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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노래를 거둬 갔으면

걷는사람 시인선-095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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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0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24쪽 | 136g | 125*200*20mm
ISBN13 9791193412060
ISBN10 1193412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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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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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쪽 먼 곳까지 와서
그믐 같은 저녁을 맞으며
다리가 기운 낮은 밥상에 턱을 괴고 앉아
굳어 버린 입을 하늘로 쳐들고 눈비 맞았을
저것에 마음을 써 보기도 하고

또, 웃음 끝에 올 긴 울음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먹태를 두드리며」중에서

몇 번 이별을 경험한 눈을 마주하고 앉은 나는
마치 내 것이 아닌 것 같은 누군가의 눈물
뒤편을 촘촘하게 깁는다
---「구멍 많은 집」중에서

저 깊은 곳 덜 여문 몸속 깊이 들어앉은
눈물이 눈동자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소리가 절멸할 듯 위태로운 방
닫힌 방 앞에서 방의 통점을 여기저기 짚으며
오랫동안 나는 나를 기다린다
---「풋사과 속, 방 한 칸」중에서

어둠 속에서는 모든 것이 어긋나서
서로 몸 닿지 않는 것이 다행이었다
어딘가에 닿지 않으면 모든 것은 혼자였으며
당신도 나도 초면처럼 낯설어 치명적이진 않았다

(중략)

그리하여 우리의 사랑은
자주 서로를 외면하며 울고
또 운다
---「복어」중에서

학교에 두고 온 관찰용 누에고치의 생애가 궁금했다
궁금증이 증폭되는 사이
몇 번의 어둠이 왔다 갔고
어둠 속에서 설계한 생들은 모두 캄캄했다
누에고치에서 뽑은 실로
피가 통하지 않게 손가락을 묶고
체증을 다스리려
까맣게 죽은 피를 뽑아내기도 하던 시절
흐리고 비 내리는 날을 기다려
몸을 밀어내고 몸 밖에 무수히 많은 나를 세워 두었지
---「몸집」중에서

봄부터 겨울 초입까지
귀가 얇아진다
귀가 얇아 남의 꼬임에 잘 넘어갈 거라는
엄마의 옛말이 나를 앞세워 가고
힐끔 뒤를 돌아보면
저 무성했던 발걸음과
한시도 쉬지 않고 지나가고 오는 것들

길을 들여다보기 위해 길 위에
허리를 숙이거나 오래 서 있어야 하는 시간

나는 고열 앓아 붉어진 단풍나무와
한통속이 되어
바람에 휩쓸린다
---「산책」중에서

합장한 손을 비우느라
두려워 외면하고 싶은 것들을
내 말의 바깥으로 몰아내느라
안간힘으로 간절하다
가끔 가족이 없었으면 하는 생각
돌아가신 엄마가 막막하고 재미없고
슬픈 노래를 거둬 갔으면 하는 생각
헐벗은 나를 곧 쓰러질
가을 꽃대에 기대 놓고
다시 마음 한쪽으로 모셔 오는 간절
나의 팔목을 감고 있는 염주가 들여다보는
나의 안쪽

그 안쪽이 더 어두워질까 봐
가끔 풍경 같은 마음을 때리며
바람이 지나간다
---「간절한 안쪽」중에서

나는 도시의 한 모퉁이에서
가끔 시간을 염색하거나 탈색하며
저녁이면 마음을 다친 수많은 이별을 배차하며

거기, 거기서
내 안의 폐허가 네 안으로 옮겨 갈 때
끝을 알 수 없는 어떤 이별을 생각하기도 한다
---「잃어버린 소읍」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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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북족(北族)이다. ‘낡고 오래된 구식의 땅’에서 오래 산 사람, 더 정확하게는 ‘북쪽을 온몸에 들이고 오래 산’ 사람이다. 북쪽 산의 까탈스러운 봄바람, 북쪽 바다의 까칠한 겨울바람에도 기꺼이 몸을 내주면서, 햇살 인색한 도시 한 귀퉁이에서 이따금씩 삶의 시간을 염색하거나 탈색하면서, 저녁이면 마음을 다친 크고 작은 수많은 이별을 정성껏 배차하면서, 밤이 깊으면 자신의 몸보다도 더 어둑한 저 크고 깊은 바다 ‘북명(北溟)’의 기척에도 귀를 내어 주면서. 그래도 여전히 남는 몸의 그늘을 슬퍼하면서. “꽃 피고 꽃 지는 일은/당신과 나의 바깥의 일.”(「꽃 피는 시절」) 그래서 그는 “내 슬픔을 다 쓰고 또/누군가의 슬픔을 빌려다 쓰”(「빌려 쓴 슬픔, 동백」)는 사람, 남방의 동백꽃까지 빌려다 슬픔의 시를 쓰고야 마는 북방의 시인, 한사코 낡고 오래된 슬픔을 온몸에 들이고 살아가는 ‘북족의 서정 시인’이다.
- 심재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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