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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충격 이후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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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충격 이후의 세계

: 알아두면 반드시 무기가 되는 맥락의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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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5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372쪽 | 684g | 152*225*22mm
ISBN13 9791168126251
ISBN10 1168126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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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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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두려움과 의심으로 빚었다. 현상 하나에 집중하지 않는다. 그 현상과 현상을 잇는 흐름을 발견하는 데 집중한다. 뉴스의 점과 점을 이어 선을 만들고, 그 선들을 이어서 흐름을 만든다. 경험상 그렇게 하면 현상 하나에 사로잡혀 속지 않는다. 바이든과 푸틴과 시진핑의 행동에만 사로잡히지 않는다. 인플레이션도 어떤 역사적 흐름 속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경제의 강에 흐르는 맥락을 엿볼 수 있다.
--- p.15

주로 경제적인 관점에 집중할 것이다. 코로나 전, 효율성의 극단까지 추진된 ‘세계화’와 ‘국제 분업’이 위기를 맞았다. 바이러스가 조성한 위기 속에서 공급망은 극심하게 뒤틀렸고, 세계 경제를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병목현상으로 밀어 넣었다. 또 지구촌의 돈이 흐르는 방식, 위기가 확산하는 방식, 그 위기를 막는 방법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오직 패권국가의 중앙은행만이 무질서와 혼돈을 막을 수 있는 주체였다. 물론 그 역할은 이후 상상하지 못한 부작용으로도 이어졌다.
--- p.28

2022년 1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가능성이 회자될 때 나는 전쟁이 안 날 거라고 제목을 달아 기사를 썼다. 꽤 화제도 되었다. 그런데 한 달 지나 전쟁이 나버렸다. 부분적 전투는 몰라도 전면전은 안 날 거라고도 썼는데 전면전이 났다. 뒷덜미가 서늘할 수밖에 없다. 누가 악성 댓글을 썼을까봐 걱정되었다(21세기 기자 노동의 가장 큰 스트레스는 댓글이다). ‘작두는 타는 게 아니었는데’ 후회해봐야 소용없다. (중략)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달릴 댓글은 꼭 달린다. 전면전은 없다던 오판, 이 어긋난 작두 타기에서 ‘푸틴의 복수’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 p.54~55

이런 푸틴이 어떻게 이런 파괴적 전쟁에 이르게 됐을까? ‘신냉전’이라 불리는 상황까지 초래한 그의 갈망은 어디서 왔을까? 그 단초는 총리 취임 당시 국정 공약에 담겨 있다. 공약집은 ‘조국의 재건’에 관한 계획으로 가득했다. 구체적으로는 경제 재건이다.
--- p.65

푸틴은 카다피의 끔찍한 최후가 담긴 동영상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아무렇지 않게 카다피를 인정하고 떠받들던 서방 측은 손바닥 뒤집듯 태도를 바꿔 리비아를 폭격한 후 그를 분노한 폭도들에게 넘겨 살해하게 만들었다. 그런 서방을 믿는 건 바보짓이었다. 2012년 푸틴은 이전보다 더 단호해진 모습으로 다시 대통령이 된다. 러시아 정부는 보수적인 문화우월주의의 모습으로 정체성을 바꾸었다.
--- p.72

오판하기는 푸틴도 마찬가지였다. 전쟁을 이기지 못했고, 초반에는 국가부도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순간을 겪어야 했다. 서구의 고통도 극대화됐다. 전쟁과 제재와 봉쇄의 결합으로 인해 최근 30년 동안 겪어보지 못한 거대한 인플레이션이 몰려왔다.
--- p.81

2021년 이후 미 연준만큼 체면 제대로 구긴 기관은 없다. 물가와 경기 전망 모두에 실패했다. 세계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은 데는 세계 경제의 마지막 보루이자, 이정표 역할을 했던 연준의 오판 탓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연준 위원들의 생각은 마치 바람 앞의 갈대처럼. 짧은 시간에 크게 변했다. 회의를 열 때마다 전 회의에서 했던 말을 뒤집었다.(연준 위원 19명이 단체로 심하게 틀리는 일은 흔히 일어나지 않는다.) 그럼 얼마나 틀렸는지 살펴보자. 이 오판이 세계 경제를 얼마나 세차게 흔들었는지도 살펴볼 것이다.
--- p.87~88

