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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개의 숲

들개의 숲

리뷰 총점10.0 리뷰 2건 | 판매지수 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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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0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271쪽 | 140*195*20mm
ISBN13 9791168671171
ISBN10 1168671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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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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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 아버지는 맞아 죽었다. 대문을 나와 마을 어귀에 다다르기 전에 큰 팽나무가 있었는데 아버지는 거기에 거꾸로 매달려 동네 남자들에게 매질을 당했다. 사실 아버지가 죽고 매를 맞은 것인지 매를 맞아 죽은 것인지 잘 모르겠다. 그 차이가 의미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동네 남자들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한참 동안 그 거대한 몸뚱이를 쳐대는 둔탁한 소리가 들려왔다. 벌건 해가 돌담 끝에 걸릴 때쯤, 아버지는 온몸이 녹아서 집에 돌아왔다. 너무 더운 날이라서 나는 마루 아래 깊숙이 들어앉아 조각조각 파편이 된 아버지가 자기 얼굴보다 더 검은 솥 안에 들어가는 것을 조용히 지켜보았다.
--- p.14

“가족을… 기다리고 있어.”
가는 바람이 힘겹게 나뭇가지를 긁는 것처럼 무기력한 대답이었다. 더 맥 빠지는 것이 그 대답의 내용이라 나는 (그래서는 안 되었는데) 비아냥이 섞인 반응을 내보였다.
“가족? 설마 네 부모개는 아닐 테고. 너를 키워준 인간을 말하는 건가?”
그녀가 뭐라 반박할 겨를을 주지 않으려고 나는 재빨리 말을 이어갔다.
“인간을 가족이라고 부르다니 제정신이 아니구나. 우리 패거리에도 인간과 부대끼며 살았던 녀석들이 꽤 있지만 그렇다고 그 녀석들이 인간을 가족이라 부르는 건 듣지 못했다.”
--- p.40~41

나는 때때로 도망과 이동의 차이를 고민하며 곰을 처음 만났던 날을 떠올리곤 했다. 도망가는 것과 이동하는 것 모두 살기 위해서 움직이는 것은 같았다. 그러나 둘 사이에 분명한 차이가 있음을 알고 있기에 항상 나와 무리의 처지가 어디에 자리 잡고 있는지 구별하는 것이 필요했다. 곰을 만난 날은 나에게 그 차이를 알 수 있게 하는 기준점 같은 것이었다. 녀석을 만나기 전 나는 도망치고 있었고 저수지에서 다시 나오는 순간부터 우리는 이동하고 있었다. ‘도망’은 그것이 인간이든 다른 들개든 나를 쫓아오는 무언가가 있는 것이다. 반면에 ‘이동’은 쫓기는 것을 전제로 하지 않으니 더 능동적이고 계획된 것이다. 이 차이를 아는 것은 우두머리로서 나에게 중요한 문제였다. 내가 ‘도망’이라고 생각했어도 무리는 ‘이동’으로 알고 있게 해야 했다.
--- p.119

두부의 꼬리 끝에서 도망친 터럭 한 올이라도 발견하면 비로소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때까지 냄새에 질식해 죽을 정도로 킁킁댈 참이었다. 인간들의 발자국은 조릿대를 지나 산길까지 이어져 있었다. 우리가 되돌아온 방향과 반대쪽이었다.
--- p.154~155

나는 인간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그들과 함께 있었던 적은 있으나 그들과 진정으로 함께 살았던 적은 없어 그들과 대화할 줄 몰랐다. 만약 그들이 우리에게 참꽃나무 숲을 떠나기를 요구했다면 우리는 순순히 떠났을 것이다. 그들이 우리보다 훨씬 강하고 큰 무리라는 것쯤은 아무리 인간에 대해 무지한 나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우리의 의사를 물어볼 생각이 전혀 없었다. 자기들의 편의대로 개들에게 이런저런 괴상한 이름을 붙이듯 우리를 그들 마음대로 규정했고 그에 대해 알려주지 않았다. 우리를 곰의 무리라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아니, 지금 곰의 무리가 아니라고 해도 상관없이 언제든 곰의 무리처럼 될 수 있다고 여겼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결백했다. 우리는 그들의 것을 해치고 뺏은 적이 없다. 나와 무리는 참으로 결벽증이라 할 정도로 산이 주는 것에만 신경을 쏟았다. 그래서 우리는 억울했다.
--- p.159~160

복수라는 단어에 흔들리지 않았다면 거짓이다. 그러나 인간들은 개들이 어찌 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한 인간이야 우리 개들보다 약할 수 있겠지만 그들은 무리를 지어 산다. 그것도 우리보다 훨씬 큰 무리를 이루고 있다. 나는 곰이 듣기 좋은 구실로 자신의 야욕을 채우려 하는 것은 아닌지 경계했다. 허풍과 거짓은 구체화하기 어려우므로 나는 녀석의 계획을 묻기로 했다.
“어떻게 복수를 한다는 거지? 계획이 있나?”
“물론이지. 일단 흩어져 있는 개들을 모두 모아서 큰 무리를 이룰 거다. 그리고 산 아래로 내려가서 인간들의 우두머리를 찾아 결판을 낼 참이다. 그런 다음 잡혀간 개들이 있는 곳을 습격해서 그들을 해방하고 힘을 합쳐서 이 땅에서 인간들을 모두 몰아내고 개들의 세상을 여는 것이다.”
--- p.206

그러나 산은 먹고살려고 열심히 노루를 쫓는 쫑과 만두 같은 개들의 것이 되어야 한다. 오름과 숲은 어떠한 악업도 저지르지 않은 삼구의 것이 되어야 한다. 너른 산이 펼쳐낸 공간은 낮은 덤불 아래 코를 박고 살아가는 개들이 마땅히 누려야 하는 것이다. 곰이 힘과 욕망에 취해 망쳐놓을 이 숲을 구하기 위해서 나는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어 분해졌다.
--- p.232

“어서 달려라. 숲으로 돌아가라.”
--- 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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