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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키길 바란 마음

들키길 바란 마음

: 객 동인지 2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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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6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145*210*20mm
ISBN13 9791167241269
ISBN10 1167241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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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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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박 달린 저고릴 선물해 주겠어요
은민어 부레풀을 목판에 뿌려놓고
세상의 가장 큰 빛을 두드려 말렸어요
행복만 가득하다면 얼마나 지겹겠어요
몇 뿌리의 저주를 내 몸에 심어주신 이
사내가 아기를 낳는 기적을 보실래요?
당신만 가득했던 목화밭을 갈아엎고
빨갛게 웃고 자란 새끼들을 보셔요
지옥은 접고 또 접어 반짇고리에 넣었어요

유리 단추 몰래 삼켜 발톱을 숨겨 놓고
돋아난 복수를 한발 짚고 있는 밤
여우야, 죽은 어미로 옷을 지어 입거라
---「김상규, 날 버린 엄마의 옷」중에서

소환사의 협곡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메타는 시작되었다, 바다 건너 무명도에서 남북의 경계선에서 자웅을 겨룬다.

鬼와人이 뒤섞여 외치는 함성 속, 누군가의 공격에 무기가 춤을 춘다. 펜타킬, 난전속에서 영웅의 탄생기.

환생 중인 패배자는 복수를 꿈꾼다. 퍼플의 남침으로 시작되는 기습전, 새벽의 전투 속에서 다시 쓰는 서사시

자연을 이용하는 법술은 천혜다. 메타포는 흐른다, 사운드의 이펙트로. 냉전의 이데올로기가 컴퓨터로 펼쳐진다.

사상은 승리라는 완성품에 집착한다. 이데아는 색경으로 반사되고, 유레카! 수학자 아르키메데스의 외침이 들려온다.

스코어가 오를 때마다, 수위는 높아진다. 배수량이 클수록 대가는 크다. 통일은 거함의 침몰, 시초는 간단하다.

소환사의 인해전술, 난파의 위기 속에서. 책략가의 상륙작전이 조타를 붙잡는다. 시학의 초점속에서 발견이 발광한다.

태풍의 눈에서 시작되는 행진곡. 울리는 진군가에 써내려간 코덱스. 시읊는 시조시인의 플레이는 종료된다.
---「김상규, 리그 오브 레전드」중에서

우리 같이 놀이 할까
마술 혹은, 마법 같은
나에게는 평등하고 당신에겐 불평등한

단 하루 약속된다면
바라보기만 하는 놀이

감췄던 루시퍼는 다락방에 남겨둔 채
그냥 마냥 경계 없는
눈싸움 말고
눈 맞춤

멈췄던 지난날들이
눈길에 녹는 놀이

말을 참는 당신 눈에 웃음꽃이 흐드러져
아주 오래 꽃잎 따서
머리 위로 뿌려볼까

유리가 흘러내리고
액체 괴물로 변하는 놀이
---「김태경, 액체 괴물의 탄생」중에서

어린 날 우리에겐 정직한 언어였어
곤지곤지 잼잼, 하며 수화처럼 말을 했지
그러다 첫손을 내밀어 걸음마도 배우고

그저 말없이도 손바닥에 느껴지는
피아노 건반 짚듯 너 스쳐간 언저리는
설익은 약속의 반복 애틋한 구애였지

방금 깨진 유리잔에 손바닥을 베었다
깨진 모든 것은 당돌한 힘이 있어
때로는 금이 간 마음 덧대기도 한다지
---「서희, 손을 보다」중에서

여태껏 읽기만 한 상실에 젖었다가 멋대로 꼭 한 겹쌕 벗겨져 굴러다니는
슬픔의 껍질을 줍다가 터져버린 아침

출근이 오기 전에 뚝, 그쳐야 한단다 마음껏 울 수 있는 때는 벌써 지났다고
고여서 넘칠 때까지 속이며 살면 될까

날 훔쳐 달아났다 투명망토 속에 남아 안부도 오지랖도 잠시만 멈춰주길
충분히 머물면 갈게 곰팡이가 피기 전에
---「이나영, 노 토킹 존」중에서

닳아져서 둥글해진 층계를 올라간다
포근하게 안겨오는 뿌옅한 공기마저
차디찬 손 끝 너머에 닿을 듯 멀어진다

비바람이 작은 가슴 두드려 치는 날도
매몰차게 말도 없이 돌아선 뒷모습만
잡으려 잡히지 않는 그림자가 무성했다

새파랗게 맑은 하늘 아리게 빛난 때도
우연하게 마주쳐도 모른 척 지나가며
막연히 부끄러워서 손 한번 뻗지 못하고

걸음만큼 깎여나가 둥글게 닳았으니
떨어져간 조각들이 틈새를 메우겠지
시간의 강물 사이에 나누는 악수 뜨겁다
---「이중원, 나를 만나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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