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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럽거나 부끄럽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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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0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152쪽 | 142*210*10mm
ISBN13 979117147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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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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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같은 이름을 연상시키지만 물티파시아투스는 작고 연약하고 힘없는 열대어이다. 빈 소라게 껍데기를 찾아 집처럼 사용한다. 그 안에 숨어 있으면 약육강식의 바다에서 아무리 큰 물고기가 나타나도 무섭지 않다.
‘이젠 걱정하지 마.’
물티가 곽윤지에게 속삭였다. 아니, 곽윤지가 물티에게 들려주는 귀엣말일 수도 있었다.
--- 「물티파시아투스」중에서

“어묵 두 개씩만 먹고 가자.”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다 말고 소희가 포장마차로 나를 이끌었다. 안 그래도 골치가 지끈거리던 차였다. 고요하고 지루하고 졸릴 것 같은 e말e글 동아리에 뭔가 떨어진 것 같았다. 폭탄 같기도 하고 사과 한 알 같기도 하다. 얼마 전 소태 선생님은 어느 사진작가가 찍은 사진 한 장을 보여 준 적이 있었다. 누군가 군중들이 모여 있는 광장 한복판에 사과 한 알을 투척하는 광경이었다.
“나는 이 사과 한 알이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믿는다.”
--- 「폭탄일까, 사과일까」중에서

소희가 일부러 그런 것 같다는 말은 적지 않았다. 사실 확인이 안 된 것을 사실처럼 적는다면 관찰 일기가 아니었다. 코알라 때문에 불쾌감을 느꼈다는 말을 적어 넣고 나니 더 화가 나지는 않았다. 표현은 감정을 안정시킨다. 관찰 일기가, 관찰 일기를 쓰는 물티가 나를 다독이고 위로하는 게 느껴졌다. 아이들에게 하지 못한 말, 세상에 대고 소리쳐야 할 말을 이렇게라도 대신하고 나니 숨이 쉬어졌다. 머리가 돌아가는 것 같았다.
‘소희는 자신이 해야 할 궂은일을 너한테 떠밀고 있는 거야. 소라게의 횡포지. 집세라고 해야 할까. 너는 할 건지 말 건지 그걸 정하면 돼. 그나저나 너 윤권호를 혼자 만나 피시방 갈 수 있어?’
나는 아니라고 대답했다. 피시방은 가 본 적이 없었다. 중학교 때 많은 아이가 노래방에 몰려가곤 했지만, 그곳 역시 나에게는 미지의 세계였다. 엄마는 사거리 대각선 건너편에 있는 서점에도 혼자 가면 안 된다고 했다. 엄마가 다녀오라고 했더라도 나는 망설였을 것이다. 지금은 그래도 혼자 버스 타고 학원에는 갈 수 있다.
--- 「길 안내 1」중에서

소희가 난코스인 이유는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미궁 속으로 나를 끌고 들어가는 듯하기 때문이다. 윤권호가 구석기인이라면 소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초현대인이다. 복잡하고 불온하고 착잡한 기분을 제공하지만 세련되고 능수능란하다. 현대인은 구석기인을 안내하기는커녕 어떻게든 따돌리려고 한다. 아마 수업 시간이 끝나고 쉬는 시간이 되면 소희는 또 무슨 핑계를 대서 윤권호라는 고인돌을 피하려고 하지 않을까. 나는 진실을 밝히겠다는 기대를 서서히 접고 있었다.
마침내 쉬는 시간이 돌아왔을 때 예상과는 달리 소희는 잔머리를 굴리지 않고 나와 함께 6반 교실로 가서 윤권호를 만났다. 몇몇 설치는 남자애들 때문에 난장판이 된 교실 한 귀퉁이에서 윤권호는 어눌해 보이는 왼손으로 무언가를 열심히 적고 있었다. 동아리 수업 때 보았던 그 노트였다.
--- 「지렁이가 토해 놓은 흙」중에서

나는 이소희의 세상에 난 구멍, 그 애의 얼굴에 생긴 미세한 균열이 윤권호에 의해 들키기를 바랐다. 하지만 윤권호 이 바보에게는 소희의 구멍에 주먹을 집어넣을 순발력도 그것을 잡아서 늘릴 악취미도 없었다. 감정과 논리를 세분화할 센서가 이 구석기인에게는 갖추어지지 않은 게 분명했다. 윤권호는 자기가 아는 사실을 드러내지 않은 채 이소희의 말을 그대로 받았다.
윤권호는 나에게 물었다.
“내 노트를 네가 소태 선생님께 맡겼다는 게 사실이야?”
이 무슨 날벼락인가. 19금이라는 윤권호의 약점과 소희가 저지른 도둑질의 실상을 고스란히 파악하고 있다면 세 사람 중에서는 당연히 내가 우월한 패를 쥐고 있는 셈인데 갑이 되어야 할 내 위치가 어째서 가장 위태로운 처지에 놓이고 말았는가. 하지만 어떻게든 대답해야 했다.
--- 「만남」중에서

소희가 깔깔거리며 웃었다. 나는 신기해서 손뼉을 쳤다. e말e글에 대한 명성 때문에 우리 학교로 진학했다는 게 윤권호와 이소희의 교집합이라면 노숙자는 나와 윤권호의 교집합이었다. 내가 나를 물티라고 하자 엄마는 물티는 노숙자인 거라며 비웃었다. 가끔은 왜 엄마와 아빠에게 잘못하고 사과는 물티에게 하느냐고 비판한 적도 있었다. 교집합과 교집합이 만나면 어떤 일이 생길까. 거기서도 교집합이 찾아질까.
교집합은 서로를 묶는 갈고리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 순간 나와 소희와 윤권호는 하나의 갈고리에 손이 묶여 버린 셈이다. 그것이 좋은 일이 될지 나쁜 일이 될지 알 수는 없지만 셋 중에서 내가 가장 한심하다는 것은 내 가방 속 지렁이 노트가 분명히 말해 주었다.
--- 「옛날 맛 짜장」중에서

“내게도 희망은 있다는 건가.”
“당연하지.”
그런 대화를 나눈 뒤 우리는 재빨리 움직여 지하철까지 뛰어갔다. 검표대를 통과하면서 부럽거나 부끄러운 게 소희만인 것처럼 말했던 것이 왠지 모를 부끄러움으로 되돌아왔다. 누구나 가끔은 길을 잃어버릴 필요가 있다. 그래야 찾아 나설 테니까 말이다. 길을 잃어버려 놓고 잃어버렸다는 사실도 모른 채 살아간다면 그건 너무 서글픈 일이다. 오늘은 소희가 길을 잃어야 하는 날일뿐 나도 언젠가는 그런 날을 맞이해야 한다.
--- 「e말e글에 잘 오셨습니다. 환영합니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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