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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 1~21권 세트

백성 1~21권 세트

[ 전2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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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0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8256쪽 | 152*225*80mm
ISBN13 9788974565787
ISBN10 897456578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제1부 강산에 들렀더라

문무를 두루 갖춘 무관 김호한과 전형적인 조선 여인 윤 씨 사이에서 태어난 무남독녀 비화는 어릴 적에 비어사 주지 진무 스님에게 장차 거부巨富가 될 것이란 예언을 듣는다. 천석꾼인 비화 조부 김생강의 소작인이었던 임배봉과 재취 운산녀는, 그들의 잘못에도 불구하고 죽은 생강에게 원한을 품고 비화 집안을 향한 복수의 칼을 갈며 사악한 음모를 꾸민다. 강용삼과 동실댁 여식인 옥진은 비화와 친자매 같은 사이인데 대사지 숲속에서 배봉의 자식들인 점박이 형제 억호와 만호에게 몹쓸 짓을 당한다. 옥진은 두 살 위인 비화에게 그 일을 고백하고, 그들은 둘만의 영원한 비밀로 하자고 맹세한다. 배봉과 그가 매수한 호한의 죽마고우 소긍복의 간계에 넘어가 가세가 기울어진 호한은, 임술년 농민항쟁을 이끌게 될 친척 유춘계에게서 심상치 않은 느낌을 받는다.

삼정三政의 문란이 극심한 시기로서 곳곳에는 민란이 일어나고, 철종이 왕위를 이으면서 세도정치가 판치는 어수선한 세상이다. 졸부 배봉이 주색잡기에 빠지자, 운산녀도 긍복에게 접근하고, 친척뻘 되는 민치목을 끌어들여 또 다른 위험한 일을 획책한다. 호한은 심복 부하 비리로 관직에서 물러나고, 신분 상승을 꿈꾸는 배봉은 기생집 국월관을 드나들며 긍복에게 양반이 되는 비결을 얻는데, 배봉이 총애한 여종 언네의 신체 일부를 운산녀가 훼손했다는 끔찍한 괴담이 나돈다.

그 무렵, 유춘계는 농사꾼 서준하, 방석보, 천필구, 한화주 등과 고을의 형옥과 사직단을 보며 농민군 봉기의 싹을 키운다. 옥진은 자랄수록 용모가 아름다워, 논개 제사를 모시러 가던 기생 어미가 저 아이 앞날이 순탄치 못하리란 불길한 말을 남긴다. 한화주와 연인 송원아는 무촌리 무명탑 아래서 안타까운 사랑을 나누며 농민군 거사를 생각하고 슬픔과 초조에 잠기는 등, 서민들, 특히 농민들 삶은 피폐해진다. 유춘계의 사랑채에 모인 농민들은 들고일어날 날만을 기다리고, 잔반殘班 출신 박임석, 김민준, 이기개도 합세하여 사기가 오른다. 감영과 읍에 연서連署로 하소연하는 등소等訴를 보내지만, 조정에서는 소식이 없다. 전창무와 우 씨 부부를 비롯한 천주학 신자들을 겨냥한 대박해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배봉이 대갓집 마님을 범하고 돈을 우려내어 부를 축적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비화 나이 열여섯에 박재영과 혼례를 올리지만, 재영은 사귀던 허나연과 애정 도피 행각을 벌이고, 비화는 진무 스님에게 혼례 치른 초년에는 독수공방할 팔자며 그것이 복을 받기 위해 정해진 그녀의 운명이란 소리를 듣는다. 새로 부임한 홍우병 목사가 환곡 포흠 등 폐단을 바로잡는 정사를 펼칠 때, 비화는 옥진이 관기가 되었다는 소식을 접한다. ‘해랑’이란 기명妓名의 관기가 된 옥진은 춘계가 지휘하는 농민군 봉기 조짐에 불안해한다. 농민군 지도자가 춘계 아저씨라는 사실을 알고 근심에 싸인 비화에게, 이웃에 사는 홀아비 한돌재까지 흑심을 품고 접근한다. 유춘계가 우리말로 지은 농민항쟁 노래인 언가諺歌 [이 걸이 저 걸이 갓 걸이]가 점점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덕천강가 수곡장터에서 군중집회를 열기로 모의하는 농민군들로 세상은 들끓기 시작한다.

그즈음 어렵게 살아가는 비화에게 은인이 나타나는데, 안골 백 부잣집 마님 염 부인이다. 염 부인에게는 남모를 비밀이 있는 듯하여 혼란스럽던 비화는, 밤골 댁이 농민군에 가담한 돌재에게 마음이 있음을 알게 된다. 농민들과 관아에 들어가 시위하려던 춘계의 뜻이 심약한 이들에 의해 좌절되고, 그는 우병영에 체포되어 성안 진무청에 갇히는 몸이 된다. 면회를 온 준하에게 초군 시위 소식을 전해 들은 춘계는, 집안 제사를 핑계로 감옥에서 나와 탐관오리와 악덕 부자들을 징계한다. 홍 목사는 농민군이 요구한 ‘완문完文’을 쓰는 등 능욕당하고, 우병영 권범주와 그의 아들 두치, 목牧 이방 김두운이 참살을 당하는데, 조정에서는 안핵사와 선무사를 파견하려 한다.

세상이 바뀌자 배봉의 가족들은 종적을 감추고, 농민군 필구와 화주의 활약상은 눈부시다. 하지만 농민군들이 생계 때문에 이탈하자, 춘계를 위시한 농민군 주모자들은 불안과 걱정에 휩싸인다. 급기야 병영과 진영 군사들이 농민군과 그의 식솔들을 노린다. 화주를 체포하기 위해 원아를 인질로 삼고, 필구의 아내 우정 댁과 어린 아들 얼이도 끌고 간다.

농민반란 원인과 피해 상황을 조사하기 위해 한양에서 내려온 안핵사 배수규는 가차 없는 칼을 휘두른다. 토호세력과 악덕 부자들, 특히 배봉과 점박이 형제는 농민군에게 복수하기 위해 온갖 정보를 관아에 제공한다. 그리하여 숨어 있던 춘계와 주동자들은 관군에게 붙잡혀 형옥에 구금되고, 춘계는 1급 죄인으로 비변사에 보고되어 사형 선고를 받는다.

