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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은 어둠을 재촉하지 않는다

현대시학 시인선-134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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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0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152쪽 | 212g | 125*188*20mm
ISBN13 9791192079950
ISBN10 1192079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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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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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팡이 하나로 세상을 본다
지팡이 끝으로 들리는 소리의 손을 잡고
능숙하게 좌우를 짚어가며
앞으로 나아가는 눈먼 남자
손에 쥔 지팡이는 그의 눈이다
소리로 전달되는 세상의 빛
지팡이는 빛을 읽는다
횡단보도의 파란 신호등도 읽고
앞서가는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도 읽는다
지팡이가 땅을 디딜 때마다
그 남자의 눈은 바람보다 빠르게
점자보다 복잡한 세상을
촘촘하게 읽는다
빛으로 읽히고 혀로 쓰여지는 편견의 언어들
지팡이 하나로 터벅터벅 깨버리는
그 남자의 눈.
---「그 남자의 눈」중에서

그의 몸에서는 불꽃 냄새가 났다
불꽃 위에 불꽃을 덧대어
조각난 시간을 때우는 남자
프랑켄슈타인의 꿰맨 얼굴처럼
철가면 눌러쓰고
태양보다 뜨거운 불꽃을 온몸으로 견디며
쇠를 녹이듯 영혼을 녹이는 그의 손끝

역사의 서사처럼 깨어진 시간들이
서로를 녹여 상처를 덮고
이별의 시간까지 녹여 붙이면
손끝의 지문까지 녹아드는
태워도 재가 남지 않는 시간의 불꽃
얼마나 더 푸른 불꽃을 견뎌야
무쇠의 심장이 뛸 수 있을까

땀방울 얼룩진 방염복의 팔뚝에는
흉터의 시간을 견딘 용접공의 미소가
불꽃처럼 환하게
녹슨 쇠를 녹여 바람의 옹이 하나
가슴속 뜨겁게 새기고 있다.
---「용접공」중에서

단풍은 시간을 견디는
나무들의 춤사위

꽃으로 맺은 열매와
뜨거움으로 빚은 초록의 이파리
이젠 모두 떨구고
빈 가지로 흔들리는 시간

견딤의 철학이 없다면
단풍은 그저 초라한 낙엽일 뿐

나무는 단풍의 빛깔을 탐하지 않는다
스스로 붉어져 한 송이
하늘의 꽃으로 피워내고 있을 뿐.
---「견딤의 철학」중에서

무엇인가를 견딘다는 것은
두어 계절쯤은 아무렇지 않게
시간 밖으로 버릴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버려진 계절은
손바닥의 굳은살처럼
몸속 깊숙이 뿌리내려
혹한의 계절에도
감각이 무뎌진 손끝처럼
아픔이 없어야 한다
무엇인가를 견딘다는 것은
생애의 계절을 뛰어넘어
스스로의 계절을 만든다는 것
스스로의 뿌리를 내린다는 것.
---「견딤의 철학 2」중에서

엄마의 손에는 늘 걸레가 쥐어져
방바닥을 훔치고 마루를 훔쳤다.
훔친 방바닥에 식구들은 둘러앉아 밥을 먹었다.
엄마가 훔쳤으나 방바닥은
한 번도 엄마의 것이 아니었다.
엄마의 손에서 행주는 부뚜막을 훔쳤다.
훔친 부뚜막에 앉아 눌은밥 한술
눈물 간으로 꾸역꾸역 넘겼다.
세월은 엄마의 시간을 그렇게 훔쳐갔다.
엄마의 시간은 눈물의 시간이다.
두 뺨으로 흘러내려
가슴으로 먹먹하게 스며드는 울음
걸레와 행주가 쥐어진 손으로
눈물을 훔치고
눈물이 길을 낸 방바닥을 훔쳤다.
---「훔치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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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상의 시는 시에 대한 뜨거운 열망과 의지를 보여준다. 예민한 감각의 촉수에 의해 파악된 이미지로 유려한 사색과 상상을 전개하는 그의 언어는 암울하고 위태로운 세계 안에서 희망의 빛을 발견하고자 모색한다. 단절과 소외의 세계에서 유리벽에 갇힌 자아는 유리벽 너머의 유토피아를 꿈꾸지만 그곳에 닿을 수 없다는 “슬픈 외침”으로 가득하다. 출구 없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욕망의 덫에 갇혀 살아가는 세상에서 새로운 마음의 시간을 만들어가던 화자는 사랑의 표상인 어머니를 그리워한다. 한없이 가볍기만 하던 어머니의 몸무게를 생각하고 헌신과 희생으로 살아오신 어머니에 대한 추억이 온 세상으로 퍼져가는 따뜻한 그리움의 정서를 보여준다. 마침내 화자는 인문학적 성찰을 거쳐 “단풍”의 시간에 도달한다. 그것은 “그늘 깊은 나무 끝으로 달빛처럼 흔들리며 깊어지는 시간”이고 가을의 시간이며 종교적 영성의 시간이기도 하다.
- 고명수 (시인 · 전 동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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