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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의 거짓말

푸른사상 소설선-51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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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0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145*210*15mm
ISBN13 979113082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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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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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집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웃통을 훌렁 벗어젖히는가 하더니 난데없이 나의 목에 칼을 겨눴다. “아버지의 속셈을 알아버려서 어떡하지? 지금 내 손에 죽지 않으려면 잘 들어. 피를 묻히고 싶지 않아. 무엇보다 다시 감방에 갇히고 싶지 않아. 내 눈을 똑똑히 봐. 내가 출소해서 나올 때까지 아버진 살아 있어선 안 돼. 자살하는 게 좋겠지. 정신병원에 있던 마누라가 투신한 것이 자살의 유리한 핑계가 되겠지. 나라는 범죄자 아들도 그렇고. 그렇게 하겠다고 말해. 만약 하지 않는다면 아버지를 죽일 수밖에 없으니까. 아버지의 시신을 싣고 조금 전 유골을 뿌린 그곳에 가서 수장시켜버릴 테니까. 그렇게 해도 법망에 걸리지 않는 방법을 잘 알아. 난 완전범죄에 성공할 수도 있고 정당방위를 주장하는 법도 알아.”
---「그녀들의 거짓말」중에서

비로소 나는 그가 가부장적인 수컷이라는 사실에 눈을 뜬다. ‘그럼, 당신은 죽지 않았어. 나에게 시체 취급당하지 않으려면 이렇게 온몸으로 저항해야 할 거야. 결국 당신은 죽음 직전에서야 며느리인 나의 신분과 같아지는 꼴이네. 그렇다면 며느리인 나는 겨우 죽어가는 사람과 신분이 같다는 것이지. 불행한 것은 나야. 그러니까 나에게 동정심을 바라지 말고 가부장으로서의 품위를 지켜.’ 그의 입속으로 연신 포도알을 밀어 넣는다. 그리고 내 얼굴을 향해 포도씨를 내뱉는 그를 내려다본다. 그의 가쁜 호흡이 느껴진다.
---「무화과나무 아래 그를 묻다」중에서

주민센터의 공무원은 일을 하지 않으면 생계비 지원이 어렵다고 했다.
“집엔 반신불수의 남편이 있어요.”
“간병인을 쓰세요.”
“간병인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알아요? 자활센터에서 받는 그 돈으론 살 수가 없어요.”
“그것은 가족이 해결해야 할 문제예요.”
“그렇다면 남편은 하루 종일 방치되어 있어야 하고 결국 남편은 죽을 수밖에 없어요.”
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공무원은 짜증스럽게 말했다.
“분명히 말하지만 일하지 않으면 어떤 혜택도 받을 수 없어요.”
나는 방을 나왔다. 남편의 침대 머리 쪽에 붙은 메모를 힐끗 쳐다본다. 메모의 내용이 또다시 바뀌어 있다. ‘나는 매일 모든 면에서 점점 나아지고 있다-나폴레온 힐.’
---「책 읽는 남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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