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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가에 술패랭이만 붉었네

걷는사람 시인선-096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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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1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140g | 125*200*20mm
ISBN13 9791193412077
ISBN10 1193412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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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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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갈나무 잎새에 별빛 걸어 두고
허공에 바람의 노래를 필사하는 저녁
---「달마의 저녁」중에서

어린 시절 고향 마을
큰댁 텃밭머리에서
생명의 신비를 처음 가르쳐 준 팽나무.
세상에 와서 처음 만난
나의 스승이에요
---「팽나무에 대한 헌사」중에서

오늘 밤엔 누가 들었는지

며칠째 캄캄하던 창문에 불빛이 환하다

헐벗은 해조(海藻) 그 쓸쓸한 필생들이

하룻밤 혹은 달방 얻어 한 철 머물다 가는

바다 여인숙, 잠 못 드는 밤이면

마음은 해인정사(海印精舍)에 들어

해조음에 잠귀를 적시며 불면을 잠재운다
---「바다 여인숙」중에서

달이라도 뜨는 날이면
만조의 바다는 가릉빈가처럼 날개를 파닥이고
달빛이 새의 깃털처럼 창문으로 날아들었다

달이 토해 놓은 모래를 삼킨
언덕 위 외딴집에는
소음의 모래 같은 침묵이 쌓이고

모래를 삼킨 빈방에 누워
나는 붉은 새로 환생하는 꿈을 꾸었다
---「모래를 삼킨 집」중에서

내가 애호박찌개를 좋아하게 된 까닭은
애오라지 호박 앞에 붙은 애자(字) 때문이라

애자, 애자 하니 슬프고도 애잔한 나의 한생이 애호박만 같아
슬픔을 졸여낸 찌개를 애호하게 되었나 보다

(중략)

그런데, 누군가는 내 애호박찌개가 좀 슴슴하다 하고
또 어떤 이는 톡 쏘는 매운맛이 없다고 한다

그래, 청양고추 한 개만 잘게 썰어 넣었다면
제대로 맛나는 애호박찌개 되었을 것을

어쩌랴, 매운 말 못 하고 살아온 내 삶이 이 찌개의 맛이고
내 시의 맛인 것을.
---「애호박찌개와 나와 나의 시」중에서

바다가 밤새 뒤척이고
당신은 여수가 처음이라고 했다

첫, 이라는 말속에는
갯벌 같은 비릿함과 아픔이 있음을
여수의 밤바다가 일러 주었다

당신이 내 안에서 꽃피던 날부터
시(詩)가 처음 찾아왔고
세상에 첫아이가 태어났다

그 후 세상의 모든 탄생에는
얼마간의 피 냄새가 묻어 있다는 것도 알았다
---「여수 동백」중에서

동백꽃 붉은 가슴 안고 찾아간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그늘 깊은 후박나무 아래에서
불칸낭의 노래를 들었습니다

토벌대 불구덩에 아방 어멍 다 잃고
조천바다 숨비소리로 살아온 세월
고랑 몰라 고랑 몰라
목시물굴 캄캄한 어둠 속에서
슬픔의 밭담을 쌓고 견뎌 온 세월
고랑 몰라 고랑 몰라

불칸낭이 들려준 그 노래
사뭇 가슴에 남아
후박나무 새순처럼 새록새록 피어납니다.
---「불칸낭의 노래」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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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윤 시인을 생각하면 ‘여여(如如)’라는 말이 떠오른다. 늘 한결같고 속되지 않은 마음을 지닌 사람, 어떤 꾸밈도 과장도 없이 담담하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 주는 사람. 불가에서는 우주의 진리를 깨우친 사람을 가리키기도 한다. 그런데 어찌된 일일까, 이번 시집에는 차마 내색할 수도 없는 깊은 슬픔이 곳곳에 박혀 있다. “황망하게 하늘로 떠난 아들을 가슴에 묻고” 바닷가 외딴집에서 캄캄한 바다를 바라보며 그가 견뎠을 시간이 젖은 모래알처럼 먹먹하다. “정처 없이 찾아간 몽골”에서도 ‘나’는 “황막한 모래바람 속을” “눈물 머금은 낙타처럼” 걷고 있다. 이렇게 “생의 고비”를 건너며 애도의 나날을 보내는 동안 시인은 “선방의 묵언 수행자처럼” 모래의 경전을 읽고 바다의 노래를 필사했다. 늙은 비파나무와 팽나무 그늘 아래서 슬픔을 달래며 허기진 고양이나 새끼 잃은 낙타에게 마음을 내어 주기도 한다. 그러면서 ‘나’는 얼굴을 본 적도 없고 이름을 부른 적도 없지만 삼라만상 속에 깃들어 있는 ‘당신’의 얼굴을 마침내 발견하게 된다. ‘당신’에 대한 지극한 연민과 사랑은 시집 후반부에서 여순사건이나 제주 4·3, 광주 5·18 등으로 무고하게 죽어 간 원혼들에 대한 애도로 이어진다. 이처럼 개인적 슬픔을 역사적 차원으로 확장하고 우주적 차원으로 끌어올린 김경윤의 시들은 슬픔으로 빚어진 “인다라의 구슬”처럼 고요히 빛나고 있다. 글썽거리는 눈동자 속에서 서로를 비추는 만물들, 이 또한 그가 달마의 슬하에서 길어낸 여여(如如)의 경지가 아닌가.
- 나희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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