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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고을 제11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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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0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436쪽 | 652g | 132*212*30mm
ISBN13 9791192635132
ISBN10 1192635132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아침 햇살 들여다보는 창가
꿈으로 들여다 놓은 오렌지 재스민
날이 익어 어두워 올수록
손길이 끊긴 밤에 살며시 어루만진다
사랑하는 하얀 입맞춤으로
하얀 샛별 투사되어 꽃으로 핀다

내민 손길 부드럽고 따뜻한 숨결
한마음 같은 아름답고 순수한 빛으로
펼쳐지는 미소 밝고 환한 반김이 성근다
몸이 터져 나온 향기가 그리는 미로

가냘픈 목소리 온화하고 자애로운 스침
있는 그대로 하얀 만남
입맞춤으로 달콤하고 포근한 여운
하얀 눈빛처럼 깊고 진실한 포근함
하얀 향기로 정화된 치유

잠에서 깨어나는 시간을 넘어
차곡차곡 생각한다
머물고 마주하는 하얀 속마음
재스민 향기를 맡으며 스며드는
사랑으로 함께 그 너머를 찾아

태초 음성으로 살아난
나를 깨운다
자연으로 돌아가는 은밀한 태동
깊은 호흡으로 달려온 너를
치유하는 영혼으로 빛과 향기로
이대로 잠들고 싶다
---「강석기, 오렌지 재스민」중에서

태평양 깊은 바다 머나먼 어디선가
대자연 엄마께 버림받은 외눈박이 태풍

버림받은 분노 상처 머리에 이고
미친 듯 흰 칼퀴 머리 회오리로 돌고 돌아
이 세상 모든 것 집어삼킨다

분노의 부릅뜬 외눈으로
인간이 예측한 경로 따라
분노의 바람 눈물로 화풀이한다
대자연 엄마에게 사랑받지 못한
잘못이 인간에게도 있다며 화풀이한다

이 세상 모든 것 집어삼킬 듯 한바탕
화풀이 끝을 내고는
미안한지 슬금슬금 그 고향의 바다로
다시 돌아가
분노의 외눈 스르르 눈을 감고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가여운
외눈박이 태풍의 일생
---「홍성길, 태풍의 일생」중에서

쪽을진 여인처럼 이랑이 반듯하고
해풍이 덮어버린 심장이 뛰는 소리
끈적한 동백기름에 멋을부린 보리밭

서편제 가락맞춰 청보리 춤을추고
다도해 뱃머리에 때묻은 소맷자락
속살이 햇볕에 익어 노을젖은 황토길
---「정태상, 청산도」중에서

학원가는 길

빨간 단풍이
나를 부른다.

나, 너와 놀 시간 없어.
툭 쏘아도

자꾸자꾸
손을 내민다.

한참 가다 돌아보니
그때까지도 단풍은 나를 보고 있다.

화가 났는지
온 몸이 붉다.
---「강영란, 단풍」중에서

5일 장이 서는 날이다. 잠시 머무르는 날들이라 딱히 사야 할 것이 없음에도 가벼운 마음으로 장 구경을 나선다. 주말에 서는 정남진의 토요 장에는 몰리는 관광객으로 복잡하겠지만 오늘은 장흥 고유의 5일 장날로 원주민들을 위한 날이다.

여기저기를 둘러보다 문득 우리 동네 서정리 5일 장과 다름을 느낀다. 도심의 바쁜 일상 안에 잡리잡은 복잡하고 소란한 장터에 비해, 빠른 걸음으로 바삐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적고 내 물건을 사 가라고 목 터지게 소리 지르지는 상인도 많지 않은 여유로움이 있다.