어느 날, 밤늦도록 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던 비화는, 오래전 배봉이 학지암에 불공드리고 오는 염 부인을 해하고 지금까지 그녀를 괴롭히며 엄청난 돈을 뜯어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 경악과 분노에 떤다. 농민항쟁이 실패로 돌아가자 힘없고 돈 없는 서민들이 살아가기는 더 어려운 시대가 돼버렸다. 해랑이 안핵사에게 홍 목사 구명을 간청하고, 수규는 해랑의 미모에 마음이 흔들리지만, 선무사 양진으로 말미암아 그냥 돌려보낸다.

5월 하순. 성 남문 밖 넓은 공터에서 백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춘계를 비롯한 농민군 주모자들에 대한 처형식이 행해지고, 호한과 언직은 춘계의 시신을 거두어 마동 야산에 묻어 준다. 얼이는 어머니가 시키는 대로 아버지 목이 망나니 칼에 의해 잘려나가는 장면을 본 후로, 애꿎은 짐승들 모가지나 꽃대 등을 비트는 위험하고 이상한 아이가 되고 만다. 비화는 우정댁, 원아와 깊은 관계를 맺고 살아갈 것을 결심한다. 돌재와 밤골 댁은 남강 상촌나루터에서 주막 ‘밤골집’을 열고, 비화도 콩나물국밥집을 차릴 계획을 세운다.

홍 목사 후임 정석현 목사는 교방 노래와 춤에 관심이 많아 해랑을 불러 도움을 명한다. 지난날 돌재와 함께 농민군 하던 판석, 또술, 태용이 찾아오자 밤골 댁은 불안하다. 배봉은 비단사업으로 재력을 쌓고, 운산녀는 긍복과의 관계를 배봉에게 들키자 치목에게 살인청부를 한다.

비화는 ‘나루터집’을 열어 동업하는 우정 댁과 원아를 이모라고 부르고, 상촌나루터 터줏대감인 꼽추 영감 뱃사공 달보의 도움을 받는다. 그러던 중 꿈속에서 강을 건너오는 남편 발목을 잡는 희고 작은 아기 손을 보고 두려움과 의문에 빠진다. 재영과 나연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 억호와 분녀의 업둥이로 들어가는 놀라운 사태가 벌어지고, 억호 부부는 그 비밀을 알고 있는 몸종 설단의 입을 막고 동업을 친자식처럼 위장하지만, 종년 언네는 알아차린다.

제2부 메아리가 묻혀오는 것

치목이 긍복을 강에 빠뜨려 살해하고, 비화는 억호를 향하는 해랑의 불가해한 심경 변화에 괴로워하는데, 얼이가 새끼 기생 효원과 가까이하는 사실까지 알게 된다.

철종이 후사 없이 승하하자 대원군의 아들 명복(고종)이 즉위하고, 천주학에 새로운 변화가 생길 무렵 우 씨는 늦둥이를 낳지만, 창무는 왠지 모를 불안감에 사로잡힌다. 비화와 해랑 집안 사이에 불길한 기류가 흐르고, 살인마가 돼버린 치목은 비화 목숨도 노린다. 천주학 대박해가 시작되어 감영에 잡혀가 배교背敎를 거부하며 고문에 시달리던 창무가, 남강변 백사장에서 효수형을 당해 목 없는 시신만 나뒹구는, 이른바 ‘무두묘’ 이야기가 생겨나고, 우 씨는 어린 아기를 데리고 어디론가 사라진다.

치목이 비화를 해치려고 할 때 재영과 얼이가 비화를 구하고 재회한다. 재영은 아내 집안과 원수 사이인 억호에게 업둥이로 준 아들을 잊지 못하고, 비화는 그런 남편에게서 이상한 느낌을 받는다. 억호는 다시 해랑에게 손을 뻗치고, 해랑은 근동에서 알아주는 땅 부자로 위치를 굳혀가는 비화에게 거리감을 품는다. 언네가 당돌하게 나오자 운산녀는 당혹감에 젖고, 언네와 설단이 종들끼리 신경전을 벌이는 등, 동업을 두고 배봉 집안 여자들 사이에 미묘한 공기가 감돈다. 동업은 배봉 집안의 가운家運을 손에 틀어쥘 중요한 존재로 부상한 것이다. 재영은 나루터집 계산대에서 일하고, 얼이도 정상적인 사내아이로 성장하며, 비화는 부자 되는 비법에 통달한 여자로 알려지고, 우정 댁과 상의하여 원아 혼처를 알아보려고 한다.

억호가 해랑을 소실小室로 삼겠다고 떠벌리고 다닌다는 풍문을 듣고 객줏집을 찾아간 비화는, 객줏집 여주인 기생 어미를 만난다. 얼이가 치목에게 살해당하려는 순간 재영이 구해 주고, 누군가에 의해 강에 빠졌을 때는 손 서방이 알려주어 달보 영감이 건져준다. 하판도 목사가 부임하자 배봉이 그에게 접근하고, 술 시중을 드는 자리에서 해랑은 배봉과 마주친다.

비화가 임신하지만, 재영은 억호와 분녀에게 업둥이로 준 동업을 생각하면 너무 괴롭다. 나연은 뜻하지 않게 치목의 도움을 받고 운산녀를 만나 한통속이 되어 음모를 꾸민다. 억호 씨를 잉태했다는 것을 깨달은 설단이 억호에게 그 사실을 알리자, 당황한 억호는 설단을 집에서 부리는 하인 꺽돌에게 시집보낼 궁리를 한다.

서당 훈장 권학은 제자 얼이를 비롯한 문대, 남열, 철국 등의 정신적 지주로서, 얼이가 농민군이 되리란 것을 예감한다. 얼이는 치목과 맹쭐이 부자지간이며, 자기를 강에 처넣어 죽이려고 했던 놈이 맹쭐이란 것을 알고 한층 복수심을 불태운다.

비화가 아들 준서를 낳자, 재영은 장차 자기 두 아들이 원수가 될 것이란 생각에 몹시 고통스러워하고, 비화는 그런 남편에게서 서운함을 느낀다. 억호의 접근과 자기연민에 빠진 해랑은 한층 비화를 멀리하고, 억호 얼굴에서 진실과 사랑을 발견하고는 위험한 감정 변화를 일으킨다. 촉석문 앞의 사주 관상쟁이 노인한테서 효원에게 천 씨 성을 가진 남자가 생길 것이란 말을 들은 그날, 해랑은 상촌나루터 흰 바위 위에 효원이 얼이와 나란히 앉아 있는 광경을 보고 경악한다.

