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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0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136*216*20mm
ISBN13 9788961043458
ISBN10 896104345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최초의 책은 아마도 하늘에서 내려와
돌 위에 새겨졌을 것이다. 일곱 개의 별이 박힌 이 책을
사람들이 무덤으로 삼았으니, 책이 어찌하여
별의 부적이 아니겠느냐? 산 자들이
그 앞에서 죽은 자들을 장사지내고, 열흘 밤
열흘 낮 동안 점을 친다. 무서울 정도로 단순한
나의 애인아. 진정한 삶은 이 세상에 없다.
몽매한 현자들이 점토판의 진흙이 굳기도 전에
쐐기로 제 두 눈을 찌르고, 하늘의 문자를 모방하여
불멸의 책을 구워냈으나, 살아서
돌아온 자가 없다. 그러나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고색창연한 먼지로 뒤덮인 도서관의 책들을.
형이상학으로 가득한 이 책들은 온통
호명을 기다리는 죽은 아버지들의 이름들뿐!
도둑처럼 날이 저물고, 생각 없는 별이 뜬다.
골짜기의 백합보다 순결한 내 애인이 산 자와
죽은 자를 중개하는 밤이 왔다. 죽음으로 봉인된
책이 열린다. 오, 존재가 사라진 공간 속으로
날아오르는 흑조들. 그 뒤로 죽은 아버지들이
전쟁 포로처럼 돌아온다. 이곳은 ‘바깥’들이 모인 ‘바깥’의
바깥들. 존재 없는 존재자들이 사는 곳. 죽은 자들이
산 자를 낳는 곳. 사물들이 모두 거울이 되는 곳.
나는 흑조를 쫓아 절벽 끝까지 내달린다.
순간 절벽이 나를 비추고 흑조가 나를 비춘다. 번쩍번쩍
비추는 대로 나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 내 오늘 밤
저 낭떠러지 아래로 몸을 던져 허공에 떠
유물론자와 물질주의자의 차이를 제법 유치하게
말해줄 수도 있지만, 애인이 서둘러 책을 덮는다.
최초의 아버지들이 미지의 행간 속으로 사라진다.
울지 마라. 모두 왔던 곳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도서관엔 아직도 먼지를 털어내며 읽어야 할 책들이 수북하다.
옜다, 너도 한 권 가져다가 저잣거리에서
비린내 나는 생선이라도 한 마리 바꿔 먹으렴.
---「바깥들」중에서

경배하라.
신성한 금속은 하늘에서 온다.

기원을 알 수 없는 우주의 먼지 속에서
새로운 별이 태어나듯,

하늘에서
거대한
불덩어리가
떨어졌다.

그러자 대지가 종잇장처럼 구겨지고,
시퍼런 강물이 순식간에 말라버렸다,

지구의 맨살을 도려낸 듯
땅이 갈라진 자리,
상처를 치료하듯
붉은 용암이 흘렀다.

그날 이후 길흉화복이 바뀌어
자고 나면 새로운 왕들이 나타나
서로를 헐뜯고
전쟁으로 날을 지새웠다.

세상이 충분히 어지러워지자
사람들은 알게 되었다,

사방 천 리 땅이 푹 꺼지고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분화구 아래
하늘에서 온
아주
단단한
금속이 있다는 것을.

이제 세상을 구원할
한 자루의 칼을 만들 때가 되었다.
---「칼의 기원」중에서

어떤 침대는 무덤보다 오래되어서
오르페우스의 하프가 하늘로 올라가 별자리가 되기도 전에
형체도 없이 흩어져 버렸다. 다리가 짧은 난쟁이 목수들이
연장을 들고 은하수를 건너왔다.
그들은 사라진 침대의 점과 선과 면들의
정확한 위치를 연결했다.

복원이 끝나자
숙련된 시계 수리공들이
때를 맞춰
침대에
4차원의 태엽을
감아 주었다.

그러자 제일 먼저 동네의 개들이
몰려나와 짖었다.

멍멍.
이것은 침대다.

그다음, 그리스 철학자들이
틀릴까 봐 매우 조심스럽게 따라 짖었다.

멍머―엉.
이것은 침―대―다.

(그리곤 신화의 시대가 끝났다)

최초의 침대는 그보다 오래되어서
공화국에서 추방된 시인들의 후손들이 얼빠진 과장법을 익힐 때까지
한참을 기다리지 않으면 안 되었다. 거대한 운석들이
우박처럼 쏟아지고
45억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대지는 불덩어리로 타올랐다가, 얼음으로 뒤덮였다가,
물속에 잠겼다가, 마침내 솟구쳐 올랐다.

오, 풀이여,
나무여,

물과
화강암과
산소와
생명체여.

화석 속에
종이보다 얇게 접혀진
삼엽충이여.
암모나이트 조개여.

오, 만물의 침대인
대지여.
자명한 공간이여.

시간의 연금술사인
잠이여.
그 속에 깃든 침대의 몫이여.
죽음이여.
---「침대의 기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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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불멸을 추구하는 ‘인간’을 노래하는 『오리진』은 ‘바깥들’의 세계이다. 그것은 여지없이 ‘기원으로서의 죽음’이다. 성스러운 것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은 지금, 이 새로운 기원에서 우리가 “청춘의 성급함”과 더불어 반드시 노래 해야 할 그것 역시 죽음이다. 오직 죽음이라는 타자만이, 이 필연과 운명만이 우리를 무릎 꿇리게 만들고, 우리를 위대하고도 자유롭게 만든다. 여기 『오리진』이라는 항구가 있다. 이토록 매혹적인 항구를 본 적이 있었던가.
- 양순모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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