 없는 대체수단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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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재질의 프레임에 스크래치나 찍힌 자국이 발견되면 우선은 그냥 지켜본다. 물론 이런 자국이 크랙으로 발전할 수도 있으므로 심화 정도를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뭔가에 부딪혀 페인트가 벗겨진 정도라면 간단한 작업으로도 보수할 수 있다. 무리해서 원래의 색상을 찾을 필요는 없다. 단지 녹 방지를 위해 적당한 색상의 매니큐어, 원색상과 크게 다르지 않는 페인트, 심지어는 투명 매니큐어나 입술용 크림 등을 바르는 것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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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시지는 일종의 동록이라 할 수 있지만 엄밀하게는 아니다. 동록이란 금속이나 딱딱한 물체가 환경의 영향을 받아 퇴화하는 현상을 말한다. 그렇다고 동록을 목적으로 자전거를 만드는 데 자유의 여신상을 사용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뷰시지는 오로지 물건을 오랫동안 사용했을 때만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낡고 닿는 것과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윌리 넬슨(Willie Nelson)의 기타인 트리거(Trigger)가 뷰시지와 낡고 닳은 것의 중간에 위치한다.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을 수 있는 낡고 닳았지만 새 제품이었을 때 보다 더 멋져 보이는 손도끼, 의자, 칼, 기타, 카메라, 야구글러브, 타자기, 청바지와 같은 물건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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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낮은 위치에서 시작해 조금씩 높이면서 안장을 조절하면 어쩔 수 없이 적절한 안장높이보다 약간 더 낮은 지점에서 멈추게 된다. 그 이유는 적절한 높이에 도달하기 바로 전부터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상되는 적절한 안장높이보다 높은 위치에서 시작해 조금씩 낮춰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안장이 약간만 높아도 엉덩이가 실룩거려 적절하지 않은 높이에서 조절을 멈추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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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긴 사람은 다리가 짧은 사람에 비해 Q 팩터의 영향을 덜 받는다. 발이 일직선인 사람은 발이 바깥쪽이나 안쪽으로 굽은 사람보다 Q 팩터에 대한 대응력이 더 좋고 단거리 라이딩에는 Q 팩터가 맞지 않아도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장거리 라이딩에는 문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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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본 프레임은 기계적 속성실험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하이테크 이미지와 프레임 재료 중 가장 높은 강도 대 중량비를 보인다는 이점이 있지만, 실제 사용에서의 평가는 그리 좋지 않다. 그 이유는 바로 다층탄소섬유 속에 숨어 있는 문제를 감지하기 힘들어 갑작스런 파열을 예측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결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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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싱이 기술의 진보를 선도한다”는 말은 오래된 통설로 자전거와 관련된 이야기를 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이 말 때문에 자전거를 타는 일반인들은 자전거관련 기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신과 같은 존재인 레이서가 나타나 새로운 기술을 평가해 주기만을 기다린다. 마치 레이서가 아니면 그 누구도 이 일을 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저자가 이 말을 싫어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리고 이 말은 더 이상 사실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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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티컬 매스(Critical Mass)는 한 달에 한 번 전세계 수백 개 도시에서 즉흥적으로 진행되는 자전거 타기 캠페인으로 1992년 샌프란시스코에서 통근하는 무리들(Commute Clot)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시작되었다. 그 목적은 도로에서 빼앗긴 자전거의 권리를 되찾고 샌프란시스코를 좀 더 자전거 친화적인 도시로 만들자는 것이었다. 지금까지는 어느 정도 잘 되고 있지만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아 이를 못마땅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전거만으로는 공항, 병원, 집, 또는 야구경기장에 제때 갈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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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4O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계획을 세우거나 짐을 꾸리는 번거로움을 최대한 줄일 수 있고 날씨, 자전거 결함, 혹은 장거리여행에 동반될 수 있는 기타의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가 생기거나, 뭔가를 가지고 오지 않았거나, 설령 날씨가 갑자기 험악해져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왜냐하면 하룻밤만 지나면 모든 것이 정상으로 되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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