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자는 토마스의 『신학대전』을 읽을 때나 그의 『사도신경 강해설교』를 읽을 때에, 그의 글에서 “정신의 자유, 신앙의 순수성, 학문과 천재성으로 빛나는 순전한 지성”(Jacques Maritain)을 발견하는 체험을 했다. 혹시라도 중세 스콜라 신학이라면 무조건 거부감을 가지고 대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열린 마음으로 먼저 토마스의 작품을 읽어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그러면 선입견에서 해방될 수 있으리라 믿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점은 토마스의 사도신경 강해설교가 신학자나 신학생뿐만 아니라 일반 신자들에게도 그리스도교 신앙의 본질을 보다 깊이 이해하는 데 매우 유용한 안내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말한 것처럼 토마스의 사도신경 해설은 학식이 있는 사람이든 아니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표현되었기 때문이다. 이 점은 진리의 보편성에 부합하는 매우 소중한 미덕이다.
---「서문」중에서
토마스는 인간의 구원을 위해 필요한 인식이 세 가지라고 말한다. 곧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 무엇을 바라야 하는가, 무엇을 행해야 하는가에 대한 인식이다. 토마스는 첫 번째 인식은 사도신경을 통해, 두 번째 인식은 주기도문을 통해, 세 번째 인식은 십계명을 통해 각각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사도신경, 주기도문, 십계명에 대한 토마스의 강해설교는 토마스가 대학에서 행했던 설교를 기록한 설교문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광범위하게 배포되었음을 그 사본수가 증명한다. 토마스의 대학 설교를 기록한 사본은 4개를 넘는 것이 없지만, 주기도문과 십계명 설교는 적어도 80개의 사본이, 사도신경 설교는 약 150개의 사본이 확인되고 있다. 사도신경 강해설교가 그의 설교 가운데서 월등히 많이 전해졌음을 알 수 있다.
---「작품 해제」중에서
Articulus 1
Credo in unum Deum patrem omnipotentem, creatorem caeli et terrae
10. Inter omnia quae debent credere fideles, hoc est primum quod debent credere, scilicet quod sit unus Deus. Considerandum autem, quid significet hoc nomen Deus: quod quidem nihil est aliud quam gubernator et provisor rerum omnium. Ille igitur credit Deum esse qui credit omnes res mundi huius gubernari et provideri ab illo.
1항.
“나는 한 분* 하나님, 전능하신 아버지, 천지의 창조주를 믿습니다.”
10. 신자들이 믿어야 하는 모든 것들 가운데서, 첫 번째로 믿어야 하는 것은 이것입니다. 즉 오직 한 분 하나님이 계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하나님’이라는 이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이 이름이 의미하는 것은 [하나님이] 만물의 통치자와 섭리자라는 것 외에 다른 어떤 것도 아닙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통치하고 섭리하신다고 믿는 사람은, 하나님이 존재한다는 것을 믿습니다
Articulus 5
Descendit ad Inferos, tertia die resurrexit a mortuis
66. Sicut dictum est, mors Christi fuit in separatione animae a corpore, sicut et aliorum hominum; sed divinitas ita insolubiliter iuncta fuit homini Christo, quod licet anima et corpus separarentur ab invicem, ipsa tamen deitas perfectissime semper et animae et corpori affuit; et ideo in sepulcro cum corpore fuit filius Dei, et ad Inferos cum anima descendit.
5항.
“음부에 내려가셨으며, 사흘 만에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셨으며”
66. 이미 말한 대로, 그리스도의 죽음은 다른 사람들의 죽음과 마찬가지로 영혼과 육체의 분리에서 일어났습니다. 비록 영혼과 육체가 서로에게서 분리될지라도 신성은 영혼과 육체에 항상 가장 완전하게 현존했기 때문에, 신성은 사람이신 그리스도에게서 그렇게 분리될 수 없게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아들은 무덤 속에서는 육체와 함께 계셨고, 음부에는 영혼과 함께 내려가셨습니다.
---「사도신경 강해설교 원문-번역」중에서
현대에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신경(symbolum)에 대한 해석은 루피누스에게로 거슬러간다. 그는 사도신경 주석에서 열두 사도가 사도신경을 작성했다는 이야기를 하며 신경(symbolum)에 해당하는 그리스어 ‘symbolon’은 표시(indicium) 혹은 표징(signum)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사도들은 그리스도의 사도라 자칭하는 유대인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그들과 구별할 수 있도록 설교자들이 진정한 사도적 가르침으로 무장하고 있음을 인정받을 수 있는 어떤 ‘표시’가 중요함을 깨닫고 사도신경을 작성했다는 것이다. 바로 위에 인용한 테르툴리아누스의 구절은 이러한 루피누스의 생각을 앞서서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사도신경의 의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