배봉에게 시달리다가 견디지 못한 염 부인이, 진무 스님이 주지로 있는 비어사 대웅전 뒤쪽 고목에 명주 끈으로 목을 매달아 자살하고 만다. 비화는 염 부인과 배봉 사이의 천인공노할 비밀을 끝까지 숨긴다. 일자리를 찾아 부산포에 내려간 왕눈 재팔은, 밀항密航을 하려다가 들켜 위기에 빠진 젊은 일본 여자를 구해 주고, 그녀와 함께 일본으로 가는 밀선密船을 탄다.

억호와 분녀는 남들이 눈치채기 전에 임신한 설단과 꺽돌을 혼례 시킨다. 나루터집에 침입하여 준서를 안고 도망치던 나연은, 밤골 댁에게 들키는 바람에 실패하고, 유괴범이 누구인지 모르는 비화는 배봉 집안 소행이라고 추측한다. 설단이 낳은 아이가 억호 판박이로 알려지자, 억호는 배봉의 권고대로 그 아이를 제 양자로 삼고자 분녀를 설득시키고 설단과 꺽돌에게도 그 사실을 말한다. 진무 스님에게 고목에 매달린 염 부인의 목이 비화 자신을 불러 달라고 하는 무서운 악몽을 꾼다는 말을 듣고 고뇌하는 비화는, 설단 부부에게 무상으로 소작 부쳐 먹을 땅을 주고, 배봉은 동업직물 비단을 일본에 수출할 계획을 세운다. 억호가 심복 양득을 시켜 효원을 통해 해랑에게 패물을 전하지만, 해랑은 당장 버리라고 화를 내고, 효원은 그것을 은밀한 장소에 숨겨 놓는다.

일본으로 간 왕눈은 자기를 생명의 은인으로 여기는 쓰나코와 그녀 부모에게 극진한 대접을 받고 일본 여행을 한다. 왕눈이 짝사랑하던 해랑은 어머니 동실 댁이 폐병에 걸리고 친정집마저 불타버리는 이중적인 환란에 시달린다. 비화는 도움을 주려고 해랑을 만나지만 더 큰 거리감을 확인할 뿐이다.

준서 피부병을 고치려고 간 약수터에서 비화와 재영은 운산녀와 치목, 나연과 맞닥뜨린다. 비화는 나연이 남편과 애정 도피 행각을 벌인 여자임을 알게 되고, 재영은 나연이 준서 유괴 미수 사건 범인임을 눈치챈다. 달보 영감의 큰아들 원채를 따라 백마산성에 간 얼이는, 관기 효원과의 순조롭지 못할 사랑에 괴로워하면서, 언젠가는 농민군이 되어 죽어갈 자신의 모습을 그려본다. 해랑과 억호의 위험한 만남이 이어지면서, 해랑은 패물에 감사하고 억호는 대사지 잘못을 빈다.

비화는 패물 주인이 억호라는 사실을 알고 치를 떨지만, 해랑은 죄스러워하거나 부끄러워하기는커녕 비화가 부담스럽고 억호가 더 좋다는 폭탄선언까지 한다. 호한의 벗인 언직이 화공 안석록과 노처녀인 원아를 맺어주려 하자, 비화는 원아에게 사귀기를 권한다. 그렇지만 원아는 화주 생각이 나서 싫다고 하는데, 처음에는 반대하던 우정 댁도 그들이 맺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고 말한다.

일본에서 둘이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왕눈과 쓰나코 사이에는 어정쩡한 감정의 물살이 가로놓인다. 혹시 쓰나코 집안은 밀수업을 하며 왕눈 자신을 이용하려는 속셈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품는다. 가가와현에서 우동을 먹어본 왕눈은, 고향에 돌아가게 되면 임배봉의 동업직물이나 비화의 나루터집 옆에 우동가게를 열어 거상巨商이 될 꿈을 꾼다. 새벼리에서 억호와 해랑이 만나는 장면을 훔쳐본 만호는, 형을 제치고 동업직물 후계자가 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맛본다. 마침내 동업이 제 아들임을 알게 된 나연은, 나약한 재영의 약점을 잡고 돈을 우려내기 시작하는데…….

제3부 세월의 사닥다리

동업을 만난 재영이 당황하는 모습에서 비화는 이상한 느낌을 받고, 동업을 닮은 누군가의 얼굴이 떠오른다. 나연은 재영에게 동업이 동업직물 경영주가 될 때까지 돈을 가져오라고 하지만 재영이 거절하자 독기를 내뿜고, 비화는 재영이 집안의 돈을 훔치는 원인을 궁금해하면서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힌다.

하 목사 주선으로 부산포에 간 배봉과 만호는 일본 상인 사토와 무라마치를 만나 거래를 성사시킨다. 상촌나루터 흰 바위에서 만난 효원은 얼이에게 농민군을 하지 말라고 부탁하지만 얼이는 단호한 의지를 내보여 둘이 부둥켜안고 울고 있는데, 그 장면을 재영이 목격한다. 비화 권유에 못 이겨 석록과 상촌나루터 강가를 거닐던 원아는, 석록이 모래밭에 그린 그림에서 천부적인 솜씨를 알고 마음이 끌린다. 석록은 원아의 연인 화주가 임술민란 농민군인 것을 알고 있으며, 유춘계를 비롯한 농민군들이 처형당하는 것을 본 후로 인물화를 멀리하고 풍경화 쪽으로 돌아선 화공이다.

해랑의 임신 사실을 안 효원은 억장이 무너진다. 동업직물 비단의 일본 수출 소식을 접한 비화는 검은돈의 힘으로 고을 민심까지 얻어가고 있는 배봉을 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억호 처 분녀가 가마에서 떨어져 반신불수가 되고, 분녀 시중을 들게 된 언네 위상이 갑자기 달라진다. 그 와중에 해랑에게 새 아내가 돼 달라고 청혼하는 억호는, 배봉이 만호를 후계자로 삼으려고 한다는 언네의 고자질을 듣고 분노에 떤다. 해랑이 억호 아이를 뱄다는 사실을 안 배봉은 해랑을 며느리로 삼겠다고 한다. 한편, 재영은 자신과 나연 사이에 아이가 있으며, 그 아이를 억호와 분녀에게 업둥이로 주었다는 사실을 고백한 후에 집을 나간다.