서로 관련 없어 보이는 독립적 사건들 같지만(특히 일본의 수출 규제, 그리고 트럼프의 예측 불허 결정이 그렇다) 영국의 국제정치 전문 칼럼니스트 기디온 래커만은 2019년, 《파이낸셜타임스》에 쓴 칼럼에서 그 사건들이 모두 ‘열, 통증, 낙상사고’ 같은 ‘징후’라고 했다. 아시아 질서 구조라는 거대한 판이 ‘끝자락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그는 이 모든 사건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 하나의 그림을 완성한다. ‘아시아의 전략적 질서가 죽어가고 있다’는 제목이다.
--- p.126

중국은 거의 충격받지 않았다. 국제 금융망으로부터 분리되어 있었고, 외환과 금융 시스템이 국가의 강력한 통제를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투기적 단기 거래를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회 시스템을 온전하게 지킨 뒤 중국은 전 세계 회복의 엔진이 되었다. 천문학적 부양책을 집행해 전 세계에 회복의 마중물을 제공했다. 세계의 유효 수요를 한꺼번에 끌어올렸다.
--- p.183

중국과 러시아처럼 강력한 나라가 아니더라도, 경제적 차원에서 우리를 제약하는 권위주의 국가는 수없이 많다. 앞으로 전기차 시대가 전개되면 더 많이 필요해질 광물은 아프리카와 남미의 권위주의 국가에 산재해 있다. 그들과의 관계를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최우선에 두고 설계할 수는 없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지금 권위주의 국가들에 둘러싸여 살아가고 있다. 이들과의 관계는 이상과는 다른 현실이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오늘도 비판받을 거리가 많은, 크고 작은 선택을 하면서 경제를 꾸린다. ‘그들 없는 경제’는 불가능하다. 그들과 함께하면서 안정적인 경제를 꾸려나가야 한다. 그것이 지금부터 세계가 받아들여야 할 ‘새로운 인플레이션의 세기’ 속 현실이다.
--- p.188~189

단순해 보이는 GOS 사태는 단순한 프로그램 문제가 아니다. 한편에서는 삼성의 스마트폰 시장 ‘기술 우위가 완전히 끝나버렸음’을 상징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미래 먹을거리로 손꼽히는 파운드리 역시 기술적인 난관에 부딪혔음을 보여준다.
--- p.205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장기적으로 시장은 균형을 유지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사람들이 저축하거나 소비를 일시적으로 미룸으로써 시장의 수요 공급에 불일치가 일어날 수 있다며, 세이의 법칙은 장기적으로만 가능하다고 했다. 즉, 불황은 반드시 온다. 재고가 늘수록 마냥 즐겁던 사람들의 마음은 불안해진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사람들은 ‘아, 이건 지속될 수 없어’라고 생각하게 된다. 어느 순간 은행은 떼일까봐 빚을 회수하고, 사람들은 씀씀이를 줄인다. 악순환 속에 거품은 꺼진다. 경제는 수축한다. 비관론이 극대화된다. 노동자의 월급은 준다. 아예 실업자도 생겨난다. 집값과 주가는 빠르게 떨어진다.
--- p.249

‘노동보다 자산 취득이 중요하다’는 가르침은 어떤 의미에서 그런 제로섬 게임을 떠올리게 한다. 노동은 신성한 의무 아니던가. 노동보다 윤리적인 돈벌이의 수단이 있던가. 그런데 노동보다 집을 사고 부동산을 사는 게 중요하다니. 직업윤리의 의미를 크게 퇴색시키는 것이다.
--- p.277

인구는 그만큼 중요하다. 경제에 ‘양면’으로 중요하다. 생산의 측면에서 인구는 노동력이다. 생산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려면 젊은 노동력이 지속적으로 공급되어야 한다. 생산물을 소비해줄 존재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 한국은 수출에 의존할 수 있지만 중국 규모의 거대 경제는 내수 없이는 지탱 불가능하다. 이미 내수 중심 경제로 돌아선 중국 안에서 막대한 생산물을 소비해줄 충분한 ‘소비인구’가 중요하다. 생산과 소비, 양면에서 인구가 곧 중국의 발목을 잡는다는 얘기다.
--- p.291