구부러진 등 뒤로 뒷짐을 지고 느린 걸음으로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다니시는 할아버지, 버섯, 쪽파, 무말랭이 등 같은 종류의 찬거리들을 조금씩 앞에 놓고 나란히 앉아 계신 할머니, 바람이 불지 않는 따사로운 볕 시간이라 그늘 쪽 할머니들도 웅크리지 않고 계심에 바라보는 마음이 편하다. 패인 주름 깊이만큼의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할머니들의 모습 안에서 고달픈 어머니들의 세월을 본다. 무슨 사연 어떤 사정이 주름진 할머니를 겨울 장으로 불러냈을까.

도담도담 이야기를 나누며 손님을 기다리는 마음, 내 것을 사가기를 바라면서도 소리 지름 없이 손님과 눈을 맞추려는 여린 심성들이다. 이래서 시골 장날은 필요품 만을 사고파는 수요와 공급의 장소로서만이 아닌 삶의 애환을 나누는 이야기 마당이 되고, 장사의 연륜으로 다져진 노하우도 들려주는 소통의 장이 되며 노인들이 살아온 세월의 흔적에서 내 생의 남은 세월을 또한 묵상하게 하는 배움터가 된다.

이리저리 발길 가는 대로 돌아다니다 보니 훌쩍 시간이 지났다. 장 구경을 마치고 발길을 돌리려다 길거리 한복판 길게 펼쳐져 있는 좌판에서 5,000원이라고 써 붙인 회색 무늬 통바지에 핑크빛 꽃무늬 셔츠가 눈에 들어왔다. 널찍한 돗자리 위에 흐트러져 쌓여있는 옷들 속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찾아내 사는 것도 시골 장날에만 가질 수 있는 또 하나의 재미이기에 알아볼 사람 없는 장에서 옷과 함께 혼자 만의 여유를 찾고 싶어 얼른 계산을 마치고 나니, 싼값에 마음에 드는 새 옷을 샀다는 기쁨이 가슴 한가득 차오른다. 골라든 옷을 보며 나이가 들수록 꽃무늬에 고운 색상을 찾는다는 말이 생각나 아무렴 육십이 훌쩍한 나이인데 어련할까 싶어 피식 웃음이 나왔다.

가벼운 걸음으로 집에 돌아와 옷들을 물에 담갔다. 빨랫 비누로 빨아도 상관없겠지만 장흥서 처음 산 옷을 대우해 주는 마음으로 샴푸 물에 담가 빠는데 검정 물이 한동안 나온다. 주인과 함께 여러 장터를 돌아다녔음이다. 임자를 기다리며 걸려있던 날들이 노점에 일렬로 늘어앉아계시던 할머니들의 주름 세월에 비할 수는 없어도 옷이 가지고 있던 여러 날 여러 곳의 흔적을 물과 함께 씻어내면서 삶을 묵상한다.

보이지는 않아도 스며들어있던 옷 속의 때처럼 나이만큼 스며졌을 인생의 때들, 옷이야 비눗물에 흘려보내고 새로워지지만 내 안에 찌든 때는 물로 씻어 새로워질 수 없으니 속을 씻어 낼 강력 세제가 필요함을 느끼면서 지식이나 인격 모두 사회적 통념 안에서 인간의 잣대로 갖추어진 사회적인 기준이니 내 안의 나를 씻어내는 세제로 사용될 수 없고 그저 내가 사회 안에 한 일원임을 다시 상기하는 도구일 뿐인데 이럴 때 마침, 내게는 나를 성찰할 세제가 있음을 기억 해내며 감사한다.

“남이 너희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주어라”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마태오복음 7,12)에 반비례해가는 찌든 때를 찾아내 흘려버릴 때 내 마음이 늘 새로운 옷으로 단장되도록 살아가겠다고 다짐해 본다.

길지 않은 여행에서 만난 장날의 볼거리들 속에서 옷 하나로 찾은 성찰의 시간이 좋고, 각박하지 않게 사랑을 함께하는 한적한 장의 정취를 느껴보면서 삶이 숨 쉬는 행복을 들이마신다.
---「신경희, 장흥 장날」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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