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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나다

: 촘스키, 다극세계의 길목에서 미국의 실패한 전쟁을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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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180쪽 | 292g | 152*225*12mm
ISBN13 9788959408023
ISBN10 8959408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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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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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미국은 자신이 벌인 전쟁의 목표 가운데 어느 것 하나 달성하지 못했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리비아 전쟁 중 어느 것도 친미 정부의 탄생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전쟁은 민간인에게 필요 없는 고통을 낳았을 뿐이다. 수백만 명의 삶이 망가지고 수십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오늘날 잘랄라바드나 시르테의 젊은이가 인간애를 믿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을까?
--- p.16

이 책에서 우리는 이런 맥락에서 국제관계의 두 가지 형태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세계가 미국이 부과하는 규칙을 따라야 함을 의미하는 미국식 ‘규칙 기반 질서’와 유엔헌장(1945)에 기반을 둔 유엔식 국제 질서가 그것이다. ‘대부’는 세계가 자신의 규칙을 따르기를 원하는 반면, 세계는 역사상 유례가 없는 거대한 합의를 담은 문서인 유엔헌장에 뿌리를 둔 절차를 구축하기를 열망한다. 이 책의 밑바탕에 흐르는 기조 중 하나는 우리가 ‘대부’의 행동을 유엔헌장을 근본으로 삼는 국제법에 따라 판단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유엔헌장이나 유엔 시스템의 한계를 잘 알고 있지만, 193개국이 헌장에 서명한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 헌장은 구속력 있는 조약이며 그것을 따르는 많은 국제법의 토대다.
--- p.26

하노이에서도 미국이 폭격한 증거를 볼 수 있었지요. 폐허가 된 풀리시, 타인오하시의 무너진 병원을 보았습니다. 미국은 그 도시를 폭격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우리 눈으로 포탄을 볼 수 있었어요. 함롱 다리 주변은 집중 폭격을 당했더군요. 달 표면처럼 황량했습니다.
--- p.28

9-11 이후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하소연을 했어요. 사람들이 왜 우리를 미워하지? 원래 우리는 굉장히 고귀하고 훌륭한 나라인데, 왜 우리를 미워하는 거야? 정부가 펜타곤 조사단을 구성해서 부시의 의문에 답을 찾았습니다. 이런 답이 나왔지요. “그들이 우리를 미워하는 건 우리가 그들에게 한 일 때문이다.”
--- p.46

미국 해병대의 대규모 공격 첫날이 기억나는데, 미군이 종합병원을 접수한 과정은 중요한 전쟁범죄입니다. 군인들은 환자를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의사를 자빠뜨리고 한데 묶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지 아무도 몰라요. 우리는 우리가 벌이는 잔학 행위를 집계하지 않으니까요. 미국과 서방 주류의 논평을 아무리 샅샅이 뒤져봐도 어느 누구도 이라크 전쟁이 뉘른베르크 전범 재판으로 귀결된 독일 나치의 침략 전쟁과 똑같은 범죄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뉘른베르크 재판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면, 이라크 전쟁을 획책한 사람들을 뉘른베르크 원칙에 따라 재판에 회부해야 합니다.
--- p.94

나토의 리비아 공격은 제대로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사실은 나토가 세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제대로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나토의 전쟁은 끔찍한 실패작으로, 이른바 ‘아랍의 봄’의 눈금판을 평화적 시위에서 내전으로 바꾸고, 계속해서 제국주의적 공격으로 바꿔 놓았습니다. 나토가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리비아 전쟁에 참여한 것은 세계를 통제한다는 그들의 임무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 p.136

미국의 힘이 점차 취약해지는 동시에 중국이 자신감을 갖고 등장했습니다. 미국이 중국에 강제하는 하이브리드 전쟁은 서구 기업들이 특히 첨단기술 부문에서 중국 기업들의 역동적 성장에 대항할 수 없다는 전반적인 좌절감의 표현입니다. 이건 존재 자체를 건 충돌이기 때문에 철수가 불가능한 물러날 수 없는 싸움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은 미국의 안보 우산 아래 숨는 쪽을 선택한 반면, 나머지 세계는 이 새로운 상황을 비동맹과 다극화의 새로운 단계를 가속화할 수 있는 계기로 보는 것 같습니다.
--- p.158

