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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 뷰티

: 장애, 모성, 아름다움에 관한 또 한 번의 전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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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0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496쪽 | 570g | 130*200*28mm
ISBN13 9791160405804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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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의 어느 술집. 친구인 두 남자가 내 삶이 살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를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내 왼쪽에 앉아 있는 사람은 제이, 오른쪽은 콜린이다. 나와 동일한 박사과정을 이수하고 윤리철학 교수가 된 콜린은 내 몸과 같은 몸이 존재하지 않을 더 나은 사회를 옹호한다. 두 사람은 나를 사이에 두고 이 견해에 관해 토론하고 있다. 이건 흔한 일이다. 주장의 내용도, 주장을 펼치는 과정에 내가 잊히는 것도 그렇다.
--- p.8

사람들은 나에게 간섭하려는 게 아니라고 쉽게 말한다. 그들은 진짜로 나를 돕고 싶은 거라고 끝까지 주장한다. 낯선 사람들이 나에게 “무슨 무슨 오일을 써봐라” “무슨 무슨 연고를 발라봐라” “허브, 가루, 알약, 요가 동작, 명상법, 에너지를 붙잡아주는 사람, 에너지를 변화시키는 사람, 나의 모든 에너지를 재배치해서 딱 맞게 정리해줄 사람이 있다”고 알려준다. 어떤 사람들은 “제가 당신 몸에 손을 올려볼게요. 저는 신내림을 받은 사람이고, 신의 사랑이 당신의 몸을 치유할 거예요”라고 말한다. 내가 가장 치유받고 싶은 부분은 몸이 아닌데도..
--- p.31

사람들은 대부분 나의 키에 먼저 주목한다. 그러고 나서 그들은 나의 걸음걸이를 주목하고, 나의 몸이 다리의 무릎 아래 부분과 두 발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나머지 신체와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차린다. 의학 용어로 나의 장애는 ‘천골무형성증Sacral Agenesis’이라고 한다. 세상에 태어난 순간부터 나에게는 척추와 골반을 연결하는 뼈인 천골이 없었다. ‘agenesis(무형성)’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단어로 어떤 것이 생성되지 않았거나 생성에 실패했다는 뜻이다. 나에게 없는 천골, 나의 누락된 요소.
--- p.39~40

사람들은 나를 불편해했고, 때로는 잔인하게 굴었지만, 대개의 경우 그저 나를 끼워주기가 어려우니 나를 가장자리 남겨두는 게 편하다고 느꼈다. 내 몸은 항상 눈에 보였지만, 내가나의 ‘자아’라고 불렀던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았다. 나는 그 불가피한 일을 방지하기 위해 미리 나 자신을 배제했다. 더 현실적인 삶, 사방에서 반짝이는 삶, 밝고 충만하고 접근 불가능한 삶의 흐름에서 밀려나기 전에 나만의 고독한 장소로 대피했다.
--- p.138

사랑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개념이었다. 나는 10대 여학생이었고, 사랑을 원했고 섹스를 원했지만, 대개 나는 사랑과 섹스에 부적합한 사람으로 취급됐다. 내 또래의 다른 아이들은 이성의 매력에 점수를 매기면서 이야기하곤 했다. 누군가가 섹시하다거나, 섹시하지 않다거나, 조금 섹시하다거나, 전에는 섹시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섹시하게 느껴진다거나 하는 이야기들. 나는 장애가 있었으므로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마치 동물이나 어린아이처럼 아예 그 점수표에 없는 존재였다.
--- p.186

하나가 된 목소리들이 무대 너머로 작살을 던졌다. 그 작살이 나를 꿰뚫었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소리가 그날 하루의 단조로움을 나에게서 베어갔다. 하나의 소리, 하나의 음. 순수하고, 따로 떨어진 소리. 그 깨끗한 소리, 그 목소리들이 모두 함께 노래하고 있었다. 그 소리를 들으며 나는 진흙탕 같은 일상과 나의 물질성과 혼란스러운 지각과, 나를 괴롭히는 요구들을 초월했다. 그 소리는 나에게, 사람들에게서 분리된 상태의 굉장한 기쁨을 상기시켰다.
--- p.141

성인이 된 뒤 내가 만났던 남자들은, 나에게 성적 매력이 있다고 느꼈을 때 종종 그걸 충격이라거나 예상하지 못했던 일로 묘사했다. 나에게 말할 때 자주 사용되는 단어는 ‘실제로’와 ‘정말’이었다. “너는 실제로 매력적이야.” 어떤 낯선 남자가 길거리에서 나를 멈춰 세우고 했던 말이다. “나는 당신이… 여기 어떤 문제가 있는 건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당신이 실제로 예뻐 보여요.” 그는 내 키를 재며 말했다. 어떤 남자는 나와 섹스를 한번 하고 나서 “와, 당신이 정말 여자인 것처럼 느껴지네요”라고 말했다.
--- p.189

사람들은 내가 들어갈 수 없는 장소들을 만들어서 내가 얼마나 많이 망각되고 ‘실생활’로부터 얼마나 많이 배제당하는지를 나에게 가르쳐준다. 나는 시선을 많이 받았지만 관찰당하지는 않았다. 나는 세상 안에 있는 동시에 세상 위에 있었고, 안전한 구석에서 내 자의식이 형성되는 것을 거리를 두고 관찰했다. 배제를 당할 때는 나도 수치심을 느꼈다. 나 혼자만 특이한 형벌을 받고 있는데,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기에 그런 형벌을 받아야 하는지를 모르는 기분이랄까.
--- p.254