시름시름 앓던 분녀가 죽고 해랑은 억호의 재취가 되지만, 하혈을 쏟으며 유산하고 후유증으로 임신을 하지 못하는 석녀가 된다. 그러나 억호의 극진한 간병으로 건강을 회복한 해랑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동업과 재업에게 깊은 모정을 주고 언네와도 잘 지낸다.

기력이 쇠잔해진 진무 스님은 비어사에만 칩거하고, 꼽추 달보 영감 또한 힘에 부쳐 뱃사공 일을 그만둔다. 비화는 배봉 집안에 복수도 하지 못한 채 세월만 흘러가 한없이 초조해진다. 해랑으로 인해 호한과 용삼 사이는 극도로 나빠지고, 언네와 꺽돌은 모자 관계로 맺어진 혈맹의 동지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강득룡 목사가 배봉에게 안석록 화공의 그림 상납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나루터집은 특별세무조사를 당하는 수모를 겪는다. 온 나라 안에 마마신(천연두)이 창궐하고 비화는 평소 몸이 허약한 준서를 걱정한다.

상촌나루터에 미치광이가 나타나 얼이를 좋아하며 따라다니자 그에게 농민군 원혼이 씌었다는 소문이 퍼진다. 원아와 석록은 혼례를 치르고 나루터집 안채에 신접살림을 차린다. 그사이 준서가 마마에 걸려 빡보(곰보)가 되고, 해랑이 준서더러 먹이라고 약을 보내지만, 비화는 거절하고 둘 사이는 한층 멀어진다. 그 미치광이(혁노)는 거짓 미치광이 행세를 했다는 것과 전창무와 우 씨 소생임이 밝혀지면서, 행방을 몰랐던 우 씨가 충청도에서 천주학 활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려진다.

얼이와 준서, 혁노는 의형제를 맺고, 얼이는 곰보딱지 탓에 대인기피증이 있는 준서를 서당에 데리고 간다. 대원군이 청국에 납치당하고, 조선 국모가 청국 군사 호위를 받으며 입궐하는 등, 나라는 위태롭기만 하다. 농민군 지도자 나광이 밤골집에 와서 농민군 교육을 시키고 밤골집을 농민군 비밀 집회 장소로 삼고자 한다. 해랑은 무료함을 달래려 고을 특산품 수집에 빠지고, 어엿한 청년이 된 동업이 해랑을 친모처럼 따르자, 언네는 진작 동업을 제거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한다.

오광대패가 되어 말뚝이 역을 하는 원채를 보기 위해 꼽추 영감과 언청이 할멈이 평안리 타작마당에서 펼쳐지는 놀음판을 구경하려고 온 날, 양반 청년들에게 집단 구타당하는 백정을 본 해랑이 꼽추 영감에게 알려 죽을 고비를 넘기게 해준다. 강 목사 강요에 의해 임금의 명을 받은 보빙사 신분으로 미국 대통령까지 만나고 온 한양 선비 고인보의 수청을 들 수밖에 없는 효원이다. 꺽돌이 키우는 비화네 최고 소 천룡과 양득이 키우는 배봉네 최고 소 해귀가,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그 고을 소싸움대회에서 갑종 투우 결승전 상대로 맞서게 되는데…….

교방에서 탈주한 효원은 얼이와 함께 원채에게 도움을 청하여 오광대패 합숙소에 은신한다. 동업을 후계자로 지목한 배봉은 부산포 일본 상인들과 거래하는 장소에 동업을 대동하여 경영수업을 시킨다. 비화는 읍내장터 채소공판장 자리에 생긴 종합상가 점포를 사서 나루터집 제1호 분점을 여는데, 배봉도 맞은편에 새 점포를 내어 팽팽한 힘겨루기를 한다.

효길이란 가명假名으로 남장男裝을 하고 벙어리 행세를 하며 오광대 합숙소에 들어간 효원은, 원채에게 오광대를 배우는 등 꼭두쇠 이희문을 비롯한 그곳 사람들을 속이지만, 중앙황제장군 역의 한약방 주인 최종완은 효원한테서 이상한 점을 느낀다. 혼자 자는 효원 방에 칼을 든 복면강도가 침입하자 효원은 뛰어난 검무 실력을 발휘하여 위기를 넘기지만, 그가 최종완이며 자신이 남장 여인이란 것을 눈치챘을 거라고 불안해한다.

조선에 출병한 청국과 일본이 싸워 일본이 승리하고, 농민군이 정부군을 물리치는 등, 나라 안팎은 커다란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일본 도자기 발상지인 사가현의 아리타(有田)에서 왕눈은 쓰나코에게 놀라운 이야기를 듣는다. 그녀 어머니 노요리에가 일본 도자기의 원조로 존경받는 이삼평의 11대 후손이라는 것이다.

농민군 지도부에서 백성들에게 시월 초엿샛날 광탄진(너우니)에 모이라는 통문을 띄우고, 원채에게 자신이 농민군 주모자 급이 됐다는 말을 들은 얼이는, 나루터집 식구들에게 이번 봉기는 일본에 대항키 위한 것이라고 얘기한다. 평안리의 오래된 우물(추새미)에서 젊은 농민 부부 변사체가 발견되자, 이제 곧 터질 농민 봉기와 연관되었을 거라는 풍문이 나돌면서 민심은 더없이 흉흉해진다. 비화는 해랑이 목숨을 구해 준 백정 방상각과 만난 서장대에서 배봉과 마주치는데, 배봉은 방상각을 죽이려다가 그의 종이 벼랑에서 떨어져 목숨을 잃는다.

너우니에 많은 백성이 모여 성을 향해 진군하고 고을 영장營將은 동학농민군을 정중히 맞이한다. 무혈입성한 농민군에게 민호준 병마절도사는 잔치를 베풀며 환영하지만, 원채는 농민군과 관군이 어울려 술판을 벌이는 것을 보고 얼이에게 앞일을 염려하는 말을 한다. 부산 주재 일본공사관의 다께오와 히라조시, 소와는 동학농민군 봉기를 허위로 기록해 상부에 보고하는 등, 너우니 농민운동은 크나큰 파문과 함께 미묘한 민족감정으로 번져나간다.

