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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 습지

: 어느 유곽의 1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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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0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184쪽 | 210g | 128*188*20mm
ISBN13 9788956254579
ISBN10 8956254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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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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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릿하다. 시큼한 비린내가 쉬지 않고 난다 잠이 설핏 들다가도 훅~, 아, 그 냄새다, 부엌 가스 불을 잠그다가도, 현관에서 신발을 신다가도, 집 앞 슈퍼 골목길을 지나다가도 훅~, 냄새는 부엌을 밟고 현관을 뭉개고 골목길을 휩쓸며 쑥대밭을 만들었다.
--- p.17

신들의 달콤하고 끈적거리는 음료가 깡통에 담겨 다른 서비스 음료들과 함께 창고에 쌓여 있다가 분홍방 하얀 냉장고 안으로 옮겨갔을 것이다. 그곳에서 시큼하고 끈적이는 여러 액체의 시작과 끝에 냉장고 밖으로 나왔을까. 그 끈적하고 달짝지근한 신들의 음료를 나는 마실 수 없었다. 왜 마실 수 없었을까.
--- p.27

철도가 지나고 기차역이 생기고 전매 공장이 들어서고 성벽이 무너지고 십자도로가 뚫리고, 이 모든 것을 먹고 습지는 통통하게 살이 올랐다. 통통해진 습지에는 유곽이 들어섰다. 땅이 있고 유곽이 생기지 않았다. 유곽을 위해 땅을 만들었다. 유곽은 아주 오랫동안 공들여 계획한 시장이었다. 유곽에는 미나리 대신 다른 열매가 열리기 시작했다. 이 분홍빛 습지열매를 사람들은 사고팔았다. 땅을 사고팔 듯이, 기차표를 사고팔 듯이, 담배를 사고팔 듯이 이 이상한 열매를 사고팔아 돈을 벌었다.
--- p.60

읍성을 둘러싸고 있던 담장을 먹고 통통하게 살이 오른 습지에서는 다시 담장이 돋아났다. 담장은 쑥쑥 자라나 습지 전체를 둘러쌌다. 읍성의 일본인들은 습지를 ‘야에가키쵸八重垣町’라 불렀다. 조선인들은 일본어 한자를 조선 발음으로 읽어 ‘팔중원정’이라 불렀다. 여덟 겹으로 담장을 둘러친 마을.
--- p.65

습지가 단단한 땅이 되고 부동산이 되어 한 첫 번째 일은 입구에 ‘금지’ 표시를 하는 것이었다. 습지는 금지로부터 시작되었고 들어가지 말라는 표시는 그곳의 명패였다.
--- p.66

이방의 군대가 들어오고 그다음 이방의 신이 들어오고, 그리고 ··· 그다음 ··· 이방의 여인들이 들어왔다. 도시 일본 거주민들은 자국의 여인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부서진 성벽으로 습지를 메우고 다져 부동산 등기를 했다. 제국의 가난한 여인들은 습지로 스며들었다. 습지엔 집과 가게가 들어섰다. 사람들은 세를 내고 방이 여럿 딸린 가게를 차렸다. 습지엔 여인들만 살았고 여인들은 밤이 되어야 움직였다. 사내들은 돈을 내고 습지를 다녀갔다. 습지에 돈이 돌자···
--- p.99

2019년까지, 단 한 해도 쉬지 않고 계속됐다. 조선이 식민에서 해방되고, 한반도에 미군과 소련군이 들어오고, 전쟁이 나고, 분단되고, 군사 쿠데타가 연이어 일어나 독재정권이 이어지고, 몸에 불을 붙이고 악을 써 민주화 운동을 하고, 직접선거로 대통령을 뽑고, 한강 다리가 부러지고 백화점이 내려앉아도, IMF 국가부도가 나고 뉴 밀레니엄이 시작되어도, 월드컵 잔치에 들썩이고 숭례문이 불타도, 연평도가 폭격 되고 세월호가 가라앉아도, 대를 이어 사람들은 분홍 습지를 계속 찾았다.
--- p.113

연두의 이야기. 이 어김없이 충실한 ‘피해자 서사’의 진부함은 칼같이 나를 베었다. 진부함. 여전히 너무 많이 반복되는 이야기. 읍성 습지에 처음 붉은 등이 켜진 이후 아직도, 여전히, 이 서사는 반복되고 있었다. 그래서 이 섬뜩하게 생생한 진부함은 여전히 정치적이다.
--- p.133

연두가 탈성매매 생활을 시작한 1년의 시간은 아슬아슬하다. 주홍글씨를 지닌 채 삶을 바꾸는 일은 혼란스럽다. 용기와 확신이 필요하다. 변화의 시간을 살아내는 일은 두렵고 위태롭다. 그리고 화가 난다. 희망, ‘그냥 평범하게 사는 거’. 평범한 세계의 사람들이 연두를 받아주지 않고 배제하려고 할 때 연두는 화가 난다. 그리고 거절당할까봐 두렵다. 화는 두려움 때문에 일기도 한다.
--- p.156

도원동 복숭아넥타 공감주술에 걸린 나는 지독한 환취를 앓았다. 앓으면서 비로소 습지의 고통이 보였다. 나하고는 상관없던 일들에 공감하게 되었다. 나는 연루되었다. 내 몸은 복숭아 넥타에도 고통을 느낄 줄 아는 몸이 되었다. 공감은 힘이 세다.
---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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