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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하나 강 하나

산 하나 강 하나

: 선수필작가회 2023/제9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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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0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390g | 152*215*20mm
ISBN13 9791189052751
ISBN10 118905275X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어김없이 다가오는 새벽. 그러나 누구에게나 오는 것은 아니다. 잠에서 깨어난 사람, 지난밤을 잘 넘기고 다시 생명을 얻은 사람에게만 온다. 새벽은 아무에게나 오지 않는다는 누군가의 말이 아프게 가슴을 울린다. 소중한 새벽, 오늘도 생각의 겹이 깊어지자 새벽의 허리가 기울고 있다.
---「어느 특별한 오늘의 마침표」중에서

우주 공간에는 지구의 사막과 해변의 모래보다 훨씬 많은 별이 있다고 하지만 아득하여 닿을 수 없으니 사람은 각자의 별을 마음속에서 만들었다. 천문학자보다 명쾌하게 별의 숫자도 풀 수 있다. 석 섬 닷 말의 새경으로, 한 떨기 꽃잎으로도, 아름다운 어린 왕자로도. 목단이 용이의 별처럼 내 곁으로 오듯이 올봄에는 머뭇거리던 뭇별이 많은 이의 가슴에 쏟아질 것 같다. 가장 친숙한 별은 두근거리는 마음에 내리나니.
---「별」중에서

지금, 이 시간이 아주 느릿하게 가면 좋겠다. 딸의 얼굴에 피어난 미소가 햇살같이 빛나서, 그 미소를 보고 있는 이 순간이 너무 따듯해서. 두 손으로 감싼 커피 잔에 웃음 띤 내 얼굴이 살랑인다. 겨울의 된바람이 불어도 춥지 않을 것 같다. 아무 말이 없어도 서로의 마음이 느껴지는 순간, 마음속을 휘돌던 수많은 언어들이 바다 위의 윤슬로 반짝인다.
---「그때, 그리고 지금」중에서

바람은 머무르지 않고 끝없이 이동하며 변화를 이끌어낸다. 변화는 사람들의 생각의 방향을 바꾸고 사유의 깊이를 만드는 힘이 된다. 오늘보다는 나은 내일을 꿈꾸게 한다. 인생은 제주의 거친 맞바람을 마주하고 걸어가는 일이다. 예측할 수 없는 시련과 고통은 혹독한 바람으로 다가온다. 삶은 끊임없이 휘몰아치는 바람 앞에서 고난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지혜를 찾아가는 일인지도 모른다. 살아가면서 감내하기 힘든 바람을 이겨낼 때마다 조금씩 너른 품을 지니게 된다.
---「바람의 섬」중에서

순간순간을 놓치지 않기로 결심하니 많은 것들이 보였다. 좋은 영화 속으로 들어가 다양한 세대와 인종들이 등장하는 삶을 만나고 나온다. 그러면 인간사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는 ‘사랑’이라는 진리가 거듭 마음에 새겨진다. 뒤틀린 마음도 품어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이 뒤따른다. 전시회에 갔다가, 괴짜 그림 소장가를 만나기도 한다. 내가 꿈꾸던, 그러나 이룰 수 없었던 삶을 그에게서 대리만족하고 열광할 수 있으니 좀 좋은가. ‘지금 아니면 이 일을 언제 하겠어. 지금 당장 해!’ 라고 속말을 하며 오늘도 이렇게 살구를 줍고 있다. 엄마의 은행이 아버지를 생각하는 것이라면, 오늘의 내 살구는 ‘순간 찾기’가 아닐까. 설탕을 넣고 졸여 예쁜 병에 담을 것이다. 의미 있는 오늘, 이 순간이 잼이 되어 병 안에 얌전히 들어가지 않을까.
---「지금 이 순간을 잡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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