동학농민군이 득세하자 배봉은 식솔들에게 몸단속을 시킨다. 그 자리에서 만호는 지금까지 깔봤던 해랑에게 처음으로 두려움을 느끼며, 얼이가 농민군을 한다는 사실을 안 해랑은 비화에게 깊은 적개심을 품는다.

얼마 후, 동학군이 연고지 별로 분산 철수한다는 소리에 얼이와 원채는 실망을 하고, 얼이는 호남 출신 동학군 도금모를 만나 장태를 이용한 농민군 활약상을 들으며 더욱 전의를 다진다. 동학운동 분위기가 고조되자 각 진영鎭營의 도둑을 잡는 일을 맡은 벼슬인 토포사討捕使 지영석 그리고 스즈기 대위와 엔다 중위 등이 동학군을 사로잡아 공개 처형하고, 남강 쪽 상평에 실전 배치된 얼이는 원채 지원을 받아가며 그의 첫 전투를 맞는다.

제4부 사람 탈 짐승 탈

일본 중로병참사령부에서 일본군을 보내 동학도를 토벌하려 한다는 소식에 우정 댁은 얼이 신상을 염려하며 효원을 며느리로 삼고자 한다. 오광대 합숙소로 간 얼이는 효원을 범하려는 최종완을 살해하고 안마당 폐정에 시신을 매장한다. 그러고는 살인자라는 공포심과 양심의 가책에서 벗어나기 위해 둘은 광적인 사랑을 나눈다. 동학군이 관군과 일본군에게 무너지고 있다는 정보를 접한 얼이와 원채는, 전라도 동학군에 합류하기 위해 순천으로 향하던 중, 김 대접주가 이미 패전했다는 촌로 이야기를 듣고 실망한 채 돌아온다. 얼이는 온 세상을 뒤흔들었던 동학군의 함성을 떠올리며, 스승 권학에게 들은 항일의병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그 무리를 이끌 지도자가 누구일까 궁금해한다.

시간이 지나 원아가 예쁜 딸을 낳고, 위기와 갈등을 딛고 호한이 지어준 ‘록주’라는 이름을 붙인다. 새로 부임한 조 관찰사는 배봉과 억호를 관찰부로 불러들여 더러운 결탁을 맺는데, 비화가 염 부인 재齋를 모시기 위해 비어사에 가겠다고 진무 스님에게 약속한 날과, 조 관찰사가 비화를 호출한 날이 겹친다. 그 일로 재영이 관찰부에 잡혀가고, 비화는 지난날 도움을 주었던 옥리 주호룡의 도움으로 감옥에 들어가 재영을 면회하고 구해낼 방도를 고민한다. 언네가 꺽돌과 은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본 설단은 놀라면서도 큰 궁금증에 빠진다. 하지만 꺽돌은 아내에게도 비밀로 해 설단은 배봉을 노리는 두 사람의 음모를 알 수가 없다.

오광대들 입에서 관졸들이 뒤쫓고 있다는 자신의 이야기가 나오자 효원은 당황한다. 원아는 해랑을 찾아가 재영이 감옥에서 풀려날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하지만 일언지하에 거절당한다. 돌아오던 원아는, 얼이가 맹쭐과 싸우는 광경을 목격하게 되고, 얼이가 시키는 대로 혁노는 운산녀와 치목을 미행, 드디어 그들의 사업장을 알아낸다. 경남 최고 학당인 낙육재를 둘러보려고 준서와 함께 간 비화는, 양반 가문 천석꾼으로 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강순재를 만나 준서가 장차 큰 인물이 되리라는 말을 듣는다.

의병장 노규응, 정용한, 승려 서기재, 한완진 등이 모여 항일의병을 도모하고, 원채도 동참하여 얼이에게 기밀을 알려준다. 선화당을 찾아간 비화는 조 관찰사에게 거금을 주고 재영을 가까스로 구한다. 의병은 성을 함락하지만 원채가 우려한 대로 의진義陣 수뇌부의 생각 차이로 김해에서 부산 진격을 포기한 채 다시 돌아온다. 의병은 내부 분열을 일으키고 석 달의 영광을 끝으로 성은 조정에서 파견한 이재겸이 이끄는 관군 수중에 떨어진다.

군대 조직식의 직물점을 경영하여 조선 돈을 긁어모을 계책을 세운 무라마치 형제가 나루터집을 찾아 들자, 비화는 지금부터 본격적인 조선과 일본의 싸움이 시작되리란 것을 예고한다. 준서와 얼이는 청년 유생들과 더불어 항일의식과 민족자주화 교육의 중심지인 낙육재에서 나라를 지키기 위한 정신을 길러간다.

상촌나루터 강가 넓은 모래밭에 모여 원채에게 택견을 배우는 낙육재 유생들은, 일본 사무라이들을 물리치기 위한 각오와 결의를 다진다. 원채와 얼이와 효원은, 아직 효원을 벙어리 총각 효길로 알고 있는 꼭두쇠 이희문을 비롯한 오광대 사람들에게 모든 것을 밝히지만, 효원이 관기라는 사실만은 숨긴다.

시아버지가 되어 술만 마시면 맏며느리 해랑의 처소를 찾는 배봉은 빠지는 머리카락을 감추려고 중절모를 쓰는데, 해랑 앞에서는 모자를 벗는 등 감추는 게 없다. 한밤중에 꺽돌과 설단의 집을 찾아간 언네는 꺽돌을 데리고 나와 지금 배봉을 해치자고 제의하고, 난색을 하던 꺽돌도 결국 그 계획을 따르기로 한다. 배봉의 집에 잠입한 꺽돌이 언네에게 넘겨받은 식칼로 그의 사랑채로 향하는 배봉을 찌르려는 찰나, 배봉이 놓고 간 모자를 돌려주려고 나온 해랑 때문에 실패한다. 꺽돌은 도주하나 언네는 잡혀 공범을 대라는 모진 고문을 당하지만, 끝까지 실토하지 않는다.