많은 지식인들이 현실의 이런저런 측면에 대해 대단히 비판적인?가령 각국 정부가 에너지 대기업과 공모해서 지구를 파괴하는 방식이나 정부가 국민을 대하는 방식에 비판적인?입장을 발전시켰다. 하지만 미국의 지배계급이 조직하고 이끄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집단에 맞서는 입장을 확고하게 지키는?촘스키를 필두로 한?지식인은 거의 없다. 수십 년간 그는 미국 지배계급이 폭력적으로 힘을 행사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경멸하는 태도를 한 번도 버리지 않았다.
--- p.174

촘스키는 강연을 할 때 연단을 두드리거나 발을 구르지 않는다. 오직 사실만을 나열하고, 이런 사실들이 그의 지적 무기고에서 날카로운 칼로 벼려진다. 하지만 그가 다루는 건 단순한 사실이 아니다. 사람들이 그 존재조차 알지 못하는 곳에서 사실을 읽고 찾도록 배웠기 때문에 발굴한 사실이며, 또한 조작된 동의라는 안개 때문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세계에 관한 이론으로 이 사실들을 묶어낼 수 있기 때문에 정리해낸 사실이다.
--- 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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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엄 촘스키는 정말로 미국에서 가장 돋보이는 공공 지식인이다. 그는 언제나 감춰진 폭력을 밝혀내려 했다. 나는 언제나 그랬듯이, 특히 미국 군대가 야기한 수많은 파괴와 관련된 역사와 분석에 관한 그의 방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가식 없는 그의 풍모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 앤절라 데이비스 (미국 민권운동의 급진적 지도자,『여성, 인종, 계급』의 지은이)
비자이 프라샤드는 공식 역사와 지배적 언론이 감춰버린 빛나는 세계를 발굴하도록 돕는 사람이다.
- 에두아르노 갈레아노 (라틴아메리카를 대표하는 탁월한 이야기꾼, 3부작『불의 기억』의 지은이)
전쟁은 미국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적 키워드다. 미국은 중동 철수 불과 6개월 만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촉발해 러시아(와 중국)와의 대리전쟁을 벌이고 있다. 나토가 냉전 종식 이후 해체되기는커녕 세계 지배를 위한 미국 주도의 군사 기구로 변모했다는 촘스키의 지적이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이 미국에 결정적으로 예속된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대다수 남측 국가들과 함께 미국의 금융 지배에서 벗어난 다극적 세계 질서 창출을 추진한다는 프라샤드의 분
- 박인규 (언론협동조합 [프레시안] 이사장)
9-11 즈음 부시가 물었다. “사람들이 왜 우리를 미워하지?” 펜타곤 조사단이 답을 찾았다. “그들이 우리를 미워하는 건 우리가 그들에게 한 일 때문입니다.” 그리 보면 북한 사람들은 왜 저렇게 미국을 미워할까? 답은 간단하다. 미국이 “그들에게 한 일 때문이다”. 그렇다면 남한 사람들은 왜 저렇게 미국을 사랑할까? 이 역시 답은 간단하다. 미국이 자신들에게 한 일을 모르기 때문이다. 전쟁은 하나님이 미국인에게 지리를 가르치는 방식이라고 한다. 전쟁은 미국인의 지리 수업 시간이다. 그래서 이 나라는 전쟁 없이는 살 수 없다. 베트남, 라오스, 아프간, 이라크, 리비아. 이렇게 이 책의 순서를 그냥 따라가면 된다. 아주 쉽다. 그러면 나온다. 우크라이나!
- 이해영 (한신대학교 글로벌인재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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