나는 무대 위에서 사람들의 바다를 바라봤다. 사람들은 모두 하나가 되어 직설적이고 자신만만한 아름다움을 경험하고 있었다. 내가 이 경험을 하지 않는 것을 합리화하며 나 자신을 거의 설득했던 온갖 방법이 생각났다. 그동안 나는 여러 겹의 우월의식, 이론, 핑계를 사용해서 자존심이라는 작은 집을 짓고 그 안에만 안전하게 머물렀다. 구경꾼이었던 나 자신의 나약함이 부끄러웠다. 열린 공간에 나가 앉아, 냉혹한 사실들과 복잡성과 긴장된 감정들을 직면하지 않으려 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방어적인 태도 때문에 내가 잃어버린 게 또 뭐가 있을까?
--- p.266

산부인과 의사는 임신 후기에 이르러 내 엉덩이가 분리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나의 잘못 배열된 절구관절이 떨어져나갈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내가 움직이지 못하고 침대에 누워 있어야 할 것이고, 내 척추에 영구적 손상이 있을 거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는 내 아이가 영구적 손상을 입고 불완전하게 태어날 수도 있다는 말을 가장 많이 했다. 의사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이게 도덕적으로 맞는지 고민해보셨나요?”
--- p.291~292

그 자폐 여자아이와 쌍둥이 영재 여자아이는 수업 시간에 짝이 되는 법이 없었다. 우리를 가르친 교사들의 눈에는 내가 그 여자아이의 진정한 쌍둥이였다. 우리는 둘 다 불행한 특징을 가진 존재로 보였다. 우리가 동류의식을 발견할 수 있었던 지점에서 우리는 공통적인 거부만을 발견했다. 우리는 한 덩어리로 취급되고, 동시에 자격을 박탈당했다. 어릴 때 나는 ‘장애’라는 단어를 입에 담지도 않았다. ‘장애’라는 꼬리표는 나라는 개인의 정체성을 축소하기만 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았다.
--- p.305

투올슬렝에서는 캄보디아인 수천 명의 이야기들보다 캄보디아 영해로 표류해왔다가 체포되어 S-21에서 살해당한 미국의 잘생긴 백인 선원 이야기에 더 많은 공간이 할애되어 강조되고 있었다. 캄보디아인들의 이야기는 모두 하나로 묶여 제시됐는데, 그들의 수많은 얼굴들은 내 기억 속에서 아주 흐릿해져서 얼굴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나는 그 박물관에 갔을 때 그런 사실을 의식하지도 못했다. 모든 게 백인들의 시선에 맞춰지는 것에 너무도 익숙했기 때문이다. 내가 친구라고 부르고 싶었던 체트라조차도 나와 같은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주려고 서구식 행동을 모방하는 법을 알았다.
--- p.352

그리고 나는 바로 그 순간, 그 어느 때보다도 행복했다. 진짜로 그랬던 것 같다. 나는 현장의 경이로움을 직접 느끼고 있었다. 나는 군중의 좋은 기분에, 외부를 향한 즐거움을 온전히 수용하는 것에 휩쓸렸다. 그 여성들과 함께 있을 때 나는 자유로웠다. 나는 그저 군중 속의 점 하나가 되어, 집단적으로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경험에 푹 빠졌다. 우리는 함께하고 있었다. 근육은 따뜻해지고, 이완되고, 시야가 또렷해졌다. 정신이 몽롱하고 행복감에 젖었다.
--- p.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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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것을 챙기면 미련 없이” 자리를 뜰 것. 삶에 깊숙이 관여하지 말 것. 거리를 두고 고통도 추함도 욕망도 아름다움도 그저 관조할 것. 타인에게 쉽게 배제되고, 함부로 정체성을 규정당해본 사람이라면 이 전략이 익숙할 것이다. 그러나 어디 그게 쉬울까. 특히 우리가 삶을 사랑한다면. 장애여성이자 철학자, 한 아이의 엄마인 클로이는 아름다움도 삶도 고통도 철학적으로 관조하던 인물이었지만, 이 책이 담고 있는 여행과 만남들을 통과하며 삶의 한복판으로 걸어 들어가고, 마침내 자기 자신에게 고정되었던 시선을 들어 올려 세상을 향하는 데 성공한다. 이 과정을 따라가는 일은 문학적 체험이면서 여행이었고, 매우 신체적이면서도 철학적인 경험이었다. 삶을 사랑함에도 자신을 지키기 위해 그 바깥에서 관찰자로만 남기를 시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시기를 권하고 싶다.
- 김원영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저자·변호사)
“클로이 쿠퍼 존스는 훌륭한 안내인이며, 굉장히 예리하고 인간적이다. 이 책은 아름다움의 세계에 푹 빠지고 싶은 사람, 자신이 가진 욕구의 뿌리를 발견하고 싶은 사람, 그리고 자신에게 해를 입히는 구조와 그런 사람들을 추앙하는 습관을 버리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존스가 던지는 질문들은 오랫동안 당신의 머릿속에서 울려 퍼질 것이다.”
- 룰루 밀러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저자)
“《이지 뷰티》는 대담하고 진솔하며, 탁월하게 잘 쓴 책이다. 저자는 우리의 가장 약하고 어두운 곳을 서슴없이 탐색하며 품위와 유머, 그리고 보기 드문 인류애를 보여준다.”
- 안드레 애치먼 (영화 〈콜미 바이 유어 네임〉의 원작 《그해, 여름 손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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