배봉의 살해 미수 사건은 온 고을에 퍼지고, 읍내장터에 갔던 설단이 언네가 붙들렸다는 소식을 전하니 꺽돌은 어쩔 줄 모른다. 그 와중에 비화와 해랑이 동시에 그 집에 찾아 들고, 비화는 꺽돌 부부를 대신하여 해랑을 상대한다. 해랑은 언네를 살려줄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사립문 밖에 억호가 그녀를 미행시킨 자가 있다는 말을 한다. 비화는 해랑이 시가 사람들에게 꺽돌이 공범임을 발설하지 않으리란 것을 알고 안도하면서도 그 속셈을 궁금해한다.

바람이 센 날, 얼이와 혁노는 운산녀와 민치목이 운영하는 조선목재로 가서, 목재상 안으로 들어가고 있는 마차를 끄는 말의 꼬리에 불을 붙이고 달아난다. 하지만 성공한 것으로 확신했던 조선목재 방화는 실패로 돌아간다. 안골 백 부잣집 장남이자 다미의 아버지인 범구에게 호주 선교사 달렌이 찾아와, 그 고을에 여학교인 미션스쿨(사립정숙학교)을 건립하려고 하니 협조해 달라고 한다. 그 자리에서 염 부인 손녀 다미는 자신도 그 학교에 다니게 될 것을 알고 가슴이 뛴다.

고을 군수와 관찰사를 향한 백성들 원성이 드세어지고, 밤골집에서 민치목과 그의 재종 민홍억 그리고 고인보가 합석한다. 한양에 가서 살길이 없을까 하고 고인보를 만난 치목은, 관기 효원을 찾고 있다는 말을 듣고 놀란다. 관찰사 집무실에 혼자 앉은 조 관찰사는 한양의 신문사에 편지를 보내 자신의 만행을 만천하에 폭로한 장본인이 나루터집 것들이 아닐까 의심한다.

서재필이 만든 독립신문에 실린 글로 인해 조 관찰사는 파면되지만, 비화는 재영을 구하기 위해 엄청난 돈을 갖다 바친 데다, 동업직물은 해랑의 활약에 힘입어 자산이 크게 불어난 현실에 애가 탄다. 언네는 혹독한 고문을 당해 두 다리를 쓰지 못하는 앉은뱅이 신세가 되고, 황당해진 배봉이 해결책을 묻자 해랑은 언네를 꺽돌과 설단에게 보내자고 제안한다.

얼이는 구명근의 주례로 성인식成人式을 치른다. 효원에게 최종완의 아내라는 여자가 와서 자기 남편은 누군가에게 살해당해 시체가 유기되어 있을 거라는, 실제 있었던 상황을 목격한 것처럼 말하여 효원을 숨 막히게 한다.

달렌과 그의 부인 시콜리, 조선인 기독교 신자인 김애성은, 성 북문 안에 있는 초가집을 예배처소와 임시사택으로 사용, 선교활동을 펼쳐나간다. 하지만 그들은 그 고장을 음란함과 사악함이 판치는 고린도성으로 본다는 소리에 고을 백성들 사이에 거부반응이 일어난다. 그 와중에 다미에게 달렌이 세우려는 여학교에서 공부할 예정이라는 말을 듣는 비화와 준서. 미션스쿨 개교 소식이 임박해지고, 은실이 아버지 만호에게 그 학교에 다니게 해 달라는 말을 하다가 꾸중을 듣는다.

진무 스님에게 항일의병 주동 인물로 활약했던 승려 서기재가 찾아온다. 호주선교회가 세우려는 병원 공사를 일본 토목공사업자에게 맡기려 한다는 이야기를 하며 시국을 걱정한다. 그런데 기생집에서는 놀랍게도 맹쭐이 진무 스님 등이 말하는 죽원웅차와 만나고 있다. 가마못 안쪽 마을에 혼자 온 해랑은 꺽돌과 설단에게 목숨을 부지하려면 언네를 책임지라고 협박하며, 꺽돌이 공범이라는 사실을 안다고 얘기하여 부부는 경악한다. 마침내 꺽돌은 언네를 보내 달라고 하는데…….

갈수록 세상이 변하여 러시아식 훈련을 받고 있다는 그 고을 지방 부대인 진위대. 그 앞을 지나면서 비화와 준서 모자는 일본을 위시한 외세의 발호를 근심한다. 배봉과 손을 잡으려던 것을 그만두고 대구에서 잡화상을 하는 다께마와의 동업을 계획하는 무라마치와 무라니시. 언네가 끝까지 공범을 불지 않자 배봉은 언네를 덫 삼아 도망친 공범을 잡기로 했다면서, 공범은 우리 집 안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야릇한 소리를 하고, 해랑은 자기를 의심하기 시작하는 배봉에게 불안을 느낀다.

나루터집 제1호 분점과 동업직물의 또 다른 점포 앞에서 마주치는 비화와 해랑. 그때 다미가 달렌 선교사, 여자아이들과 함께 나타난다. 아무것도 모르는 다미가 해랑을 웃음으로 대하는 것을 보고 비화는 가슴이 무너진다. 그리하여 염 부인이 임배봉과 연관이 있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들려주고, 영리한 다미는 그 비밀에 대해 알아챈다.

제5부 돌아오는 꽃

준서와 얼이가 비밀결사조직에 가담했다는 사실을 알고, 불안과 근심에 쌓이는 나루터집 식구들. 부산에 있는 일본군 헌병분견대는 하시다까 소위의 지휘 아래 일본 헌병들을 낙육고등학교 학생들이 활동하고 있는 현지로 출동시킬 계획을 세운다. 그 사실을 모르는 유생들은 밤늦게까지 학교에 모여 있다가 일본 헌병들의 야습을 받고, 준서와 얼이, 문대 등은 원채에게 배운 택견 실력으로 대적하다가 도주하지만, 남열, 민재, 상철, 태균이 죽는다. 집 안에 숨어 있는 준서와 얼이를 찾아온 원채는, 북청에 있는 의병장 홍범도를 만나고 온 이야기를 들려준다.

경남재판소가 일본식 3심제 신 재판소로 개편되어, 조선인들이 일본인 판사의 판결을 받아야 할 처지에 이른다. 바깥나들이를 나간 다미와 기량 남매는, 성의 동장대가 무너져버린 장면을 보고 비탄에 잠기다가, 일본 헌병들에게 쫓기고 있는 준서와 얼이를 발견하고 큰 충격과 우려에 사로잡힌다. 그리고 그 다급한 순간에 그녀에게 지어 보이던 준서의 파리한 웃음을 다미는 잊을 수가 없다.

