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배성우). 예쁘게 잘 만드는 게 기본이겠지만, 그걸 넘어서서 어떤 의미를 담아내고 새로운 담론을 만들어내는 일도 디자이너의 역할이라 여기며 작업해요.
--- p.38
제람(강영훈).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그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대안적인 움직임을 만들고 새로운 역할을 찾는 걸 반갑게 지켜보고 응원하고 있어요.
--- p.39
제람(강영훈). 가장 큰 배움은 문화라는 게, 누군가 계획하고 의도한 대로 조성되는 게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함께 만들어가는 궤적이면서 흔적이라는 생각이었어요.
--- p.59
돌고래(황현진). 도망을 칠 것인가 아니면 계속 여기 남아서 싸울 것인가 고민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때마다 제가 한 일은 무언가 그리고 만드는 작업들이었어요. 펜스에다 엄청나게 무언가 그려댔어요. 경찰들이 무장해가지고 방패 들고 있으면 저는 내 할 말을 적은 피켓을 들고서 ‘이게 내 방패다’ 생각했어요.
--- p.107
돌고래(황현진). 인간이 아닌 존재를 인간보다 열등하게 대하는 것. 그리고 그들을 인간의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이용하고 착취하고 파괴할 수 있는 그런 존재로 규정해놓는 것, 어떠한 동의 과정도 없이 일방적으로 위계를 나누어 다르게 대하는 차별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p.119
정유미(스투키 스튜디오). ‘오프라인 퀴퍼가 열리는 시점에도 왜 온라인 퀴퍼가 열려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는 것은 작업자인 저희에게도, 시간과 예산을 들여 온라인 퀴퍼를 여는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에도 중요했어요. 오프라인 퀴어퍼레이드에서는 사람들이 지인을 중심으로 모여서 서로의 안녕을 확인하고 즐겁게 걸으며 연대하는 측면이 있잖아요. 온라인에서는 퀴어든 앨라이든 지지하고 연대하고 있음을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하는 측면이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 p.168
김태경(스투키 스튜디오). 결국 차별없는가게를 이미지적으로 풀어감에 있어서 그 안에 담긴 이야기에는 ‘완전무결함에 대한 지향’보다 ‘과정에 대한 약속’이 담겨야 한다고 느꼈어요. 완전히 차별 없는 세상은 존재할 수 없겠지만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는 같이 가능성을 꿈꾸면서 과정을 함께하자는 것이잖아요. 공간에 있는 가게 주인, 직원, 장애인 손님, 비장애인 손님 등 모두가 말이죠.
--- p.193
박은선(리슨투더시티). 지금 우리가 이렇게 잘 먹고 잘사는 게 그때 세대들의 노동 덕인데, 그들의 땀이나 삶 등이 회자되지 않으니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했죠. 그리고 다른 한 축으로, 우리 자체의 역사, 우리가 투쟁하고 싸웠던 역사도 기록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p.257
박은선(리슨투더시티). 페미니즘은 단순히 여성이 남성보다 우월하다는 것이 아니고 소수자의 시각으로 사회현상을 이해하는 관점이에요. 그것이 페미니스트 인식론이라고 이해해요. 이 시각이야말로 주류 도시계획이 가진 관료주의적 문제를 해결할 때 중요한 철학이라 생각합니다.
--- p.276
유선(다이애나랩). 이 사회에서 비장애인으로서 엄청나게 권력을 가지고 여태까지 잘 살아온 존재라는 것에 대한 인정부터, 그러지 못한 존재와 어떻게 같이 만날 수 있을지 세세하게 이야기해나갔어요.
--- p.304
백구(다이애나랩). 한 번도 제대로 만나본 적 없고, 가까이서 본 적 없는 사람들과의 접점을 만들어주는 것이 우리 역할이 아닐까 했어요. 만나게 해주려면 경사로가 필요하고, 환대의 태도들이 필요하다, 이런 이야기를 계속해서 나눴죠.
--- p.309
원정(다이애나랩). 차별은 ‘누군가에 대해 알려 하거나 관계하려고 하지 않는 것.’ 그런 게 차별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 p.330
원정(다이애나랩). ‘차별이 없는 상태’라는 이상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목표라기보다, 계속해서 발견되는 착오와 실천을 통해서 타인과, 차별에 대한 경험이 쌓이면서 여러 사람들의 관계성이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 싶네요.
--- p.331
백구(다이애나랩). 접근성은 방법론이기도 하지만, 누구와 함께 할 것인가에 대한 태도에 가깝습니다. 그것이 디자인과 연결된다고 생각해요.
--- p.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