성장은 중요하다. 심지어 기후보다 중요하다. 사람들은 왜 디플레이션이 인플레이션보다 훨씬 무섭다고들 할까. 사람들이 미래의 물가가 더 쌀 것이라는 기대를 하면 지금 물건을 사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은 투자를 하지 않는다. 성장은 멈추는 수준이 아니고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친다. 그리고 다시 미래의 물가가 더 쌀 것이란 기대가 생기고 소비가 줄고 투자가 준다. 이걸 악순환이라고 믿는다. 악순환이라고 불렀지만 환경의 측면에선 선순환이다. 현대 경제에선 호환 마마보다 더 무섭다는 이 디플레이션이 환경의 측면에선 축복이다. 생산이 줄고, 소비가 줄고, 투자가 줄면 탄소배출도 준다. 다시 말해서, 인간의 삶은 기본적 즐거움을 충족하는 활동, 경제 성장을 하려는 활동을 줄이면 기후 위기를 늦출 수 있다.
--- p.323

기후 변화 문제는 이미 닥쳐버린 도전이다. 이미 늦었다는 평가 속에서 각국은 어떻게든 합의를 만들어내려 하지만 쉽지 않다. 모두가 ‘기후협약’을 말하면서도 동시에 ‘경제 성장’을 가리키는 고장 난 나침반 GDP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 p.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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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빨리 돈 버는 방법’을 담은 예언의 은사가 넘치고, 투자 실패로 괴로워하는 청년들의 탄식이 가득한 시대. 진짜 ‘경제’를 읽는 인과적 사고의 근육을 키울 시간이다. 넘쳐나는 경제 콘텐츠를 공부하면 할수록 경제적 무지와 맞닿는 면적도 따라 넓어진다. 우리가 마주친 낯선 경제 현상들을 쉽게 분리해 설명하고, 얼기설기 알고 있던 경제적 호기심의 퍼즐을 하나의 맥락으로 연결해주는 책. 특히 경계를 뛰어넘는 비유가 넘친다.
- 김원장 (KBS 보도본부 기자, 『도시락 경제학』 저자)
거대한 충격이 시작된 세계에서 우리가 흔히 착각하기 쉬운 수많은 경제 현상의 실체적 진실을 하나씩 벗겨나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지금처럼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격변의 시대에 우리 앞을 밝혀줄 등불이 되어주길 기대한다.
- 박종훈 (KBS 보도본부 기자, 『자이언트 임팩트』 저자)
역사의 흐름에는 단절과 연속이 존재한다. 단절과 단절의 사이를 이어주기 위해 맥락이 존재하고, 이 맥락이 새로운 연속을 만들어낸다. 지금의 경제 현상 역시 과거 우리가 겪어온 경제 활동이 빚어낸 결과이다. 저자는 이런 변화의 흐름을 맥락 속에서, 그리고 큰 관점에서 예리하게 읽어낸다. 지금 만나는 인플레이션과 같은 현상들의 근원에 관해 고민해볼 수 있는 양서이다.
- 오건영 (신한은행 WM사업부 팀장, 『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기』 저자)
맥락 없는 경제 통계는 단순한 숫자의 나열일 뿐이다. 맥락을 모르는 경제 현상은 무의미하거나 막연한 공포로 다가온다. KBS 대표 경제 기자의 날카로운 시선과 풍부한 경험이 씨줄과 날줄이 되어 다양한 국내외 경제 이슈들을 풀어헤치고 다시 짜냈다. 위기와 기회의 갈림길에 선 한국 경제를 전망하는 좋은 지도가 되어줄 책이다.
-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 『제로 이코노미』 저자)
혼돈에 빠져드는 글로벌 경제 전쟁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를 해석하는 명쾌한 글이다. 금융 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운동 에너지인 두려움과 의심이 인간의 경제 활동을 얼마나 심오하게 관통하는지를 정확히 진단해낸다. 본질에 집중하면서도 흡입력 있는 스토리텔링은 독자의 관점을 넥스트 레벨로 이끌어줄 것이다.
-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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