객사客舍 앞에서 열리는 애국상채회의 국채보상에 대한 연설회를 보는 동업과 재업 형제. 일본에게 진 빚을 갚아 나라를 구하자는 연설이었다. 그런데 기생 부용이 나서서 국채보상운동에 참여하자는 말을 하고, 군중들은 큰 감동을 받는다.

원채가 염려했던 대로 무라니시가 일본 낭인들을 거느리고 나루터집에 와서 얼이를 내놓으라고 행패를 부리다가 손 서방을 닛뽄도로 찔러 죽인다. 그들을 살인죄로 경찰서에 고소하지만, 일본인 간부 구찌노부와 경사 차베즈, 조선인 석 순사 등은 살인자들을 옹호한다. 일본 재판관들은 살해된 손 서방에게 죄를 뒤집어씌우고 일본 칼잡이들에게는 무죄 판결을 내린다. 원채는 준서와 얼이에게 무라니시를 자기 손으로 죽이겠다며, 왜놈들이 계속 나루터집을 노릴 것이니 조심하라고 경고한다.

다미가 무라니시를 만나 위기에 처했을 때, 준서가 나타나 택견으로 무라니시를 제압하지만, 자신도 칼에 찔려 왼팔에 상처를 입는다. 다미는 준서를 한의원에 데려가 응급처치를 한 후에 준서와 함께 상촌나루터로 오고, 그런 다미에게 비화는 어떤 보이지 않는 운명적인 힘을 느끼며 전율한다.

꺽돌이 동업에게 친부모가 누군지 아느냐고 묻자, 영특한 동업은 심상치 않은 무언가를 깨닫고 바짝 경계한다. 그리고 지난날 언네가 자신에게 했던 말을 떠올리며 조금씩 허물어지기 시작한다.

양득을 행동대장으로 삼아 사병私兵으로 부리는 종들을 인솔한 점박이 형제는, 조선목재를 습격하여 그곳 밀실에 있는 운산녀와 치목을 생포한다. 반항하다가 죽은 치목의 시신을 짊어지고 나오던 그들은, 운산녀가 고용한 경호원들과 한판 대결을 펼치는데, 그 틈을 타서 운산녀는 도망친다.

상촌나루터 강가 나무숲 속에서 치목의 사체가 발견된다. 차베즈 경사와 석 순사 등이 현장 검증을 하고 있을 때, 비보를 전해 들은 몽녀와 맹쭐이 달려온다. 장례를 치른 후, 맹쭐은 죽원웅차의 주선으로 차베즈 경사와 기방에서 만나 범인 검거를 청탁하며 유대를 맺는다.

군부대신의 대한제국 군대 해산령이 내리자 그 고을 진영대도 해산해야 할 처지가 된다. 진영대는 무장해제를 거부하고 전 병사들에게 완전무장을 시키지만, 비분과 체념, 불안에 싸여 매일같이 술만 마신다. 경무서 순검인 최환지는 자신이 진영대를 무너뜨리겠다고 자청하고 나선다. 그는 기생 보별과 짜고 진영대 중대장인 정위를 유혹, 만취한 정위 몸에서 진영대 무기고 열쇠를 빼내고, 결국 진영대는 해산되기에 이른다.

세월이 가도 여전히 비현실적이고 정지해 버린 시간 속에서 헤매고 있는 왕눈. 쓰나코와 함께 긴카 산기슭의 나가라 강 하구에서 가마우지를 이용해 은어를 잡는 ‘우카이’를 관람한다. 왕눈의 고향에서는 기독교 미션계 여학교인 사립정숙학교가 설립·개교된다. 그런 와중에 일제에 의한 낙육고등학교 폐쇄 소식으로, 유생들은 엄청난 분노와 비탄에 젖는다.

비봉산 자락 밑에 농상공부 직속의 종묘장이 생기고, 꺽돌과 설단도 다른 농민들과 그곳에 가서 종묘장 관계자에게 이야기를 듣는다. 거기 왔다가 꺽돌 집에 간 비화와 준서는 하반신을 쓰지 못하는 언네를 보고 충격에 빠진다. 동업이 억호 친자식이 아니라는 말을 들은 비화는, 이미 알고 있던 비밀이었지만 모른 척하며, 동업도 알고 있느냐고 묻자 꺽돌은 말해주었다고 대답한다.

오광대 합숙소에서 나와 대안리 유곽거리에 모습을 드러낸 효원은, 관기 한결과 만나 교방에서 나온 관기들이 옥봉리에 집을 얻어 함께 지내고 있으며, 기생조합을 결성하려 한다는 말을 듣는다.

성내 매월당 자리에 있는 보통학교. 대한제국 남녀공학의 시초, 전국에서 처음으로 여자 학급이 설치된 그 학교를 보면서, 비화와 진무 스님은 남다른 감회에 젖는다. 그 학교 여자부야말로 진무 스님의 뜻을 좇아 비화가 앞장서서 노력한 결실인 것이다. 진주보교 입학식 날, 록주의 입학을 축하해 주기 위해 나루터집 식구들이 모두 식장으로 간다.

비어사로 간 비화는 진무 스님에게 옛날 그 고을에 있었던 연지사라는 절과, 임진년 당시 왜군이 탈취해 간, 일본 후쿠이현 쓰루가시 마쓰하라촌 조구진자에 보관돼 있다는 연지사종 이야기를 듣고, 반드시 환수해야 한다는 각오를 다진다. 맹쭐과 노식 부자, 죽원웅차와 차베즈 경사가 모인 기생집에서, 맹쭐은 아버지를 죽인 범인이 점박이 형제임을 알고 비화에게 힘을 합치자고 접근한다.

왕눈의 동생 상팔을 통해 원채의 동생 승채가 남만주의 삼원보로 갔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삼원보는 일제 침략이 거세지자 신민회가 독립운동의 기반을 닦고 수행할 목적으로 나라 밖에 세운 독립운동기지이다. 대안면장 강순재, 교육 선각자 김수기, 참봉 이규복의 부인 남평 문씨, 그리고 비화는 근대사립교육의 산실인 봉양학교를 발전시켜 한국인의 정신을 지키려 한다. 그런 가운데 호주인과 일본인이 세우려는 배돈병원을 향한 고을민들의 반감과 증오는 심하다.

원채와 승채 형제가 준서와 얼이에게 와서 승채의 항일투쟁 경험담을 들려주면서 친한 동지 화진훈이 일경에게 체포되었다며 격분하고 슬퍼한다. 그리고 새로운 동지를 규합하기 위해 잠시 고국에 들어왔다며 같이 일제에 항거하자고 제의한다. 옥봉리 동네에 온 얼이는 무작정 여자 많은 집을 찾아 헤매다가 지홍의 도움으로 효원과 상봉, 그녀를 데리고 와서 혼례를 올리겠다고 선언, 나루터집 식구들을 당혹스럽게 한다.

러시아 연해주의 블라디보스토크. 승채와 국태산, 지창도는 그 일대에서 크게 활동하는 애국지사들이 조직한 권업회의 회원이다. 그때 공민구가 달려와서 일본 왕이 바뀌었음을 알려주고 그들은 곧 실행에 옮겨야 할 임무에 대해 밀담을 나눈다.

이상하게 자신이 살아온 그 고을을 돌아보고 싶은 배봉. 그는 가마를 타고 여러 곳을 다니다가 가마못 안쪽 동네 꺽돌의 집까지 온다. 그런데 붉은 비단옷을 입은 그를 보고 흥분한 천룡의 뿔에 받혀 배봉은 즉사하고, 그 사건은 엄청난 소동을 일으킨다. 그리고 그 파문이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의거를 촉구하는 ‘격문’으로 더 큰 회오리가 인다. 학생들은 동맹휴학에 들어가고, 일본 경찰이 상인들에게 가게 문을 열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그 격동의 시간 속에서 준서와 얼이를 찾은 원채가 경성에 살포된 독립선언서와 격문을 보여준다.

거사의 날, 흰옷을 입은 군중들은 옥봉동 부근, 재판소 근처, 장터 등에 분산하여 모인다. 얼이와 준서의 활약상은 단연 돋보인다. 하지만 봉기 주범으로 일경에 체포된 다른 이들은 모두 투옥되어 죽거나 불구가 된다. 그 시위에서 특히 눈에 띈 것은 노동독립단과 걸인독립단 그리고 기생독립단이다.

준서와 얼이는 일경에게 붙잡힌 시위 주모자들을 분감分監으로 압송한다는 말을 듣고 재판소로 간다. 그리하여 참혹한 몰골로 끌려 나오는 주모자들을 본 조선 군중과 일본군 보병들 사이에 싸움이 벌어지고 현장에서 총을 맞은 대구 사람이 죽는다. 더욱이 독립 시위를 벌이다가 일본 경찰과 헌병에게 쫓기는 조선인들을 숨겨준 진무 스님이, 마지막 기력을 쏟아내어 일본인들을 내쫓다가 끝내 운명하게 된다.

혁노에게 이끌려 옥봉천주당에 간 준서는, 그곳에서 벗들과 함께 천주교청년회 회원이 되려고 하는 다미와 마주친다. 그리고 헤어질 때 다미는 준서에게 앞으로 그 천주당에서 더 만날 수 있을까 묻고 준서는 그렇다고 답한다. 기량을 따라 경성에 온 다미는, 진고개에 서서 ‘혼마치’ 뒤쪽의 일본인 상점들을 보며 할머니 염 부인을 죽게 한 배봉의 동업직물을 떠올린다. 또, 전차 정류장에서 분홍빛 양장 차림새의 젊은 여성과 같이 있는 동업을 발견한다.

지역의 선각자 권우홍이 찾아와 집안이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제3야학회를 세우려 한다며 도움을 청한다. 식민지교육이 아닌 민족교육의 배움터라는 걸 알고 비화는 기꺼이 응한다. 그리고 준서도 그 야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그 학교 선생으로 들어온 다미와 또다시 운명적인 만남을 가진다. 백정 이찬학의 아들 입학 문제로 또 다른 사건을 맞게 되는데. 강호상에 의해 백정들을 위한 ‘형평사’ 창립축하식이 열리지만 농청 대표들이 모여 형평운동에 반대한다.

나루터집에 까치 두 쌍이 날아든다. 비화는 한 쌍의 까치를 통해 준서와 다미의 혼례를 예감하지만 다른 한 쌍은 무얼 뜻하는지 궁금하다. 준서 스승 권학이 방문하여 비화에게 준서와 다미를 맺어줄 것을 권한다. 그리하여 같은 날 나루터집과 동업직물의 혼례식이 치러진다.

무당집을 찾은 억호는 여자 무당에게서 아버지가 횡액을 당한 것은, 소를 죽인 자로 인해 희생당한 자의 저주 때문이라는 말을 듣는다. 그리하여 그 못된 원혼을 꾸짖어 주리라 작정하고 서장대로 향하는 그의 뒤를 맹쭐과 노식이 미행한다. 드디어 절벽 위에서 격투가 벌어지고 억호는 낭떠러지 밑으로 떠밀려 그의 죽음은 영원한 미제謎題 사건으로 남는다.

일본에 있던 왕눈이 쓰나코와 함께 고향 집에 나타난다. 배봉과 억호가 죽은 후에도 나루터집과 동업직물의 악연은 그치지 않는다. 꼽추 달보 영감과 언청이 할멈이 나루터집 식구들 꿈속에 나타나 그들의 죽음과 건강한 몸으로의 환생을 현몽한다.

형평사 창립총회가 열렸던 진주좌에서 그 지역 소년·소녀 가극대회가 개최되어 동화극과 독창 그리고 가극 등이 공연된다. 그날 나루터집과 동업직물 사람들 모두가 얼굴을 보였으니, 준서의 처 다미와 동업의 처 서련이 그 소년·소녀들을 지도했던 것이다. 준서와 얼이는 공연장 출입구에 있는 원채를 만나 공연이 일제 방해를 받지 않고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듣는다. 또한, 공연이 끝난 후 손 서방의 조카 두철의 입을 통해 원채가 손 서방을 죽인 무라니시를 해치웠다는 사실과, 승채가 독립운동을 하고 있는 만주로 떠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진주좌 밖으로 나온 비화와 해랑은 무궁화 가극을 하던 그 소녀들로 돌아가 서로의 머리 위에서 피어나고 있는 무궁화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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